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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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만 하고 김밥 먹어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9. 11. 08:51
추민하(산부님과 전공의): (전공의 기은미 선생은)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내성적이고 말이 없는 사람이야. 원래는 내과 가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산부인과 의사셔서 병원 물려 받으라고 해서 산부인과로 왔대. 근데 와서 보니까 자기는 임상보다는 공부하고 논문 쓰고 이런 기초가 더 맞는 것 같다고. 올해까지만 동기들 봐서 다닐 거래. 양석형(산부인과 교수): 기은미 선생, 수처. 추민하: 교수님, 은미 울어요. 양석형: (산모에게) 하하... 우리 전공의 1년차도 우네요. 산모: (기은미 전공의에게) 감사드려요, 선생님. 제가 진짜 잘 키울게요. 기은미(산부인과 전공의): (산모에게) 축하 드립니다, 산모님. 기은미: 아기 심박동 소리가 뚝, 뚝, 뚝, 하고 들리는데, 저 완전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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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가 따로 없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27. 06:59
임창민(흉부외과 전공의): 고주형님, 오늘 컨디션 어떠세요? 고주형 환자: 좋습니다. 이게 다 선생님하고 김준완 교수님 덕분입니다. 연재민(응급의학과 전공의): 교수님은 안 그러셨어요? 전 너무 속상하던데요. 인어공주가 따로 없어요. 봉광현(응급의학과 교수): 사실, 나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결과만 좋으면 덩달아 좋은 거지, 그게 누구 공인지가 뭐가 중요해. 안좋은 상황에서 응급처치 잘 돼서 환자 잘 되면 그걸로 됐고, 그걸로 뿌듯하던데, 나는? 우리가 뭘 바라고 환자를 보는 게 아니잖아. 그리고 환자가 그런 거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덩달아 환자 결과까지 좋으면, 우린 그걸로 할 일 다 한 거야. 연재민: 네. 봉광현: 재민아, 그래도 마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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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러셨을 거야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20. 12:05
추민하(산부인과 전공의): 히스테릭토미(자궁적출술) 준비할까요? 양석형(산부인과 교수): (한숨을 깊게 내쉰다) 하... 추민하: 교수님, 진짜 너무 다행이에요. 양석형: 뭐가? 추민하: 만약에 자궁 적출했으면, 남편 분 어떻게 봐요? 어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을 해도, 이해 잘 못하시고 난리치셨을 텐데... 정말 다행입니다. 양석형: 안그러셨을 거야. 남편 분도 아시지 않을까? 자궁을 살리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산모의 목숨을 살리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는 걸. 추민하: 네...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인다.) 산모 남편: 어, 선생님, 수, 수술 잘 끝난 거죠? 저희 와이프 괜찮은 거죠? 양석형: 네, 수술, 잘 끝났습니다. 산모 남편: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양석형: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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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16. 08:00
환아 모: 바드, 달아도 되겠죠? 네? 교수님? 김준완 교수(흉부외과): 전, 반대합니다. 이런 경우는 심장 이식에 적절한 후보자가 아닙니다. 바드는 심장 이식을 염두에 두고 하는 기계적 보조 장치인데, 아기의 경우, 몸무게가 1.5kg이면 안되는 건 아니지만, 바드를 달기에는 너무 작습니다. 작다는 얘기는 공여자를 만나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거구요. 또 뇌출혈도 있어서, 관리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산소 뇌변증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끌고 가서 이식할 만큼 좋은 후보자이냐에 대해서 전 회의적입니다. 아시겠지만, 바드를 하고 나면 항응고치료를 강하게 해야 하는데, 뇌실 뇌출혈이 저 정도면, 항응고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금기증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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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그리 다르지 않을 거야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13. 17:06
환자 오빠: 교수님, (이런 수술) 해 본 적은 많으시죠? 이익준 교수: 이식 수술은, 다 어렵고 힘들어요. 환자 오빠: 동생 팔에 멍이 또 들었어요. 지금 멍이 몇 개인 줄 아세요? 어떻게 채혈 할 때마다 멍이 생깁니까? 그리고 수액 바꿔 달라고 아까 이야기 했는데, 왜 안 바꿔줘요? 정말 이 병원은, 믿음이 안 생겨요, 믿음이. 환자 오빠: 교수님, 수술 꼭 성공하셔야 됩니다. 오늘밤 일찍 주무시고, 술도 절대 드시면 안되구요. 이익준 교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환자 오빠: 두 사람의 생명이 걸린 일입니다. 무조건 성공하셔야 되고,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장윤복(인턴): 전 좀 많이 미웠어요, 그분. 우리 사정도 전혀 모르시고. 이익준 교수: 윤복아. 장윤복(인턴): 네? 이익준 교수: 여기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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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애 아니야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7. 18:22
안정원(소아외과 교수): 한준이, 잘 지냈어? 한준(환자): 네. 한준 모: (끼어들며) 잘 지내긴 했는데, 운동을 안 해서 살이 많이 쪘어요. 안정원: 그래도 수치는 다 좋네요. 한준아, 배 땡길 때 있어? 뭐, 어지럽거나 그런 적 없어? 한준: 어... 한준 모: (끼어들며) 그럴 땐 없었어요. 어지럽지 않고 가끔 두통 정도? 근데, 그럴 때 약 먹으면 바로 괜찮아지더라구요. 안정원: 아... 네. 초음파 상으로도 별 문제 없습니다. 한준아, 그래도 너 살은 좀 빼야 돼. 좋아하는 운동 없어? 한준 모: 야구! 야구 좋아해요. 하는 거 말고, 보는 거. 안정원: (조심스럽게) 저기... 어머니. 한준이도 대답할 수 있어요. 한준이, 6학년? 이제 6학년 됐지? 한준: 네. 안정원: 어머니, 6학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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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 학생, 이제 그만 일어나, 응?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5. 12:52
봉광현(응급의학과 교수): 수술은 시작하고, 보호자 오시는대로 동의서 받아. 최성형(신경외과 전공의): 근데, 남자친구는요? 봉광형: 퇴원했어. 최성형: 네? 봉광현: 남자친구는 이마만 살짝 긁혀서 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 갔어. 핼멧을 자기만 썼어. 자기만 쓰고 뒤에 탄 여자친구는 안 썼어. 그리고 과속에 신호위반으로 방지턱에 그대로... 으이그... 채송화(신경외과 교수): 대학생? 용석민(신경외과 펠로우): 네, 신입생이요. 집은 춘천. 채송화: 성형이가 같은 고향이라 신경이 더 쓰이나 보네. 나도 예전에는 그랬던 것 같다. 최성영: 두나 학생, 벌써 2주가 다 돼 가는데... 이제 그만 일어나. 응? 친구들은 개강파티도 하고, 엠티도 가고. 모두 정신없이 바쁘단 말야. 3월에 이렇게 누워만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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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니까, 너무 혼내지 마세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7. 29. 08:11
윤복: (전화통화) L-튜브면, 콧줄...이죠? 간호사: 네 콧줄 바꿔 달라는 요청이요. 윤복: 네, 알겠습니다! 간호사: 네. 환자: 아~ 윤복: 꿀꺽, 하세요. 꿀꺽. 환자: 아~ 윤복: 자, 다 됐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환자: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 장겨울: (커텐을 걷으며) 안녕하세요? 환자: 선생님, 저 이거... 좀 힘든데요... 장겨울: 죄송합니다. 저희 인턴 선생님이 처음이라 넣는 것만 신경 쓰느라 실수했습니다. 제가 더 신경써서 알려줬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환자: 아닙니다. 우리 큰애도 사회 초년생인데, 실수 많이 할 겁니다. 괜찮아요. 이제 편하고, 아주 좋네요. 괜찮으니까, 너무 혼내지 마세요. 네? 장겨울: 네. 윤복: 정말, 죄송합니다. 환자: 아니, 아니에요.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