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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에서 해결중심 질문 배우기: 대처질문(Coping Question)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사진+동영상 2020. 12. 1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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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윗 세대에게는 아역 배우이자 언니, 오빠들이 보던 "젊음의 행진" MC로서, 그 아랫 세대에게는 넌버벌 퍼포먼스로 유명한 "난타" 공연 기획/연출자로서 유명한 송승환 씨. 그는 2018년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 연출 역할을 끝내주게 수행해서 더욱 명성을 높였는데... 

     

    올림픽 이후 시력이 나빠지는 질병(황반변성 및 변형된 망막색조변성증)에 걸려서 시력을 많이 잃었다고 한다. 

     

    그를 TV에서 인터뷰 한 내용을 보았는데, 문득 제작진이 해결중심 질문 하나를 구사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것은 바로 대처질문(Coping Question):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나요?" 라고 물음으로써 답변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와 과정, 즉 자신의 강점과 자원을 답하도록 자극하는 질문이다. 물론, 제작진이 해결중심질문을 알지는 못하겠지. 하지만 인터뷰이를 대하는 태도가 인터뷰에 반영되어서 순간적으로 기가 막힌 질문이 나왔다.

     

    이에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고 간략한 설명을 덧붙인다.


    <인터뷰 내용> 

     

    송승환) 처음에는 좀 당황했어요. (눈이) 잘 안 보이니까. 늘 보던 휴대전화 메시지를 아무리 크게 해도 안 보이니까. 그리고 앞에 있는 사람 얼굴이, 처음에는 어느 정도 보이던 얼굴이 점점 안개속으로 들어가니까.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고.

    두 번째 한 일은 아무래도 의술의 힘을 빌려야 해서. 서울의 여러 대학병원을 찾아 다니고. 그 다음에 미국에 유명하다는 안과를 찾아가고. 또 일본 병원에 찾아갔고. 그렇게 눈을 고치기 위해서 병원을 찾아다니는 일로 오랜 세월을 보냈죠.

    근데 결과는 이 병이 치료 방법이 없다는 거고. 그때부터 그러면 안 보이는 가운데서도 내가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그래서 제가 화면을 좀 크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기구들도 개발하고 보지 못하면 들을 수 있는 IT 기술은 뭐가 있는지 찾아다니면서 그런 것들을 습득하고 알아보며 지냈어요.

    형체는 제가 다 알아볼 수 있거든요. 특히, 이제 어두워지면 많이 안 보이지만 낮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있으니까. 제가 자주 다니던 곳은 문제가 없죠. 그런데 이제 처음 가는 곳에 가서는 좀 조심하죠.

    시력이 나빠지는 게 이제 멈췄어요. 진행이 멈춘 거죠. 병원에 가서도 이제 진행이 멈춘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그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는데, 그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저도 모르게 "감사합니다" 소리가 나오더라구요. 내가 하늘을 다시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거. 이제 더는 나빠지지 않고 멈췄다는 거. 그래서 내가 이렇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게.

    안타까워할 것 없어요. 안 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지금 오늘 이거 인터뷰하는데, 제가 눈 나빠서 불편한 거 있습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여기 라이트 있는 거. 카메라 하나 있고, 여기 또 하나 있고. 저기 있는 거 대충 알고 뭐. 이왕에 닥친 일이라면 그냥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게 좋은 거죠.

    제작진) 그 낙천성은 어디서 왔을까요?

    송승환) 사실, 어려서부터 저는 집안도 여러 번 망해봤고 어려운 일을 좀 많이 겪었어요. 그때부터 경험으로 얻은 결론이겠죠.


    송승환 형님의 답변이 더욱 기가 막힌다.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그가 변함없이 일상을 유지하고 새로운 일을 감당하고 있는 힘이, "망해보고 어려웠던 일""겪어본 경험"에서 나왔단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은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바닥을 쳐 보는 일,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본 경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은 이어지고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에서 긍정적인 생각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종종 말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버티는 힘, 견디는 힘입니다."

     

    송승환 형님이 계속 삶을 이어가시길 기원하면서, 그 못지 않게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지만 삶을 포기하지 아니하고 제 자리에서 용감하고 대견스럽게 버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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