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동료들과 함께 질문에 대해 공부하다

또치-01 2022. 2. 2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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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5일, 존경하는 윤연주 선배님(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관장)께서 메시지를 보내셨다. 읽어 보니, 복지관에서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미션/비전 세우기'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질문 워크북'을 만드는 과정을 도와 달라는 요청이었다. 처음에는, '엥? 나는 '미션/비전 세우기'에 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인데...'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절하려고 했지만, '내가 모르는 것은 아는 척 하지 않고, 내가 아는 것만 나누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어서, 고민 끝에 돕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미션/비전 세우기'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태화에서 추구하고 있는 바가, 내가 추구해 온 바, '탈권위/사람들을 수평적으로 존중하는 방식'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느꼈다. 

 

2022년 1월에는 복지관 태스크 포스팀과 줌으로 사전 모임을 가지면서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얼굴을 익히고, 나에게 기대하시는 바를 구체적으로 들었다. 그리고 오늘(2022년 2월 22일) 태화에 방문해서 '미션/비전 태스크포스 팀'과 함께 '유연하고 풍성하게 질문을 설계하기 위한 방법 워크샵'을 가졌다. 교육장이었던 세미나실에서 강의 준비를 하던 중에, 윤연주 선배님께서 만남을 청하셔서 관장실로 향했다. 

 

우와~ 관장실에 들어가니, 나를 위해서 근사한 다과상을 준비해 두셨다. "두팔 벌려 환영해요" 라고 씌인 캘리그래피 작품부터, 세 종류 과자와 오설록 스윗부케향 차, 그리고 예전에 나와 아내를 위해서 써 주셨던 "오늘 이길" 메시지까지. 편안하고 부드러운 감동이 내 마음에 밀려와 찰랑댔다. 무엇보다도, '오늘 이길' 메시지에는 개별화된 내용(노란 화살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숱하게 보았던, 순례자들을 안내하는 독특한 표지 / 선배님께서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기에 일부러 나에게 써 주셨다)이 진하게 담겨 있어서, 뭔가 진심으로 정중하게 대접받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강의. 지난 10년 동안 내가 공부해 온 해결중심질문을 기초로, '미션/비전 세우기 작업'과 관련된 내용을 가려 뽑아 만든 내용을 10가지 항목으로 정리해서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었다. 나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 중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내용을 '공감 방법'에 할애했다. 왜? 미션/비전 세우기 작업은 상당히 이성적인 작업이지만, 사람에게서 이성적인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감정적으로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태화 선생님들 같은 경우엔 오랫동안 쌓여온 기관 역사와 전통 위에서 작업하고 계시므로 자연스럽게 과거(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실 터인데, 기쁜 일은 기쁜대로, 슬펐던 일은 슬펐던 대로, 조직 성원들이 느꼈던 정서와 계속 만나실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강의 결과는? 동료들께서 주신 피드백으로 평가를 대신한다.

 


A 선생님: 질문법에 대한 교육으로 시작했지만, ‘질문’의 의미, 질문하는 사람의 자세,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좋은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주셔서 큰 틀도 스스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답변을 풍성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법, 대화를 초점화 하는 방식, 질문을 구체화 하는 방법의 실전 내용을 배우면서 앞으로 해 나가야 하는 작업을 실질적으로 구상하고 구체화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직원들의 언어로 잘 정리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실전에서 활용하며 버벅거릴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방향성이라는 것을 놓치치 않고 미션비전 위원회 구성원들과 나눠야겠다 생각들었고 ‘강렬한 호기심’을 가지고 준비하고 직원들과 만나아겠다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직원들에게 질문하며 많은 의견을 들을 것에 대한 기대와 그 중에서 좋은 답을 찾아내어 직원들의 언어로 정리하는 과제가 남아있는데, 앞으로 조언구하며 잘 만들어 가 보겠습니다. 긴 시간 많은 정보를 정리해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B 선생님: 개인적으로 제일 부족하고 잘 못하는 부분이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부분이였습니다. 오늘 교육을 통해 질문하는 스킬도 중요하지만 정중하게 질문하는 자세와 적극적인 호기심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업무적으로는 비전워크북에 대해 고민이 많았었는데, 마치 집을 짓는 것 같이 비전 워크북을 설계하는 교육을 잘 들을수 있었습니다. 집을 지을때 땅을 고르고, 벽을 쌓고, 지붕을 쌓고, 집기류를 채우는 것처럼, 교육을 통해 비전워크북 제작과 진행 방식에 대해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 선생님: 워크북 제작과 직원들과의 그룹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태도와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정중함과 강렬한 호기심의 자세로 임하여, 직원들이 지역사회와 태화조직에 바라는 바를 상세하게 들어볼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미래를 꿈꾸는 태화의 모습,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과정이 즐거울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듭니다. 반복하고 싶지 않은 일은 무엇인지 나누는 과정에서는 우리 안에서 치유되는 시간도 될 것이고, 새롭게 태화가 나아가고자 할 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미션 비전으로 표현되는 올바른 결단을 내리고 저희가 믿음의 수고를 해나가는 일들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태화에 대한 애정으로 좋은 강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D 선생님: 질문자가 갖춰야 하는 태도(공감), 관점(당사자주의)부터 실질적인 질문의 방법(행동영역과 정체성영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질문)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어떻게 워크샵을 진행해야 할지 잘 정리가 되었습니다. 특히, 아래서부터 올라가는 방식을 택했기에 헤메는게 당연하다고 해주셔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강의해주신 내용들에서 태화를 향한 강렬한 호기심이 느껴져 감사했습니다. 저희가 먼저 중심, 방향성을 잘 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보람이 가득 차 올랐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능력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동료들과 나눌 수 있어서 무척 감사하고 즐거웠다. 특별히, 윤연주 선배님 말씀처럼, 통찰력 있는 컨설턴트가 앞에서 이끄는 방식으로 미션/비전을 세우는 효율적인 방법을 포기하고,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방식이 나는 우리 업계에 적잖은 반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비록, 최종적으로 도출될 결과물인 미션/비전에 포함되는 용어는 다소 어설프고 촌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 기관을 잘 아는 내부 직원들이 스스로 진정한 주체가 되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의논한다는 의미가 워낙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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