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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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 혹시 바쁘세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3. 14. 09:57
조카: 외삼촌, 혹시 바쁘세요? 삼촌: ? 조카: ㅋㅋㅋㅋㅋ 애기 보느라 바쁘신가요? 삼촌: 왜? 조카: 아, 삼촌이 평소에 페이스북에 글도 쓰시고 강의도 하시잖아요? 삼촌: ㅇㅇ 조카: 저도 오늘 이것저것 생각이 들어서 인스타에 글 올리려고 하는데요. 삼촌: ㅇㅇ 조카: 제가 봐도 횡설수설인 것 같아서 삼촌에게 보이고 팁을 좀 얻을까 해서요. 삼촌: 네가 쓴 글을 봐 달라고? 조카: 네 ㅋㅋㅋㅋ 삼촌: 보내 봐. 이제 갓 스물 한 살이 된 조카가 글을 봐 달라고 요청했다. 녀석은 어릴 때 교회에서 우연히 악기(드럼)를 접하고, 교회 안팎에서 꾸준히 북을 치더니 결국 대학도 음악대학을 다녔다. 아직 한참 어린 친구지만 속이 알차고 기특하다. 뜬금없이 글을 평가해 달라기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읽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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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에서 출발하는 생활 글쓰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3. 14. 07:25
'어머니는 강인하다' 이런 문장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주어는 ‘어머니’이고, 술어는 ‘강인하다’입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이 나왔을까요? 간만에 옛날 사진첩을 뒤져 보던 중에, 이제는 몸도 마음도 약해지셨지만 한창 젊으셨을 때 자식들 거둬 먹이시려고 억척스럽게 일하셨던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일 수 있겠지요. 혹은, 탄생한지 한 달도 안 된 신생아를 돌보느라 밤낮이 바뀐 생활을 기쁘게 감내하고 있는 아내 모습을 보면서 새삼 모성이 얼마나 강력한지 느꼈기 때눈일 수 있겠지요. 이런 컨셉을 짧은 글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요? 두 단락으로 써 본다면요? 첫 단락에선 어머니가 연상된 에피소드를 적어 볼 수 있겠습니다. 예컨대, 위에 든 두 사례를 활용한다면… (1) 휴일에 집안 청소를 하다가 옛날 사진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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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수업 후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3. 2. 16:00
한보리(DTV 코리아 대표 / 비영리섹터 모금 기획, 전략, 광고 PD) 제목 그대로 정말 실용적인 수업이었다. 즉,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 문장을 망치는 실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하니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고 배워나갈 수 있었다. 특히 “이것만은 꼭 고쳐야하는” 오염된 문법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게 유익했다. 이런 실수만 줄여도 글이 굉장히 읽기 편해진다는게 신기했고, 이전에 썼던 문장들도 고쳐가는 재미가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같은 주제로 글을 쓰고 함께 읽은 경험도 무척 좋았다. 공감도 됐고, 서로 글쓰는 방식이 어떻게 비슷하거나 같은지, 또 같은 경험을 어떻게 다르게 글로 푸는지 보는 일이 즐거웠다. 이재원 선생님은 매주 과제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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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11. 13. 08:49
깊고 푸른 밤 고등학교 시절 영어 문법책을 공부하다가 명사 앞에 나오는 수식어(주로 형용사)가 여러 개일 경우, 순서를 정하는 규칙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 규칙, 무척 복잡했다: 수량, 가치(의견), 크기, 나이, 온도, 모양, 색채, 기원(국적), 재료 이런 순서로 써야 한단다. 영어는 명사가 발달한 언어이기 때문에 형용사가 명사 앞에 나와 수식할 때가 많다. 그런데 형용사가 많이 나오면 그 사이에 무엇부터 써야 할지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교통정리를 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복잡한' 규칙이 필요하다. 우리말은 어떨까? 일단, 우리 말은 체언(명사, 대명사)보다는 용언(동사, 형용사)이 발달한 언어다. 그래서 영어에 비해서 수식어구가 명사 앞에 나오는 경우가 비교적 적다.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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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뒷받침 문장과 부연 진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11. 1. 06:46
글을 명료하게 쓰려면, 단락을 두괄식으로 써야 한다. 두괄식은 주제문이 단락 앞쪽에 나오는 전개 형식이다. 쉽게 말해서, '결론부터 쓰는' 형식이다. 결론부터 쓰고, 이 결론에 대한 세부 내용을 하나씩 풀어낸다. 이렇게 쓰면 앞에 나오는 주제문(결론)이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셈이 된다. 그래서 그 뒤에 나오는 문장이 전부 주제문이 설정한 경계 안에서 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통일성이 완성된다. 글이 가지는 통일성이란, 개념 자체가 글을 형성하는 재료(세부 내용)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특성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두괄식) 단락은 중심 생각인 주제를 담은 '주제문'과 그 주제를 세부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내용적으로 뒷받침하는 '뒷받침문장'으로 구성된다. 단락 구조를 정확하게 포착하려면, 우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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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만능 공식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10. 23. 09:48
'글쓰기 만능 공식'이라, 제목이 너무 거창한가? 물론, 배경을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여기에서 말하는 ‘글’은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실용적인 글(설명문, 논증문)을 지칭한다. 원래는 묘사문, 서사문도 실용적인 글 범주에 포함되지만, 글 전개 방식 면에서 볼 때 묘사문은 공간적 순서에 따라서, 그리고 서사문은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그냥 쓰면 되는 글이라서 쓰기가 상대적으로 매우 쉽다. 묘사문과 서사문은 연습을 통해서 쓰는 방법을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어서 서술 방법을 따로 개념화하거나 정리할 필요가 별로 없다. 다음으로, ‘만능 공식’이라는 말은 내가 제시하려는 원리가 실용적인 글인 설명문과 논증문을 쓰는 방법을 통합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붙인 말이다. 설명문은 독자가 알지 못하는 대상에 대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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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도 좋지만 섬세한 1:1 리뷰 시간이 정말 기다려져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10. 15. 07:03
나는 뛰어난 사회사업가 선배, 동료를 만나면서 글쓰기 방법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양원석 선생님과 함께 공동으로 글을 쓰면서 우리 업계에 나름 충격적으로(다른 이유가 아니라 너무 갑자기 튀어 나와서) 데뷔했을 무렵에 상당히 많은 사람을 만났다. 어떤 분은 교육을 통해서 만나기도 했지만, 어떤 분은 내가 직접 만남을 청해서 만나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 능력 면에서나 인성 면에서 훌륭한 분들이어서 대화를 나누며 여러 가지 교훈을 얻었다. 그 중에서도 어떤 분은 만나자마자 ‘우와~ 이분 정말 멋지다! 보통 분이 아니셔!’ 라는 직감이 들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OO기관 L 선배님.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고 한 길을 걸어오신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신데, 현장 사회사업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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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도 솔직한 글을 이기는 못합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9. 5. 12:17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교실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다. 우리 글쓰기 교실에서는 세 가지 초점이 있다. 첫째로, 우리는 실용적 글쓰기를 배운다. 글쓰기는 문학적인 글쓰기와 실용적인 글쓰기로 나눌 수 있다. 시나 소설이 문학적인 글이고, 문학적인 글을 제외하면 모두 실용적인 글이다. 예컨대, 실용적인 글은 일기나 설명문 등이 있다. 문학적인 글을 쓰려면 천부적인 재능(상상력, 표현력)이 필요하다. 타고난 작가가 따로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용적인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누구나 조금만 세심하게 사물을 관찰하고 조금만 깊고 넓게 생각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실용적인 글쓰기를 배운다. 둘째로, 우리는 두괄식-단락쓰기 방법을 배운다. 원래, 글쓰기 능력은 단어를 올바르게 선택하는 능력,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