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치-01 2024. 11. 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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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하 사회복지사 세 줄 일기
(함장종합사회복지관 서비스제공팀 과장)

2024년 8월 11일 일요일, 날씨: 금붕어 같이 둥근 빗방울이 내려오다

(누가/무엇) 1. 아버지가 캠핑을 가자고 전화하셨다.
(내용/의미) 2. 함께 텐트 치며, 요리도 맛있게 만들어 먹었다.
(생각/감정) 3. 안부 전화 자주 드려야겠구나, 생각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우선, 날짜가 눈에 들어옵니다. 글을 쓰는 시점은 11월. 그런데 본문에 쓰신 사건은 8월 초에 생겼네요? 그리고 내용을 들여다 보니, 아버님과 함께 캠핑을 다녀오셨다고 쓰셨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캠핑 다녀온 이야기'라...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읽는다면, 너무나 평범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아버님이 30대 후반이고 아드님이 아동이라면요. 하지만 이재하 과장님은 다 큰 어른이시죠. 그렇다면 아버님께서는 상당히 연로하시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요소. 이재하 선생님께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십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두 분은 서로 살갑게 지내지 못하셨습니다. 부자지간이니 당연히 서로 가깝게 느끼셨겠지만, 아버님께서 아드님에게 문득 전화해서 캠핑 가자고 제안하시고, 아드님이 흔쾌히 따라 나서는, 이런 그림을 거의 한 번도 그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두 분이 함께 캠핑 다녀오신 일은 정말로 '큰 사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업 시간에 제가 이렇게 말씀 드리자, 이재하 과장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대부분 맞다고 인정하셨습니다. 글만 읽고 어떻게 알아챘냐고요? 대단한 비결은 없습니다. 그저 돋보기를 들고 유심히 들여다 보았더니, 생략하신 내용이 스르륵 떠올랐습니다. 캠핑장 식수대에서 상추와 깻잎을 정성 들여 씻고, 모닥불 앞에 마주 보고 앉아 삼겹살을 구으시며, 서로 말없이 소주 한 잔 씩 기울이시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재하 과장님께서는 그날 느낀 감정을 모두 다 직설적으로 쓰지는 않으셨지만, 진솔하게 쓰셔서 결과적으로는 모두 다 표현하셨습니다. 그냥 평이하게 쓰셨는데, 약간 돌려서 표현하셨는데, 화려한 수사법을 구사하지도 않으셨고 대단한 의미를 문장에 눌러 담지도 않으셨는데, 다 표현하셨습니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온갖 세부사항을 다 쓰지 않아도 됩니다. 솔직하게 쓰면 됩니다. 있는 그대로 쓰면 됩니다. 다 안 써도 다 쓰는 방법, 아시겠죠?


<이재하 사회복지사 피드백>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제 경험도 이재원 선생님께서 의미 있게 풀어주셔서, 단순한 기록이 아닌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글 속에 숨겨진 제 진심을 잘 잡아 주셔서 좋았습니다.

요즘에는 업무용 글만 써서 그런지 글을 자유롭게 쓰지는 못하는데요, 앞으로도 세 줄 일기를 자주 쓰면서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봐야겠습니다. 피드백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재하 사회복지사 또 다른 작품>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날씨: 가을 햇살이 느껴졌다

1. 동네 어르신께서 복지관 앞 화단에 꽃을 심고 계셨다.
2. 이유를 물어보니, "화단이 너무 썰렁해서 그래~"라고 말씀하셨다.
3. 복지관 외부 환경을 좀 더 신경써서 가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세 줄 일기 워크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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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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