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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글쓰기 예시: 짧지만 강렬한 글

또치-01 2022. 4. 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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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둘째는 말을 참 예쁘게 한다. 함께 키운 첫째의 말투와 아주 다른걸로 보아 아마도 둘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상담가인 것 같다. ‘으응, 맞아, 맞아.’ 타인의 말에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본다. 물론 이건 드센 언니 밑에서 함께 소통하기 위함이었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날 너무 감동시켰던 말. 퇴근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 부랴부랴 각종 야채와 참치를 넣고 볶음밥을 해 주었는데 애들이 좋아하는 피자치즈를 깜빡하고 못 넣어서 야채가 들어있는 밥을 잘 먹을 리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엄마, 치즈가 없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만들 수 있어?’ 라고 말한다.

난 그 자리에서 5세 상담가에게 위로를 받았다.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1분도 쉬지 못하는 워킹맘의 지친 마음에 남편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위로를 주었다. 내일 또 힘내게 하는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 :)


남양주에서 주거복지 관련해서 실험적인 일을 하고 있는 어느 후배가 쓴 글이다. 성실하고 똘똘한 사회복지사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글재주가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 내용도 좋고, 구조도 좋다. 정말, 잘 썼다.

왜 좋게 봤는지 써 본다:

(1) 내용 면에서.

(ㄱ) 솔직하다. 그 어떤 멋진 문장도 솔직한 글을 이길 수는 없다. 필자는 워킹맘으로서 겪고 있는 고된 일상과, 그래서 더욱 커지는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 그리고 딸에게 느끼는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을 꾸밈 없이 진솔하게 표현했다.

(ㄴ) 쉽다. 쉽게 쓴 이유는, 본인이 잘 아는 내용을 썼기 때문이다. 복잡한 대상에 대해서 어렵게 쓸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대상에 대한 이해가 깊고 완전할수록 쉽게 쓸 수 있다. 필자는 마음 속에 떠오르는 명료한 감정과 생각을 글로 옮겼다.

(2) 구조 면에서.

(ㄱ) 단단한 삼단 구조를 취하고 있다. 첫 번째 단락에선 소재를 소개했다: 속 깊은(?) 5살 둘째딸. 두 번째 단락에선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적었다. 둘째딸과 관련된 작은 사건. 세 번째 단락에선 주제가 간략하게 등장한다. 주제는 소재에 대한 주된 생각이나 느낌.

(ㄴ) 술어 중심으로 문장을 전개했다. ‘A는 B이다’와 같은 영어식 문장이 아니라 ‘A가 어떠하다’ 혹은 ‘A가 무엇을 했다’와 같이 술어(동사, 형용사)가 중심이 되는 문장을 주로 썼다. 그래서 문장에 생동감이 들고 자연스럽다. (기본 재료가 좋다고 할까. 먹물들 글에 많은 안 좋은 버릇이 적다.)

오진희 사회사업가께서 쓰신 글을 좀 더 읽고 싶다. 작고 소소하지만 의미가 있는 글을 계속 쓰시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후배님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덧붙임: 꼬마 상담가께서 보여 주신 테크닉을 해결중심모델에서는 ‘대처질문’이라고 칭한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버티고 있는 사람에게 칭찬과 격려 차원으로 사용하는 질문 기술이다. 꼬마가 이 내용을 이해하고 쓰진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대가의 솜씨처럼 우아한 결과가 나왔다.

<참고>

사진과 글 사용 허락을 받았음.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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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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