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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수업 후기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3. 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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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보리(DTV 코리아 대표 / 비영리섹터 모금 기획, 전략, 광고 PD)

    제목 그대로 정말 실용적인 수업이었다. 즉,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 문장을 망치는 실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하니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고 배워나갈 수 있었다. 특히 “이것만은 꼭 고쳐야하는” 오염된 문법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게 유익했다. 이런 실수만 줄여도 글이 굉장히 읽기 편해진다는게 신기했고, 이전에 썼던 문장들도 고쳐가는 재미가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같은 주제로 글을 쓰고 함께 읽은 경험도 무척 좋았다. 공감도 됐고, 서로 글쓰는 방식이 어떻게 비슷하거나 같은지, 또 같은 경험을 어떻게 다르게 글로 푸는지 보는 일이 즐거웠다.

    이재원 선생님은 매주 과제물에 대해 장점에 대해서는 크게 칭찬하시면서 동시에 단점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그 이유를 알려주셨다. 그래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이는 방향으로 잘 나아갈 수 있었다.


    이재원(글쓰기를 취미로 삼고 있으며, 살뜰하게 지도하는 실용 글쓰기 교실을 운영함)

     

    솔직히, 한보리 선생님께서는 원래 좋은 문장을 가지고 계셨어요. 재료가 워낙 풍부하고 좋아서, 레시피로 요리 방향을 잡고, 안좋은 습관을 조금 고치니, 스스로 맛있게 글요리를 조리해 내는 수준까지 금방 발전하셨지요. 위 본문에서 언급해 주셨던 '실수를 줄이는 전략'도 실은 선생님께서 워낙 기본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그리로 흘러갔던 거였구요. 그러니 (제가 보기엔) 신기한 일이라기보다는 당연한 일이었답니다. 

     

    저도 여러 학생 분들과 생각,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 참말로 즐거웠습니다. 서로 신뢰감이 없다면 자신이 쓴 결과물을 그렇게 흔쾌히 내어 놓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나누기가 쉽지 않았겠지요? 학생 분들이 서로 마음을 합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으로서 저는 학생에게 기본 개념이 없거나 부족할 때는 제가 주도적으로 가르치고, 학생이 발전해서 개념과 관점 모두를 가지게 되었을 때는 본인 스타일과 관점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시, 선생 얼굴은 학생이 세워주는 법, 부족한 선생이 품은 생각과 의도를 귀신같이(?) 잘 헤아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절에 먹는 피자, 토핑은 모멸감

    (한보리 쓰고, 이재원 지도하다)

    나는 한복을 입고 있다. 에메랄드빛 초록 저고리와 진한 분홍색 치마, 영락없는 새색시 차림이다. 결혼하고 처음 맞는 명절이었다. 명절 당일 남편, 그리고 시부모님과 함께 시고모님 댁에 인사를 드리러 왔다.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낯선 집에서 나만 낯선 옷(한복)을 입고 있었다. 결혼할 때 맞춘 고운 옷이지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목에 닿는 깃은 까슬거렸고, 긴 치마는 움직일때마다 자꾸 발에 밟혀 거추장스러웠다.

    사실 한복보다 더 불편한건 따로 있었다. 이 곳에서 나는 오직 며느리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 마치 그 집안 며느리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며느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정체성이 사라져버렸다. 그 사실이 한복보다 수백배 더 불편했다. “그래서 시댁엔 언제 왔니?” 시고모님 댁에 머문 두시간 동안 나는 고작 이런 질문만 받았다. 시고모도 시고모부도 아닌 먼친척이라는 아주머니가 던진 질문이었다. 이런 질문이 싫은건지, 이런 질문 말고는 아무 질문도 없는게 싫은건지 알 수 없었다. 무슨 일을 하는지, 결혼해보니 어떤지 같은 나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없었다. 며느리로서 마땅히 해야할 역할을 다했는지, 단지 그뿐이었다.

    심지어 대답조차 시어머니가 하셨다. 그렇다. 나는 발언권도 없었다. “어제 저녁에 와서 하루밤 잤어요.” 시어머니가 변명하듯 대답하자 질문하신 분은 시어머니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요즘 며느리들 시댁을 너무 우습게안다, 최소한 연휴 첫날 아침부터는 와있어야한다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데, 시어머니 표정 역시 묘하다. 꾸지람듣는 사람치고 너무 즐거워보인다고 해야할까. 요즘 며느리들 참 편하게 산다는 이야기로 두 분 사이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지는데, 그 집안 유일한 요즘 며느리인 나는 불편한 티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시고모님 댁에 가기 전 남편은 의기양양했다. 고모댁엔 저녁에 피자만 사들고 가서 먹고 오기만 하면 된다며 상당히 진보적으로 명절을 보내는양 굴었다. 아, 하지만 아무리 전 대신 피자를 먹는다 한들 구닥다리 사고방식까지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실엔 남자끼리 넓은 상에 가만히 앉아서 피자를 접시에 받아먹고, 부지런히 거실로 피자와 콜라를 나르던 여자들은 부엌 한켠에서 박스채 남은 피자를 먹었다. 우스운 꼴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잘 보이겠다고 평소엔 입지도 않는 한복을 입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비좁은 테이블에서 내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나이든 며느리들과 함께 피자를 씹어먹으며 왜 이렇게 피자가 맛이 없는지 고민했다. 그날 나는 피자가 아니라 무례한 질문과 푸대접, 내 존재가 사라지는 상실감을 꾸역꾸역 삼켜야했다. 속에서 쓰디 쓴 모멸감이 올라와 나는 도무지 그 어떤 것도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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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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