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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의 기억에 매여 있는 당신에게...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이재원의 여행기 모음 2020. 7. 1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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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기억에 매여 있는 당신에게… 

    (텍스트: “은유의 마법[마이클 오웬, 2001]” 중에서 발췌/수정) 

     

    두 수도승이 순례를 떠났다. 그들은 여성과 접촉하거나 대화를 나누어서는 안된다는 수도승의 계율을 지키고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피해 가면서 걸었다. 또 행여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까봐 일부러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로 다니고 먹을거리도 스스로 해결했다. 

     

    어느날 두 사람은 커다란 강을 만났다. 그런데 나루터에 도착해 보니 웬일인지 뱃사공이 없었다. 두 사람은 뱃사공을 며칠 동안 기다렸지만 도무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직접 걸어서 건너기로 했다. 

     

    이들이 막 강을 건너기 시작할 때, 한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아름다운 옷을 입고 손에는 양산을 들고 있었는데 급한 일이 있으니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두 수도승에게 요청했다. 

     

    젊은 수도승은 계율을 생각하면서 그녀를 외면한 채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하지만 나이 많은 수도승은 잠자코 그녀를 자기 어깨 위에 태웠다. 그리고는 그녀의 몸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강을 건넌 다음, 건너편 둑에 내려 주었다. 젊은 수도승은 뒤따라 강을 건넜다. 

     

    강을 건넌 후에 계속해서 순례길을 걸어가면서 젊은 수도승은 나이 많은 수도승을 질책했다. 여성과 접촉하거나 대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계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비난을 퍼부었다. "감히 그런 일을 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습니까?" 

     

    나이 많은 수도승은 한참 동안 젊은 수도승의 비난을 듣고 묵묵히 듣고 있다가, 온화한 눈빛으로 젊은 수도승을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형제여, 나는 그 여자를 이미 한 시간 전에 내려 놓았소. 그런데 자네는 아직 그 여자를 짊어진 채 내려놓지 못했구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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