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치-01 2020. 8. 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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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과천 현대미술관에 갔을 때 "만약에......" 라는 동화책을 만났다. 

 

<출판사 서평> 

 

거창할 필요 없는, 아무 상상 대잔치

심각하거나 재미없는 상황과 마주할 때, 

아빠 어깨가 축 처져 보이고 엄마의 한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릴 때, 

이런 상상을 해 보는 건 어때요? 

친구랑 놀고 싶고 텔레비전도 보고 싶은데 엄마 심부름도 가야 할 때, 

“만약에 내가 열두 명 있다면……” 

 

만화에서처럼 머리털 몇 가닥을 뽑아 후~ 불면 내가 열두 명이 될까요? 

그럼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늦게까지 잠도 자고, 그림도 실컷 그릴 수 있을 거예요. 

좀 더 부지런한 나에게 요리를 시키고 나는 그냥 먹기만 할 수도 있어요!


해결중심모델의 시그니쳐 테크닉인 "기적질문"을 배우면 

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질문을 품는다: 

"만약, 클라이언트가 허황된 이야기를 하면 어떡해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 

 

(1) Why not? 

 

허황된 이야기도 괜찮다. 

그 허황된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정말로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바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사례를 들어 본다: 

 

스티브 드쉐이저가 상이군인을 상담하고 있었다. 

그가 기적질문을 구사했을 때 팔이 없는 참전 군인은 이렇게 말했다: 

"저기... 기적이 일어난다면, 제 팔이 다시 솟아날 것 같아요."

 

비현실적인 바람이다. 

한 번 떨어진 팔이 어떻게 다시 솟아날꼬? 

하지만 이 비현실적인 바람 뒤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원이 숨겨져 있을 거다: 

팔이 다시 솟으면 하고 싶은 것이 있을 거다. 

 

우리는 클라이언트가 비현실적인 바람 뒤에 숨겨 놓은 

궁극적인 바람과 희망을 끄집어 내면 된다. 

이 중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목표부터 실행해 보면 된다. 

 

(2) 상상은 현실을 딛고 선 나무

 

제 아무리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도, 

진짜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물을 상상할 수는 없다. 

과거 현실 속에서 만나 보았거나 경험해 본 사물을 떠올리고

이를 기본으로 삼아서 새로운 개념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눈을 감고 한 번 생각해 보라. 

오늘 저녁 집에서 가족과 함께 된장찌개를 끓여서 

따끈한 밥 한 공기와 함께 맛있는 김치를 먹는다고. 

그 장면이 굉장히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떠오를 것이다. 

 

왜? 

 

이미 많이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라이언트가 일단 기적질문에 반응한다는 것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대단히 강력한 증거가 된다. 

 

그러니, 우리가 기적질문을 할 때는, 

혹시라도 돌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비현실적인 희망/망상"에 대해서 배척할 필요가 전혀 없다.

 

Why not?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