또치-01 2024. 11. 1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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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화 라이프 코치, 세 줄 일기

2024년 11월 5일, 화요일. 날씨: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

1. (누가/무엇) 1. 김분식 여사가 아프다.
2. (내용/의미) 2. ”다시 목욕탕에 매일 다닐 수 있을까? 그러면 정말 좋겠어…”
3. (감정/생각) 3. 슬픔이 눈까지 차올라 눈물이 뺨에 흐른다. 건강하시면 좋겠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에이, 그까짓 세 줄 정도 쓴다고 글쓰기 실력이 늘겠어?'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사실이니까요. 타고난 사람 외에는, 글쓰기를 쉽고 편하고 빠르게 배울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세 줄 일기를 습관으로 만들고 성실하게 써 나간다면,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기본기를 확실히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본기요? 그걸 어떻게 익힐 수 있죠?

글쓰기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대체로 많이 씁니다. 글쓰기는 그냥 생각이 나는 대로, 풀어내는 활동, 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이 관점은 맞지 않습니다. 글은 표현이 아닙니다. 구조입니다. 구조는 뼈대와 관계를 뜻합니다. 내용을 더 중요한 요소와 덜 중요한 요소로 나눈 후에, 상대적으로 좀 더 중요한 요소를 강조해야 구조가 바로 서고, 글을 제대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구조, 라고 말하니 머리가 아프시다고요? 이해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글쓰기 초심자에게 '구조'는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세 줄 일기'를 쓰시라고 권합니다. 누가 무엇을 헀고, 그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를 밝힌 후에, 내 생각과 감정을 적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편적인 글 구조를 익혀서,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을 담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선화 코치님 글로 들어가 봅시다. 우선, 첫 줄에서 '김분식 여사가 아프다'라고 쓰셨습니다. 김분식 여사가 누굴까요? 이선화 코치님의 시어머니이십니다. 최근에 몸을 크게 다치셨지요. 그래서 매일 다니시던 목욕탕에 가지 못하십니다. 이분이 누군지, 목욕탕에는 어떻게 매일 다니셨는지 등은 이 글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선화 선생님 슬픔이 가장 중요합니다.

딱 세 줄만 써야 하는 형식에서는 선후좌우 맥락을 모두 쓸 수 없습니다. 덜 중요한 내용은 생략하고, 더 중요한 내용만을 남겨서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이선화 코치님께선 이 글에서 '정말로 중요한 내용'인 '내가 말하고 싶은 주제(이선화 코치님이 느끼신 안타까움과 슬픔)'로 바로 들어가셨습니다. 네, 바로 이렇게 전체 내용을 조망하면 글 구조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세 줄 쓰기는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에서 핵심만 쭉 뽑아서 남기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세 줄 쓰기를 꾸준히 연습하면, 글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를 탄탄하게 세울 수 있습니다. 글이 길어지면 이 구조에 살(세부사항)을 조금씩 붙여 나가면 됩니다. 그냥 머리에서 생각나는 대로 쓰지 않고, 무엇을 쓸지 결정한 후에 구조를 세우고 글을 써야 잘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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