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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 두 마리가 한 우리에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5. 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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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든 짧은 비유적 이야기 #1

     

    "그러니까, 두 분은 사자에요. 남편 분은 고졸이시지만, 요리사로 성공하셨지요. 강남 노른자위 땅에 식당을 네 개나 운영 중이시잖아요. 사업가로서 재능이 있는 분이세요. 그리고 사모님도, 이미 말씀하신 것처럼 리더십을 가지고 계시고 여러 모로 주도적인 스타일이시죠. 남편의 사업에 함께 뛰어 들어서 열심히 노력해 오셨고 성공하셨잖아요. 그런데 이 두 마리 사자가 한 우리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고 해도, 갈등이 생기면 크게 커질 가능성이 있어요."

     

     

    내가 만든 짧은 비유적 이야기 #2

     

    "(그림을 보여 드리면서) 이 요트를 한 번 보세요. 참 재미있어요. 일단, 이 요트는 매우 안정되어 있어요. 하지만 요트에 탑승한 두 사람은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지요. (내담자 웃음) 원래 이 두 사람은 요트 안쪽에서 사이 좋게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물결이 쳐서 배가 기우뚱 대자, 한 사람이 생각했죠: "어? 저 사람이 힘을 쓰네? 이러다간 물에 빠지겠는걸?" 그러면서 줄을 당기기 시작하죠. 그러니까 반대 쪽에 앉아 있던 사람도 생각합니다: "어? 뭐야? 저 사람이 왜 힘을 쓰지? 물에 빠질 수 있는데?" 그러면서 역시 줄을 당기기 시작합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상대방을 의식하면서 줄을 당기고 나자, 이런 그림이 만들어진거에요. 배는 안정되어 있지만 두 사람은 엄청나게 힘이 드는 상황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째, 그냥 두 사람 모두 물에 빠지는 방법. 그런데, 이 방법은 한 사람이 힘들어서 줄을 놓친다고 해도 배가 기우뚱 대서, 결국엔 두 사람 모두 물에 빠질 거에요. 둘째, 두 사람이 서서히 힘을 빼는 방법이 있죠. 이런 방법을 쓰면 결국엔 처음에 요트에 타고 있었을 때처럼 안쪽에 사이 좋게 앉을 수가 있지요."

     

     

    내가 만든 짧은 비유적 이야기 #3

     

    "두 분은 재혼하셨지요. 각자 자녀를 데리고 결혼을 하셨고요. 두 분을 비유하자면, 차체가 단단하고 배기량이 큰 스포츠 카 두 대 같아요. 각자 뒷자리에 손님(자녀들)을 태우고 계시죠. 이 스포츠 카는 두 분처럼 굉장히 튼튼하고 대단히 빠릅니다. 액셀을 누르면 순식간에 속도가 납니다. 깜짝 놀랄 정도죠. 그런데 한 가지 어려움이 있어요. 차가 힘이 좋은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지만, 너무 힘이 넘쳐서 문제에요. 액셀 감도가 너무 좋아서 힘이, 속도가 제어가 되지 않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겠어요? 뒤에 탄 손님 마음이 편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네, 힘 조절을 하시면 됩니다. 두 분 모두 운전 해 보셨잖아요? 새 차를 뽑으면, 시험 운전을 해 보면서 적응을 하잖아요. 액셀을 밟으실 때 마구 밟으시는 게 아니라 지그시, 여러 번에 걸쳐서, 힘 조절을 하면서 밟으시는 법을 배우시면 됩니다. 그렇죠?"


    내가 어제 부부 상담 장면에서 구사한 세 가지 비유적 이야기. 부부는 내 이야기에 빨려들었다. 그리하여 상담이 엄청나게 부드럽게 잘 진행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 깊이 신뢰하고 사랑하지만, 각자 주도성이 강해서 갈등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폭주한다. 폭주... 이 폭주가 약간의 어려움일 뿐, 두 사람의 신뢰와 사랑이 워낙 깊다. 

     

    해결중심모델이 안 먹힐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다른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바로 문제 중심적인 과거의 모델로 돌아가야 할까? 해결중심이 먹히지 않으니 바로 보웬 모델을 적용해야 할까? 아니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덜 문제중심적인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비유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서 부드럽게 내담자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효과? 있다.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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