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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석은 해결중심상담 전문가다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3. 11. 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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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석: 혹시 신유빈 선수는 슬럼프는 없었습니까?

    신유빈: 슬럼프보다는 저한테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손목 부상이 진짜 힘들었어요.

    유재석: 작년에 수술을 하셨죠?

    신유빈: 처음에 세계선수권 대회를 하는 도중에 벤치에 가서, "(코치) 선생님 제가 아팠던 것보다 100배 1,000배는 더 아픈 것 같아요." (라고 말씀드렸어요.) 제가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었어서. 한국에 가서 검사를 했는데 골절 진단을 받았거든요. 뼈가 붙기를 기다리면서 했는데, 이제 다 나았다고 해서 시합을 나갔는데, 또 통증이 느껴져서 설마 했는데 또 뼈가 벌어져서, 그때는 핀을 박았어요. 핀을 박고 또 쉬다가 경기를 나갔는데 또 통증이 느껴지는 거예요. 확인을 했는데, 역시 그 핀 박은 자리가 또 그대로 벌어져서 총 세 번을 고생했죠.

    유재석: 왜냐하면 진짜 고강도 운동을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이게 막 스핀을 넣고 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이제 그 몸이 버틸 수 있는 또 한계 그 이상을 해내야 되니까. 실제로 손목 컨트롤이 안 돼 가지고 대회에 나가서 좀 많이 당황을 하셨다면서요?

    신유빈: 손목이 너무 아프니까 힘 자체도 안 들어가고 라켓을 쥐기도 힘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공이 뻥뻥 밖으로 나가니까 이거를 어떡하지, 난 탁구대에는 넣을 줄 아는 사람이었는데, 막 서브 미스도 한 세트에 막 5개씩 하니까. 그래서 제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거든요.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해도 나을 수 있는 확률이 있을까 확신도 없었고 그래서 이거 너무 힘들다. 컨트롤이 아예 안 된다.

    유재석: 한편으로는 이게 참 스스로 버티고 견뎌낼 수밖에 없는 거지만 그걸 버텨내고 한다라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 순간을 잘 버텼다 했던 결정적인 그런 순간이나 계기가 있었습니까?

    신유빈: '어떻게 이겨냈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겨낸 것보다는 그냥 힘들었어요. 매일 울고 하루에 몇 번씩 울고. 탁구 선수인데, 나는 라켓을 못 들고, 남들은 하는 걸 내가 보고만 있어야 되고, 그게 1년 동안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진짜 많이 받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1년 동안 하는데 하다가 갑자기 막 울고. 매일 하루도 안 빼고 계속 울었던 것 같아요.

    신유빈: 그때 당시에는 1년 동안 탁구는 거의 안 쳐다봤고요. 탁구공 소리도 듣기가 싫었었어요. 내가 못하는데 남들이 하는 걸 봐야 하는 상황이 너무 고통스러운 느낌이었어요.

    작가: 그런 상황에도 운동을 쉬지 않았던 이유는요?

    신유빈: 내가 만약에 손목이 나왔는데 그때부터 준비를 하면 늦으니까. 손목이 나왔을 때 바로 준비 딱 이렇게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놔야겠다. 내가 탁구를 이만큼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탁구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 보면, 난 진짜 탁구 선수를 끝까지 해야 되나 보다. 불 꺼진 체육관을 청소하는데 그때 노래를 들으면서 하는데 그 가사가 탁 와 닿더라고요. '내가 나에게 싫은 날, 영영 사라지고 싶은 날, 문을 하나 만들자. 너의 마음 속에.(BTS, Magic Shop)' 이 가사가, 이 문을, 이 고통을 다 이겨내면, 다른 세상이 열릴 거다, 라는 생각으로 저도 버텼던 것 같아요. 그 1년은 사실 아깝기도 한데, 그 1년 때문에 탁구 외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라는 생각이 들고 어떤 고난이 와도 나는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때 너무 힘들었으니까.


    나는 해결중심 질문을 가르칠 때, 교육생 분들에게 먼저 이렇게 여쭈어 본다. 

     

    (질문1) 자, 지금부터 각자 옛날 일을 떠올려 볼 겁니다. 여러분,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 일 많이 겪어 보셨을 텐데요, 이런 경우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곰곰 생각해 보시면, '끝내 이겨낼 수는 없었지만, 어떤 이유에서라도 견디고 버티어냈던 때'가 있을 거예요. 그런 때가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답하면, 다시 이렇게 질문한다. 

     

    (질문2) '끝내 이겨낼 수는 없었지만, 어떤 이유에서라도 견디고 버티어냈던 때'를 떠올려 보셨다면요, 이제는 그 시기에 어떻게 견디고 버티어냈는지 생각해 보세요. 말하자면, 비결이나 계기, 혹은 이유를 여쭈어 보는 겁니다. 이걸 생각하실 때는, 자신을 최대한 너그럽고 관대하게 바라보셔야 해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보입니다. 

     

    어떤 답변이 제일 많이 나올까? 질문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강조했는데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을 말한다. 아니다. 분명히, 나는 '이겨낸 비결'이 아니라 '견딜 수 있었던 비결'을 물어 봤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겨낸 비결'을 말할까? 

     

    그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답변: '그냥(참을 수 밖에 없었으니까)' 혹은 '시간이 해결해 줬다' 혹은 '남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교육생이 이런 유형으로 답하면, 나는 이렇게 피드백 드린다. "음... 제가 잠시 생각해 봤어요. 지금 선생님께서 고백해 주신, 힘들고 어렵고 외로웠던 시간을요. 너무나도 많이 힘드셨을 듯한데요, 이런 걸 생각해 보면, 이렇게 질문하고 싶네요. 선생님께서는 왜 이다지도 자신에게 가혹하시죠?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그렇게 잘 견디고 버텨 내셨으면서도, 왜 이다지도 자신을 홀대하시냐는 말입니다."


    교육생에게 그냥 해결중심 질문 던지는 법을 가르치면 쉽고, 빠르고, 편한데, 나는 왜 이런 말까지 할까? 해결중심 질문은 테크닉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다. 테크닉? 무척 중요하다. 해결중심 질문은 그 어떤 상담 기술보다도 테크니컬하기 때문이다. 개발자가 정해 놓은 규칙대로 질문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왜? 해결중심 질문 이면에는 특정한 해결중심적인 원리/가정/태도/관점이 강력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해결중심적인 원리/가정/태도/관점이 잘 드러나도록 질문을 정교하게 던져야만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질문 기술 자체는 기계적으로 던져야 하지만, 상담자가 질문 이면에 놓인 원리/가정/태도/관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팥앙금 없는 단팥빵을 먹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해결중심 상담기술을 배우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대개는 직업(사회복지사)이 있다. 직업이 있으니 당연히 돈(월급)도 번다. 돈을 벌면, '돈이면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자본주의 천국'에서 최소한 변두리 시민권 정도는 가질 자격은 있다고 봐야 한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생활'은 기본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힘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힘들었던 시간을 버티고 견딘 사실을 '그냥' 혹은 '시간이 해결해 줬다' 혹은 '남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라는 답변으로 당연시하며 넘어간다면, 우리 정도 힘도 없는 클라이언트는 어떻게 보겠는가? '한심하다'고 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우리는 거의 모든 클라이언트가 '이미' 품고 있는 강점을 너무나도 자주, 너무나도 쉽게 간과한다: 빈곤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중첩된 문제를 만성적으로 경험했지만,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남에게 의존하는 마음도 커졌지만' 어쨌든 삶을 포기하지 않고 견디고 버티며 살아 남은 힘. 에게게... 겨우 하나?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 없고, 누구나 어려움을 버티는데? 만약 그대가 세상을, 자신을 이렇게 바라본다면, 나름 해결중심상담 전문가인 내가 단언하겠다: 그대는 해결중심 질문을 구사할 수 없다. 기적질문이니 척도질문이니, 이런 기술 백날 천날 배워도, 실제로 구사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해결중심 질문 테크닉 이면에 존재하는 원리/가정/태도/관점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유재석은 해결중심상담 전문가일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방송에서 던지는 질문은 작가가 써 줬겠지만, 질문하는 자세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유재석은 진심으로 인터뷰이를 인정하면서 질문한다. 질문에 답이 나오면, 계속 이어서 질문한다. 이 태도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사람은 '어쩔 수 없어서' 희망을 추구하는 존재다. 나약한 몸뚱아리 하나 가지고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 춥고 배 고프고 위험한 세상 속에서 홀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 남들 앞에서 보란 듯이 승리할 수 있는 순간보다는 견디고, 버티고, 참아야 하는 순간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하는 존재. 

     

    그래서 '그냥', 혹은 '시간이 해결해 줬다' 혹은 '남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라고 답한다는 사실, 나도 안다. 하지만 시각을 조금만 바꾸어 본다면, 이 '그냥'은 참 대단한 힘이다. 다른 말로 바꾼다면? '자신에 대한 책임감'이다. 사람들이 왜 견딜까? 왜 참을까? 어쨌든 삶을 이어 나가야 하니까. 

     

    예컨대,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이 답변보다 숭고한 답변이 또 있을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왜? 세상에 태어나서 독립적으로 살기 위해서, 밥 한 술이라도 뜨기 위해서, 자기 삶에 대해서 책임지는 행동만큼 숭고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직없도 없고 집도 없고 절도 없는 클라이언트가, 그래도 어떻게든 오늘 하루를 살아가려고 견디고 버티는 모습을 숭고하다고 평가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나는 클라이언트가 가진 최고 강점은 '버티고 견디는 힘'이라고 믿는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성숙을 담는 글쓰기(PDF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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