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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T에서 텍스트를 왜, 어떻게 쪼개야 하는가?
    지식 공유하기(기타)/텍스트를 시각화하기 2021. 12. 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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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새벽에 일찍(아마도 3시 30분?) 일어나서 오후에 진행할 강의 파일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열심히 PPT 슬라이드를 만들고 있던 중, 문득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슬라이드를 JPG 그림 파일로 바꿔서 짧은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주제는 "우리는 얼마나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고정관념에 목을 매고 있는가?"이다. 

     

    우선, PPT 슬라이드는 텍스트 기반 매체가 아니라 시각 매체임을 확인해야 한다. (원래, PPT, 즉 PowerPoint는 특정 회사가 만든 소프트웨어 이름일 뿐이라서, 프리제테이션[presentation]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 시각 매체는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사물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표현이 간결해야 하고 함축적이면서도 뚜렷해야 한다. 구구절절 이어지는 말로 지루하고 장황하게 내용을 전달하지 않고, 강렬한 스틸 사진 몇 장으로 쾅!쾅! 심장을 때려야 한다. 

     

    그렇다고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꼭 사진만 써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 텍스트를 쓰지 않을 순 없다. 다만, '텍스트를 전시'해선 안된다. '텍스트를 전시하지 말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한 마디로, 비좁은 프리젠테이션 네모 프레임 안에 글자와 문장을 너무 많이 우겨넣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때로는 텍스트만으로 슬라이드를 채워야 하지만, 그럴 때조차도 간결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이렇게!

     

     

    전형적인 PPT 슬라이드는 이렇게 구성된다: (1) 불릿 문자(텍스트 앞에 주의를 끌기 위해 붙이는 기호: 위 슬라이드에서는 '태도 비교'라는 제목 앞에 나오는 노란색 원), (2) 소제목, (3) 본문 내용. 일반적으로는 위 슬라이드보다 더 많은 텍스트가 들어갈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이렇게 슬라이드를 만들어 왔다. 

     

    그런데 내가 위에서 설명했듯이,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시각매체이기 때문에 간결해야 하고, 때로는 텍스트만으로 슬라이드를 채워야 할 때조차도 간결함을 유지해야 한다. 슬라이드에 넣어야 할 텍스트 분량은 많은데, 슬라이드 프레임은 한없이(!) 작다. 이런 상황에서 간결함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는가? 

     

    간단하다. 텍스트가 답답한 네모 프레임을 깨 부수고 밖으로 뛰쳐나가면 된다. 담아야 할 텍스트는 많은데 적절한 시각 자료는 없고, 그래서 어쨌든 텍스트만으로 슬라이드를 이어 나가야 한다면, 텍스트만으로 슬라이드를 구성하되, 텍스트를 쪼개어서 여러 슬라이드에 나누어 담아야 한다. 한 마디로, 슬라이드 개수를 늘려야 한다. 

     

    아래 자료를 보라. 위 슬라이드 한 장을 일곱 장으로 쪼개서 구성했다. 오로지 슬라이드 개수를 늘리고, 텍스트를 쪼개서 각 슬라이드에 나누어 담기만 했다. 이렇게 하면, 청중(audience)이 한 슬라이드 한 슬라이드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텍스트도 마치 그림처럼 인식하게 된다. 텍스트로 쾅, 쾅, 쾅 가슴을 두드리는 셈이다. 

     

     


    <사족> 다소 어려울 수 있음. 그러므로 읽지 않아도 상관 없음. 

     

    영화는 대표적인 시각 매체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를 무척 좋아했는데, 못 말리는 책돌이라서 그때부터 영화 이론서를 많이 읽었다. (한때는 영화감독이나 영화평론가가 꿈이었다.) 영화이론서, 특히 편집(몽따주) 이론에 관한 텍스트를 많이 읽으면서 왜 영화가 '편집의 예술'인지 나름대로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편집이란 무엇인가? 영화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커트를 외치지만, 편집기사는 편집실에서 실제로 필름을 자른다(커트한다). 우리는 영화를 왜 편집하는가? 왜 그냥 쭉 찍어서 보여주지 않고 커트하는가? 인간의 시각에는 초점이 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볼 때 분명한 초점이 하나 있고 그 초점을 중심으로 외각으로 갈수록 흐릿하게(?)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뚜렷하게 보이는 초점과 초점 사이를 이어가면서 사물을 본다. 이렇게 본다면, 초점과 초점 사이에는 순간적인 단절이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 뇌는 이 순간적인 단절을 의식하지 않는다.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만드는 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영화, 그것도 편집 이야기를 하느냐고? 프리젠테이션 자료가 결국은 시각 매체이고, 우리가 이 시각 매체를 사용하는 이유는 청중(audience)의 시각에 어필하려는 건데, 그렇다면 인간이 시각 정보를 감각하고 수용하는 매커니즘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물을 이어서 보지 않는다. 대상과 대상 사이, 동일한 대상에서도 부분과 부분 사이를 점프해 가면서 본다. 인간의 시각이야말로 세상을 쪼개서 보고 있는 셈이다.

     

    <사족 #2>

     

    글 후반부를 쓰면서 놀랐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영화 이론 책 내용이 이렇게 연결되다니! 역시, 책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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