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바쁜 사회복지사의 자기-돌봄(self-care)을 위한 '두 단락 글쓰기 교실'이 열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뉴스레터에서 소장님 글을 읽고 답장을 안 드릴 수가 없어서 잠시 시간을 내어 봅니다. 오늘 글은, 힘든 제 마음을 단번에 표현해 주는 글이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이 글을 출력해서 여러 번 봐야 할 것 같아요. 시간을 내서 글쓰기를 하면서 제 감정을 보살피고 다독이고 싶은데, 시간적인 여유가 너무 없는 현실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느 날,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 매주 발행하는 뉴스레터 Solutionists를 받아 보시는 구독자님 한 분께서 답장을 보내 주셨습니다. 제가 뉴스레터에 쓴 짧은 글을 읽으시고 마음이 동하셨는지, 처음으로 반응을 주셨던 겁니다. 몇 줄 안되는 답장이었지만, 왠지 제 마음이 촉촉히 젖고 있었습니다. 이 분께서는 제가 쓴 어떤 글에 반응하셨던 걸까요? 소개합니다.
저에게는 아주 오랫동안 지녀온 어떤 증상(?)이 있습니다. 저에게 의미 있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혼나거나 잘못했다고 핀잔을 듣는 상황을 잘 견디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최근에도 집에서 제가 뭔가 잘못해서, 혹은 사소한 오해 속에서 잔소리를 듣게 되었을 때, 저 자신이 지나치게 반응해서 아내가 깜짝 놀라고 당황하는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아내가 저를 너무나도 사랑하며, 마음이 안정적이고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사소한 잘못을 하긴 했으니 잔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제가 지나치게 반응했거든요.
더 젊었을 때, 저는 저 자신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제가 한 곳에서 진득하게 일하지 못했던 이유는 여럿 있겠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직장 상사들과 썩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던 부분이 아주 중요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하... 어찌된 일인지 제가 그동안 조직 안에서 모셨던 상사들이 대부분 '미성숙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소한 일로 아무 때나 지나치게 폭언하는 사람, 부끄러운 사생활을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 하는 사람 등등. 어쩌면 저는 이렇게나 상사 복이 없는지, 거의 항상 직장 상사들에게 실망하고 또 실망하면서 관계가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하... 맞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이 전부 나쁘거나 미성숙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진짜 이유는 제가 위계적인 상하 관계를 힘들어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제 원가족, 특히 부모님과 맺었던 관계가 존재했습니다. 제 부모님께서는 (나쁜 의도는 전혀 없이, 시대적으로, 문화적으로) 권위주의적이셨던 것 같습니다. 당신들께서 옳다고 믿는 방향과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서 자녀를 키우셨지만, 적어도 자식들이 원하는 바에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시지는 않으셨거든요. 그리고 특별히, 제가 뭔가를 잘 했을 때는 반응이 대단히 적으셨고(아마 흐뭇하게 미소를 띄우시면서 마음 속으로 자랑스러워 하셨을 겁니다), 제가 뭔가를 잘못하면 그에 대한 시비를 지나치게 강력하게 따지셨던 것 같습니다. 물리적인 매도 많이 맞았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저에게는 대단히 강력한 권위자에게 막다른 골목에서 일방적으로 '추궁당하는' 느낌이 아주 강했습니다.)
저는 요즘도 가끔씩 상대에게 과도한 권위를 부여하거나 과도한 기대를 하고 나서 크게 실망하곤 합니다. 혹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제가 뭔가 실수를 하게 되면 그에 대한 책임감이나 미안한 감정을 과도하게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여러 모로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지나간 일을 머릿 속으로 드라마 재방송처럼 다시 돌려 보면서 세세하게 좌절하고 상처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동안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좀 더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실제로도 다르게 하려고 노력해 오면서, 이런 증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느꼈습니다만... 가끔씩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는 답답한 느낌이 드는 일을 겪곤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글이 단순한 글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저를 억압하는 외부적 힘과 내면화된 힘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었던 것 같습니다. 순발력과 순간적인 기지가 부족한 저는 당면한 상황 속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순간적인 상황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마음 속에 묻어 두었던 제 생각과 감정을 끄집어 내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저 자신을 안아주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저에게는 글이 효과적인 '개인적 자기-돌봄(personal self-care)' 수단이라는 느낌입니다. 제 안에 남아 있는 미성숙한 부분, 그러니까 저 자신이 어루만져 주고 격려하고 북돋아 줘야 하는 부분을 (사후적으로) 부드럽게 건드리는 방법이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글쓰기를 첫 번째 학부 시절, 모 선교단체에서 배웠습니다. 이 단체는 글쓰기를 통해서 구성원들에게 특정한 종교적 신념을 내면화하도록 가르쳤습니다. 극단적으로 보수적이고 전투적인(?) 신앙관을 강요하는 단체 분위기 때문에 결국 상처받고 나오긴 했지만, 저는 이곳에서 배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깊이 돌아보면서 스스로 치유하는 고백적 글쓰기' 방식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마음 속에서 힘들었던 감정을 솔직하게 직면하고 부드럽게 안아주는 방식입니다. 20년 넘게 저 자신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던 이 방식을 동료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맞습니다. 글쓰기는 배우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언어'와 '소통'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듯 보이는 사회복지사들에게도, 말은 쉽지만 글은 어렵습니다. 말이라면 하루 종일 할 수 있는데, 글을 쓰려면 키보드에 올린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글은 정리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가는 온갖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기간 훈련을 받으면서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로' 글을 잘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단기간에 글 쓰는 법을 배우려면, 글 분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짧은 글을 써 보는 연습을 되도록 자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개발한 글쓰기 연습 방법론이 '두 단락 글쓰기'입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짧게 쓰는 겁니다. 딱 두 단락을 쓰는 겁니다. 첫 번째 단락에는 생활 중에 겪은 일을 시간 순서대로 간략하게 기록합니다. 두 번째 단락에는 그 일에 대한 내 생각과 감정을 기록합니다. "시간을 내서 글쓰기를 하면서 제 감정을 보살피고 다독이고 싶은데, 시간적인 여유가 너무 없는 현실입니다." 강점관점실천연구소 뉴스레터 구독자께서 써 주신 문장처럼, 우리에겐 긴 글을 쓸 실력도 부족하지만, 무엇보다도 글을 쓸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은 짧게 쓰는 일입니다.
아울러,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세심한 1:1 피드백입니다.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뭘 좀 아는 사람에게 제대로 피드백을 받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헤매는 도돌이표가 됩니다. 제대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쓴 짧은 글에 대해서, 잘한 부분은 충분히 칭찬받으면서 격려 받고, 보완할 부분은 분명하게 지적 받아야 실제로 좋아집니다. 저에게는, 그동안 사회복지사 동료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각자 쓰신 문장이나, 문법이나, 글 구조에 대해서 개별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쌓은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1:1 피드백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두 단락 글쓰기 예시>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교실 후기>
언제나 바쁜 사회복지사의 자기-돌봄(self-care)을 위한 '두 단락 글쓰기 교실' 모집 공고문
본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은, 두 가지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첫째, 글을 잘 쓰고 싶은 사회사업가에게 글쓰기 기초 체력인 ‘단락 쓰기’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서 설계되었습니다. 둘째, 일상 생활 속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 마음 속에 꽁꽁 숨겨 두었던 작은 상처를 스스로 보듬고 치유하고 싶은 사회사업가에게 글쓰기를 자기-돌봄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서 설계되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은 먼저 실용적 글쓰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실용적 글쓰기에서 기초 체력에 해당하는 단락 쓰기 개념을 배웁니다. 특별히, 글감(소재)에 관한 중심 생각(주제)을 시작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펼치는 방법을 구체적이면서도 간결하게 배웁니다. 다음으로 남들에게는 사소하지만 본인에게는 중요한 정서적인 이야기를 글로 옮기고 함께 피드백을 나눕니다. 심리적으로 안전한 공간에서, 함께 배우는 동료들과 작은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함께 욕(?)을 해 주고, 함께 등을 밀어 줍니다.
아래에 제시하는 프로그램 개요를 세부적으로 확인하시고 관심이 있는 분들께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그램 개요>
1. 교육 대상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야 함.)
(0) 선착순은 아닙니다.
(1) “표현하고 싶은 정서적 이야기가 있는 사람”
글쓰기 공부가 가장 필요하고 (그리하여) 가장 열정적으로 공부할 사람은 “마음 속에 글로 쓰고 싶은 내용”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냥 막연하게 글쓰기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은 아무래도 후순위로 모실 수밖에 없습니다. 글쓰기 공부를 통해서 결국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직접 쓰신 글 - A4 0.5매 이상, “나는 무엇을, 왜 쓰고 싶은가?" - 을) 읽은 후에 판단하려고 합니다.
(2) “끈기 있는 사람”
단기간에 글을 잘 쓸 수는 없습니다. 자고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많이 쓰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많이 쓸 수 있는 분과 함께 공부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끈기가 있는 분에게 선순위를 드릴 것 같습니다.
(3) “공부할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
과제도 내고 잔소리도 할 겁니다. 너무 바쁘셔서 수업 시간과 글을 쓸 시간을 도무지 내실 수 없다면 결국 아까운 시간과 돈만 날리고 중도 포기하실 수도 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서도 글쓰기 공부에 일정하게 시간을 내실 수 있는 분과 함께 공부하려고 합니다.
(4) “실제로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신 분”
본 과정은, (다소 모호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잘 쓰시는 분”보다는 “가능성은 많은데, 아직 잘 쓰지는 못하시는 분”을 위해서 운영하려고 합니다.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직접 쓰신 짧은 글을 읽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이런 분은 다시 생각해 주세요>
_ 현재, 학위 과정을 이수 중이신 분(혹은 계획하고 계신 분)
_ 그냥 강의만 듣고 싶으신 분
_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분
_ 시험 삼아 들어 보고 싶으신 분
2. 수업 방법
(1) 예비 글쓰기로 선발한 10명 이내 학생을 묶어 그룹 카톡방을 만들 예정임.
(수업 자체는 Zoom을 활용하지만, 일상적 소통은 카톡방에서 나눔.)
(2) 매주 약속된 시간에 Zoom을 활용하여 2시간씩 스터디 모임을 진행함.
(수업은 매주 1회씩, 월요일 저녁 7시~9시에 진행함.)
(50분 수업/10분 휴식을 기본으로 하되, 사정에 따라서 변동 가능함.)
(Zoom 공부방 링크는 선생이 수업일 하루 전까지 공유함. 학생 비용 없음.)
(결석한 학생을 위해서 모든 수업은 녹화하여 멤버에게 공유함.)
(3) 구체적인 수업 방법은 강독(講讀)과 첨삭 코칭 등을 택함.
(강독: 교과서를 선택하여 함께 본문을 읽으면서 강사가 해설을 곁들임.)
(첨삭 코칭: 연습 문제를 낸 후 결과물에 관해서 1:1 첨삭 코칭을 진행함.)
(기타, 학생이 쓴 글을 함께 읽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등 방법을 활용함.)
(수업 진행에 필요한 교과서를 구매해야 할 수도 있음.)
(4) 학생이 개인 사정으로 결석할 경우, 24시간 이전에 선생에게 알림.
(결석한 수업은, 강사가 녹화한 강의 동영상을 공유, 개별적으로 수강함.)
(결석한 학생 수가 5명 이상인 경우, 휴강함.)
3. 참여 비용
(1) 월 정액 20만원(월 4회기/8시간 기준).
*수업 기간은 약 3개월임. (종료 후, 필요시 기간 연장 논의할 예정임.)
(2) 매월(매 4회기 당) 선불로 20만원씩, 상호 간에 약속한 계좌로 입금함.
(입금 계좌번호는 수업 시작 전 카톡방 개설시 공유함.)
4. 신청 기간 및 방법
(1) 신청 기간: 2022년 7월 25일(월) ~ 2021년 8월 13일(토)
(2) 신청 방법: 구글 설문지 작성 [https://vo.la/TIGYR]
(선발된 학생에게는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립니다.)
5. 문의: 본인에게 편한 방법을 택하셔서 연락을 주시면 답변 드립니다.
(1) 전화 및 문자: 010-8773-3989
(2) 이메일: jaewonrhie@gmail.com
(3) 페이스북: facebook.com/dc9427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