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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체계이론 공부 - 002
    지식 공유하기(기타)/가족 체계이론 공부(페이스북) 2020. 1. 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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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들과 토론하면서 번역하기: SYSTEMS THEORY IN ACTION - 002

    원문: Shelly Smith-Acuña(2010)
    번역: 이재원(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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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https://empowering.tistory.com/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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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장. 체계론적 사고에 관한 소개

    나는 다음과 같은 게임으로 체계 이론과 관련된 수업을 시작한다: “이 게임에는 여러 가지 명사가 나오는데요, 이 명사 자체가 곧 게임의 규칙입니다. 말하자면 이 게임의 규칙은, ‘단어’와 ‘개념’이 아니라 ‘글자’와 ‘패턴’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아래의 사례를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각자 나름대로 게임의 규칙에 맞는 다른 사례를 생각해 내어서 게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다.

    dogs(개)와 cats(고양이)가 아니라 puppies(강아지)와 kittens(새끼 고양이)이다.
    spring(봄)과 winter(겨울)가 아니라 아니라 summer(여름)와 fall(가을)이다.
    silk(실크)와 nylon(나일론)이 아니라 wool(울)과 cotton(면)이다.
    grandma(할머니)와 grandpa(할아버지)가 아니라 mommy(엄마)와 daddy(아빠)다.

    일반적으로, 최소한 서 너명의 학생이 자신의 사례를 발표하면서 게임에 동참한다.

    wine, bread, chocolate이 아니라 beer, pizza, cheeze이다.
    skating이나 snowboarding이 아니라 football과 soccer이다.

    그리고 나서 나는 분위기를 바꿔서 다른 유형의 사례를 제시한다: jockey가 아니라 bedroom이다; steak가 아니라 broom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쉬운 힌트를 제시한다:

    run이 아니라 running이다; hoping이 아니라 hopping이다.

    때때로, 용감한 학생이 부정확한 추측을 감행한다(“skiing이 아니라 swimming이다”). 하지만 보통 이 게임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은 게임의 규칙을 설명하기 전까지는 혼란스러워하면서 그냥 앉아 있는다. 마지막에 종이에 적힌 단어를 보고 나면 패턴을 알게 되고, 이 패턴을 이해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하!’ 하며 감탄을 한다. 이 게임은 동일한 글자 두 개를 사용하는 낱말은 포함하고, 동일한 글자 두 개를 사용하지 않는 낱말은 포함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게임은 간단하지만 사람을 살짝 홀린다. 그리고 이 게임에 참여하면, 인간의 인지활동에 대한 흥미로운 부분을 경험할 수 있다. 게임에 대해서 처음으로 설명하는 문장에는 단어와 개념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아주 분명히 나와 있지만, 학생들은 언제나 제시된 단어들을 ‘의미적으로 연결하려는 경향’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한다. 나는 의도적으로 개념이 연결되어 있는 단어를 포함하는 문장으로 게임을 시작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의미 분석의 단계로 넘어간다. 이 게임은 우리가 정보를 조직하는 방식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오류를 그대로 보여준다.

    나는 이 게임을 통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험하는 정신적인 전환이 내가 체계 이론을 공부하면서 경험했던 정신적인 이동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 게임으로 수업을 시작하곤 한다. 체계 이론은 포괄적이면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개념적 통찰을 나에게 주었으며, 현재 통용되고 있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이나 내 개인적인 사고방식에 숨겨져 있는 옳지 않은 가정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체계 이론의 개념은 현상을 고립시키고 축소시키는데 초점을 맞추는 단선적인 분석방법을 넘어서기 위해서 계속 확산된다. 이러한 전환은 간단하지만 근본적이다.

    심리학자로서, 나는 커플 및 가족을 만나는 매우 전형적인 경로를 따라서 체계 이론을 공부하게 되었다. 처음에,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일을 시작했고, 학생들의 생활을 관리하기 위해서 행동이론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가르치는 일을 무척 좋아했지만, 좀 더 어려움 정서적 어려움이나 학습상의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을 도울 능력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좌절감을 느꼈고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분석 이론에 특히 매료되었는데, 그 이유는 정신분석 이론이 내 이전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매우 독특하고 의미있는 방식으로 설명해 주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때까지 견지하고 있었던 행동주의적인 세계관을 버리고 대상관계 이론적인 관점을 취하게 되었다. 커다란 정신분석 기관에서 인턴을 하는 동안, 가족치료 클리닉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체계 이론을 만나면서 커다란 통찰의 순간을 맞이했다. 체계 이론의 관점에서 보니 행동주의적 이론과 정신역동적 이론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양자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었고 이 두 가지 이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체계론적 접근법을 취하게 되자, 다중의 이론적 시각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 임상 업무에서도 흥미로운 전환이 일어났다. 체계 이론을 배울 때, 나는 이혼하기 직전의 부부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사례 때문에 나는 여러 모로 힘들어 하고 있었다. 42세의 Maureen과 44세의 Vincent는 성격이 밝고, 고학력에, 직장에서도 능력을 떨치고 있었고, 세 명의 아이들에게도 헌신적인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는 불륜이나, 약물 남용, 가정 폭력 등 결혼 생활을 위협할 만한 어떤 극적인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Maureen은 결혼 생활에서 외로움과 공허감을 느끼고 있었고, Vincent에게 집에서 나가줄 것을 요청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Vincent는 Maureen의 불만에 당혹스러워했고, 최근에 이혼한 Maureen의 친구들을 비난했다. 그들의 문제를 탐색해 나가면서, 나는 문제로 나타난 개별적인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Vincent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매우 성공한 사람이었고, 표면적인 허세로 내면의 불안을 감추고 있었다. 한편, Maureen은 20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결혼 생활로 도피한 것이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첫째 자녀가 집을 떠날 때 어머니에 대한 애도의 감정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 설명은 내 바람과는 달리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고, 나는 내가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Maureen, Vincent과 치료실에서 앉아 있을 때, 나는 그들은 개별적인 사람들로 각각 이해하는 작업에 더해서 그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온 것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기 텔레비전 연속극인 CSI를 보면, 종종 카메라가 범죄 현장을 훑고 지나가고, 때로는 아주 중요한 세밀한 사항을 강조하기 위해서 장면을 크게 확대해서 보여주기도 하며, 때로는 한 눈에 패턴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광각으로 찍은 장면을 보여 주기도 한다. 언제나, 카메라와 앵글의 변화는 슬쩍 보면 놓치기 쉬웠던 중요한 증거가 드러나는 징조가 된다. CSI 드라마의 카메라 워크가 통상적인 시각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과 유사하게, 내가 받았던 체계 이론 수퍼비전 내용을 이 사례에 적용하자, Maureen과 Vincent의 관계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갑자기, 그들의 결혼이 하나의 특징처럼 느껴졌고, 이들의 상호적 관계를 간과했기 때문에 이 관계가 허약하고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Maureen과 Vincent와 각각 개별적으로 만나고 있었지만, 이와 동시에 나는 그들 사이에 놓인 공간이 풍성하다는 사실을 볼 수 있었다. 그러자 두 사람 간의 관계 자체도 우리가 만나야 할 내담자라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물론,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 자체만으로 그들이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혹은 끝낼 것인지가 결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결혼을 하나의 체계로 생각하게 되자, 우리는 그들의 개인적인 욕구와 결혼의 욕구 사이에 균형을 잡을 방법을 찾아 나설 수 있었다. 나는 줌-인으로 그들에게 바짝 다가가서 상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각자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세부사항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다시 줌-아웃해서 이러한 세부사항을 그들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본 조망과 연결지었다. 대화의 방향이 이렇게 흘러가자, 그들은 자신들이 서로 상대방에게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살아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커플 관계를 풍성하게 하는 노력 없이 일과 아이들에게만 신경을 쓰면서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깨닫자, 새롭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서로 관계를 북돋을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Maureen은 Vincent를 가족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시킴으로써 그가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존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사람임을 보여주었고, Vincent는 Maureen과 영화도 보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들이 함께 관계의 수준을 높이면서, 이전에 다정했을 때 느꼈던 시절을 기억하면서 서로 좀 더 따스하고 애정어린 사이가 될 수 있었고, 자녀들이 집을 떠나게 되면 부부지간에 어떻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Maureen과 Vincent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사실을 말하려니 조금 당황스럽다. 그들을 개별적으로만 놓고 생각할 때는, 그들이 느끼는 결혼 생활의 스트레스가 각자에게 해결되지 않을 무언가를 나타낸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개인의 문제만을 강조하면,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최소화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체계 이론적 관점을 취하면서, 이들 부부를 개별적으로만 바라보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관계에 집중하면 그 중요한 것이 돌아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때로는 다시는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 커플도 만나곤 했지만, 나는 각 개인을 관계의 맥락 안에서 이해하는 능력과, 개별적으로뿐만 아니라 관계에 대해서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내 임상 활동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체계 이론에 관한 지식은 가족이나 커플을 만날 때뿐만 아니라 개인을 만날 때도 내 작업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외 다양한 맥락에서도 도움이 되었다. 내가 체계 이론을 활용한다는 사실을 아는 동료들은 통상적으로, 내가 Maureen 및 Vincent와 함께 일하면서 경험했던 상황과 유사한 상황에 자신도 처한 것 같다고 하면서, 뭔가 중요한 걸 놓친 느낌이고, 체계 이론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표현한다. 이들이 체계 이론을 참조할 자료를 요청해 올 때마다 나는 곤란함을 느끼곤 했다. 나는 일반적으로 동료의 사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 도움이 될 만한 체계이론의 구체적인 적용 방법을 생각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체계론적 개념의 개요를 제공해 주는 자료는 세상에 없다.

    현재, 나는 체계이론과 관련된 네 편의 참고문헌을 언급할 수 있지만, 이선택지 중에서 내 동료들의 욕구에 딱 맞는 것은 없다. 첫번째 선택지는 심리학에 체계 이론을 적용할 때 집필된 최초의 자료 중 하나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Watzlawick, Bavelas, Jackson이 쓴 고전으로서 제목은, Pragmatics of Human Communiation(Watzlawick, Bavelas, & Jackson, 1967)이다. 이 책은 기본적인 체계론적 개념에 관한 매력적인 자료이며, 지혜롭고 우아한 방식으로 수학적 개념과 물리학적 개념을 근거로 삼고 있다. 물리학에서 빌려온 언어들 중 다수는 이상하지만, 좀 더 일반적인 심리학적 규칙으로 번역하기가 쉽지는 않다. 나는 이 책을,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그 호기심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이 책이 대부분의 임상가나 학생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두번째 선택지는 인간 체계의 다양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일반체계 체계 이론 관련 서적이다(Hanson, 1995; Laszlo, 1972; Weinberg, 2001). 이 책들도 도움이 되는 개념이 나오기는 하지만, 심리치료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세번째 선택지는, 시장에 나와 있는 훌륭한 가족치료 교과서인데, 일반적인 체계 개념도 나오고, 다양한 가족치료 전통에서 가져온 세부적인 적용 사례들도 다루고 있다(Nichols, 2010; Nichols & Schwartz, 2001). 이 책들은 가족치료의 역사와 현재의 적용 양태를 탁월하게 다루고 있지만, 가족 관련 업무와 별로 관련이 없는 임상가들은 자신의 일과 별로 상관 없다고 느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족 체계 개념을 개인 내담자에게 적용하는 내용을 다룬 훌륭한 책이 있는데, 이 책은 가족치료 문헌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를 개인 내담자와 만나기 위한 배경 지식으로 활용한다(Wachtel & Wachtel, 1986). 그러나 현재로서는 심리학에서 다루는 체계 이론의 폭넓은 주제를 포괄하면서도 명확하고 읽기 쉬운 언어와 임상적인 사례를 담은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리학에서는 체계 이론에 관해서 참고할 만한 문헌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상황, 즉 체계 이론과 여러 가족치료 접근을 동일한 것으로 보는 상황이 벌어진다. 즉, 학생들이 나에게 가장 흔하게 하는 말은 이런 것이다. “체계 이론은 아주 흥미로워요, 하지만 저는 가족을 만나지는 않을 거라서 아마도 체계 이론을 활용할 일은 없을 거에요.” 하필이면 내 앞에서 이런 말을 꺼낸 이 불쌍한 학생은, 체계 이론은 단지 가족에게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모든 심리학 이론에 관련되어 있다는 일장 연설을 듣게 될 수도 있다. 공정하게 말한다면, 심리학에서 체계이론을 활발하게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가족치료운동이 발흥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체계이론은 가족과만 관련이 있다는 혼란이 생기는 현상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이러한 혼란을 겪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체계이론에서 나오는 유용한 개념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체계이론과의 관련성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체계이론은 비즈니스 및 기타 다른 영역에서도 적용해 왔기 때문에 이를 반드시 가족치료와 동일시 할 필요는 없다(V. A. Anderson, 1997; Haines, 1998; Senge, 1990). 나는 체계이론의 기본 개념을 내 임상 실천의 기반으로 활용해 왔다. 그래서 나는 체계이론의 핵심 개념이 항구적이고 도움이 되는 실천적 기반이 되었다고 믿는다. 현재 심리적인 서비스를 의료체계 및 교육체계와 결합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나는 체계이론의 개념을 활용하면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체계 이론의 기본적인 원리로 다시 돌아가야 할 적기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이 모든 유형의 체계와 함께 작업하기 위한 적절한 기초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1) 체계이론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체계이론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이 책에서 탐색할 많은 개념은 사실 이미 익숙한 것이며, 여타의 과학 및 철학 전통에서 많이 설명해 온 것이다. 어떤 면에서, 체계이론이라는 용어는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체계이론에 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체계이론을 단일한 이론으로 규정하기보다는, 각종 체계의 조직과 기능에 대한 여러 가지 원리를 통합하는 집합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더 낫겠다. 체계란, 하위 부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유지되는, 의미 있는 전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Laszlo, 1972). 이러한 일반적인 정의를 사용하면, 유기체 뿐만 아니라 사회집단과 심지어는 전기적인 집합체도 체계에 포함될 수 있다. 내가 논의할 대부분의 체계이론 개념은 비엔나 출신의 생물학자, Ludwig von Bertalanffy가 정리한 것이다(Bertalanffy, 1968; Davidson, 1983). Bertalanffy의 제자 중 한 사람인 Mark Davidson은 스승의 연구에 관해서 탁월한 논평을 남겼는데, 그는 체계이론이 지난 세기에 나타난 다양한 최첨단 조류들을 하나로 통합했다고 적었다. Bertalanffy는 당대의 과학적 논란에 대해서, 전체적이고 방법론적인 방식으로 생물학적인 현상을 연구함으로써 응답했다.

    1968년 Bertalanffy가 자신의 연구를 요약해 놓은 책이 ‘일반 체계 이론’이라는 제목을 달고 영어로 번역되었지만, 체계이론가인 Ervin Lszlo가 지적했듯이(1972), 좀 더 정확한 번역은 ‘일반 체계의 가르침’ 정도가 될 것이다. Bertalaffy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과학적 연구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원리들을 확인했다. 그의 희망은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하는 메타 관점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Bertalanffy의 희망은, 체계 원리가 광범위한 과학적 패러다임으로 형성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되어 왔다. Bertalanffy가 생물학 분야에서 체계이론을 연구한 것처럼, Norbert Weiner(1948)는 수학 분야에서 체계론적 사고를 탐구하였으며, 이것이 인공지능의 기초가 되었다. Bertalanffy와 Wiener의 핵심적인 개념을 활용하면서, 학제간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체계이론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은 2차 세계대전 전후에 시작되어서 발전했다. 수 차례의 전국 규모 컨퍼런스와 회의가 개최된 이후에 이러한 움직임은 막을 내렸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1946년과 1953년 사이에 열린 Macy의 컨퍼런스였다. 이러한 컨퍼런스의 초청연사는 Norbert Wiener를 시작으로 신경물리학자인 Warren McCulloch, 사회심리학자인 Kurt Lewin, 그리고 문화인류학자인 Gregory Bateson과 Margaret Mead 등이었다. 기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컨퍼런스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혹은 이 컨퍼런스가 이후의 연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기가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체계이론의 개념이 경영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그리고 수학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Davidson, 1983). 체계이론은 여러 분야에 각각 독특하게 적용되었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놀랍게도 유사하다. 각각의 영역에서, 체계이론적 접근은 여러 가지 문제를,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맥락 안에 위치시키고, 하위 체계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문제를 만들고 유지시키는지를 관찰하며, 패턴이 유지되거나 변화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앞으로 여러 장에 걸쳐서 확인하겠지만, 심리학에서 체계이론의 중요한 원천은 세 가지 중요한 영역에서 유래하였다(Nichols & Schwartz, 2001). 먼저, Gregroy Bateson은 체계이론적인 관점을 가지고 정신병리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54년, Bateson은 정신분열병 환자의 가족을 연구하기 위해서 캘리포니아 팰로 알토로 가서 돈 잭슨의 연구팀에 합류하였다. 1959년까지, 그들은 정신건강연구소(Mental Research Institute)를 설립하였고, Paul Watzlawick과 John Weakland, 그리고 Jay Haley와 Virginia Satir를 비롯한 가족치료 선구자들을 합류시켰다. 두번째로, 1946년에 Menninger Clinic에서 Murray Bowen은 정신분열병을 가진 아이들과 그 어머니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50년대 중반까지 그는 좀 더 큰 가족 집단에 자신의 실천방법을 적용해 나갔다(Bowen, 1985). 그는 처음에는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그리고 나중에는 Gerogetown University에서, 확대 가족이 개별 구성원의 정신병리에 영향을 주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체계이론적인 개념을 계속 해서 적용해 나갔다. 1950년대에 체계이론의 뿌리가 된 세번째 영역은, Nathan Ackerman이 New York의 Family Mental Health Clinic에서 관계 문제에 관한 전통적인 정신역동적 정의를 확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상에서 언급한 모든 실천가들과 연구자들은, 체계 이론의 서로 다른 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단선적인 인과관계에 입각해서 개인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태도에서 벗어나서, 문제를 둘러싼 맥락과 순환적인 인과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많은 이들은, 가족치료의 기세가 1970년대부터 1980년대초에 극에 달했지만, 그 이후에 가족치료의 효과성이 너무 부풀려져 왔음이 밝혀지면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확실히,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가족치료에 대해서 지나친 열광적 반응이 있었고, 가족치료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우리가 해답을 찾기 위해서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심리학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마침내 궁극적인 답을 찾아냈다고 느꼈던 게 사실이다. 인간의 문제를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가족치료 운동이 가지고 있던 원래의 이상주의는 오늘날에는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제 우리는 인간 행동의 배경에 유전적이고 생물학적인 원인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폭력이나 트라우마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점에 관해서 좀 더 현실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부부치료와 가족치료가 인기 있지만, 이런 상담을 제공할 때 이전보다 더 복잡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동시에, 많은 체계이론 개념이 다른 치료 모델과 결합되어 왔다. 이제는 맥락적인 사고, 문화적인 사고, 그리고 양방향적 사고가 모든 심리학 이론의 부분이 되었다.

    나는 체계이론의 핵심 개념을 강조하지만, 이 개념을 이론적 적용에 연결지을 것이기 때문에, 체계이론의 유용성이 잘 드러나길 희망한다. 나는 각 개념을 다른 과학적 사고와의 관계 안에 두었고, 여러분이 체계이론을 폭넓게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세부적으로도 이해하길 바란다. 체계이론의 핵심적인 장점 중 하나는, 이 이론을 취하면 타인의 시각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고, 나는 과학자로서 세계에 관한 자신의 근본적인 가정에 의문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원 과정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책 중의 하나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1970)’였는데, 이 책은 과학적 지식이 성장하고, 변화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기각되는 과정을 대략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과학은 지배적인 패러다임(그의 용어를 인용하자면, ‘정상 과학’)에 의해서 지배되고 안내받는다고 가정했다. 그리고 과학적 증거는 현재의 정상 과학에 부합하면 수용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무시받거나 기각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과학 혁명의 재구조화라고 칭했으며, 그가 설명한 이러한 과정은 우리가 이후 여러 장에서 논의할 불연속적 변화에 속한다. 쿤의 저작을 읽으면서 나는 심리학자가 된다는 것은, 영원히 변화되는 과정의 한 부분임이라는 생각을 다시 했고, 체계이론이야말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역동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체계이론의 7가지 기본 개념

    전개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위해, 나는 이 책에서 전반적으로 적용할 원칙을 매우 간단하게 강조할 것이고, 내가 기본 형식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이다. 각 장은 하나의 중요한 개념을 깊게 다루고, 그 개념을 활용하는 심리치료 방법의 특징을 설명할 것이다. 물론, 내가 언급하는 각각의 심리학적 이론은, 비록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설명할 체계이론의 개념들 다수를 포함하며, 따라서 한 개념과 특정 이론의 연결은 인위적일 수도 있다. 아울러, 내가 언급하는 다수의 심리치료 접근은 가족치료 전통에서 유래한 것이라서 내가 체계이론을 가족치료와 동일시하는 함정에 빠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일반적인 개념과 이것을 구체적으로 적용한 사례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면서, 일반적인 개념을 다양한 형태의 체계에 적용하고 관련지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나는 이론과 테크닉 모두를 논의함으로써 여러분이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체계적 사고는 기본적이면서도 심오하며, 체계적 사고 안에 담긴 각각의 내용을 좀 더 깊게 이해하는 방법은 각각의 내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해 보는 것이다. 나는 내담자(client)와 환자(patient)라는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할 것이다. 두 용어는 각각 나름의 개념적 역사가 있지만 모두 분명한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특정 성별을 지칭하지 않는 한, 나는 이 책의 전체 내용을 통해서, 성별 언어도 번갈아가며 사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용할 사례는 실제 임상에서 내가 만났던 실제 사례를 합성한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례의 구체적인 내용은, 내담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내용을 바꾸거나 숨겼다. 나는 실제 임상 사례의 일부분을 활용했지만 어느 것도 단일한 사례를 그대로 쓰지는 않았다. 나는 내가 사례 자료를 통해서 심리학적인 진실을 표현하고 싶지만, 결코 어떤 자료도 함부로 유출하거나 어떤 내담자의 비밀도 함부로 발설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기술할 체계이론의 7가지 핵심 개념을 통해서 Vincent와 Maureen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면, 심지어 예비적인 수준에서도, 체계이론의 관점이 다른 심리학 이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맥락이라는 첫번째 개념을 가지고 들여다 보면, 우리는 그들의 관계가 하나의 전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이 결혼 관계가 다른 여러 가지 관계 안에 포함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Vincent와 Maureen은 두 사람 모두 자녀들을 엄청나게 소중하게 여기지만, 가족이라는 맥락 안에 들어가면, 그들의 관계는 풍성해지지 않는다. Vincent의 직업과 Maureen의 친구 관계 사이에도 동일한 상황이 존재한다. 이 지점에서, 다른 맥락들은 두 사람의 결혼 관계를 보충해 주기보다는 상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결혼 관계 외에 다른 것들에 좀 더 쏟고 있으며, 따라서 다른 맥락 안에서 좀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

    Vincent와 Maureen이 근거하고 있는 모든 관계와 이러한 하위 체계 사이에 놓인 관계를 살펴 보고 나면, 우리는 체계이론이 인과성을 논하는 독특한 방식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인과성에 대한 좀 더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Maureen과 Vincent가 결혼 관계에 가져오는 개별적인 문제에 주목할 것이다. 인과성에 관한 체계이론적 개념을 사용하면, Vincent의 나르시시즘이나, 결혼 관계 안에서 겪은 일들 때문에 생긴 Maureen의 우울감에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Vincent가 보이는 자신에 대한 몰두와 Maureen이 보이는 수동적인 회피에 기여하는 복수의 요인들을 두루 살필 수 있게 된다. 이에 더하여, 우리는 이러한 모든 하위 체계가 서로 영향을 끼치고 관계가 멀어지는 비의도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순환적인 패턴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복수의 순환적인 인과성을 강조하게 되면, 선형적인 모델을 따를 때보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서 비난하는 개입을 좀 더 줄일 수 있고,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원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체계 이론을 채택하면, 우리는 어떻게 그리고 어째서 이러한 패턴이 변화를 지체시키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어떻게 그 패턴이 변화되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의사소통이 문제를 봉인하기도 하지만 변화로 나아가는 길도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Vincent는 Maureen이 친구들의 지지에 의지할 때 안도감을 느끼는 반면에, 자녀들이 성장하여 집을 떠나는 문제에 관한 그녀의 슬픔을 언급할 때 부적절한 감정을 느낀다. Maureen은 자신의 말을 Vincent가 충분히, 그리고 지지적으로 경청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Vincent이 가진 이기적이고 타인에게 관심이 부족한 성향의 신호로 생각한다. 그리고 마음이 그에게서 멀어진다. 그러면 Vincent는 그녀가 멀어지는 것을 우울감증이나 중년의 위기를 나타내는 신호로 꼬리표를 붙이고, 이는 부인과의 사이에서 더욱 거리감을 유지하려는 이유가 된다. 우리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이 그 패턴을 강화하고, 체계 안에 역기능적인 구조를 만든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Maureen은 남편보다 친구들과 아이들을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이는 경계와 친밀함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구조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가족의 역사와 발달 또한 현재 그들이 겪고 있는 결혼 상의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Vincent의 아버지, 어머니와 Maureen 어머니의 요절 사이의 공식적인 관계는, 이들 부부의 자녀가 집을 떠나고 난 후에 서로 어떻게 따뜻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만들어 갈 지에 대해서 아무런 전망도 제공해 주지 않는다. 우리는, Vincent가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외적인 성공으로 인정을 받으려는 습관을 보이고, Maureen이 본인의 욕구와는 인식하지 못한 채 주변 사람들을 보살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일 때, 초기 아동기의 패턴이 이러한 어려움을 훨씬 더 깊게 강화시킨다고 상상할 수 있다. 이 커플이 자녀의 방해 없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에 직면할 때, 가족의 역사와 발달의 상호작용은 이러한 문제가 훨씬 더 많은 의미와 고통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마지막으로, 체계론적 관점은, 이들의 이야기에 의미는 부여해 주지만 변화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문화적 내러티브를 시험해 보기 위해서, 사회구성주의를 활용한다. Maureen이 친구의 이혼 파티에 참석해서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끝내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본다면, 좀 더 쉽게 이제야말로 자신의 결혼 관계를 끝내야겠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Vincent와 Maureen 모두 중년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신념을 표현했다. Vincent는 Maureen의 슬픈 감정을 중년의 위기로 치부하면서 무시했고, Maureen은 중년 남성은 자기 방식을 고수한다고 말하면서 Vincent가 가진 변화의 능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이러한 주제를 한데 엮고 나자, 나는 문제를 일으키고 유지시키는 모든 요인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또한 문제에 대한 풍부한 개입 전략에도 다가갈 수 있었다. 나는 Vincent와 Maureen가 관계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전망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고, 그들은 삶의 다른 영역을 돌보면서 짧은 참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체계이론에 근거하여 예상된 것처럼 그들의 결혼생활이 나아지자, Vincent와 Maureen 두 사람은 모두 개인으로서는 좀 더 행복해졌고, 가족생활도 좀 더 만족스러워졌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들의 의사소통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개선되었고, 이는 순환적으로 그들의 관계를 깊게 만들었으며, 그들의 결혼과 가족의 구조를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 때, 나는 그들이 가족 유산을 다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과도 새로운 관계적 구조를 따라 나아갔다고 믿는다. 관계적 변화와 개인적 변화 사이의 상호작용은 그들의 변화를 목격한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고, 나에게는 체계 이론을 직접적으로 적용해 볼 기회를 주었다. 나는 우리가 이런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탐색해 들어갈 때, 여러분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적으로 성장하고 두터운 경험을 쌓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 확실히, 이러한 높은 목표는, 원자에서부터 우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어떤 이론과 부합하는 것이다.

    [재원 생각]

    저자가 1장 첫 머리에 소개한 단어 게임은, 처음에 읽으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도대체 무슨 소리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해설을 하자면, 우리가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습관적으로," 다시 말하자면 "모든 문제는 개인에서 시작하고 개인에서 끝난다"는 개인-환원주의적 사고와 "모든 문제는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원인을 제거하면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단선적인 관점에 매몰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메시지이다.

    저자는 모린과 빈센트 커플(가족)을 도왔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의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만 보고 환원적인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개입이 어려워졌던 반면, 두 사람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개입했을 때, 돌파구가 마침내 드러났다고 서술한다. 확실히, 커플(부부)이나 가족이 겪고 있는 문제는 체계론적으로 이해할 때 전혀 다르게 이해할 수 있고, 심지어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볼 때 완전히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되던 문제조차도 체계론적으로 접근한다면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저자는 체계이론의 도입과 관련된 역사와 기본적인 체계이론 개념을 개괄적으로 다루면서, 모린과 빈센트의 사례를 사용해서 향후 자세하게 기술할 각 장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솔직히, 부부-가족치료자가 아니거나 체계이론에 대해서 깊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글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러 번 고쳐 읽으면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걱정 마시라).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체계이론"은 하나의 렌즈라는 것이다. 본문에서도 언급하듯이, 1970년대는 모든 것이 가족치료/체계이론으로 귀결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체계이론이 대세였다. 서구에서 매우 오랫동안 "모든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며, 개인 내적인 정신 세계를 분석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했듯이, 이제는 "아니다. 모든 문제는 체계론적인 것이며, 그 어떤 개인도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순환론적인 인과 고리 안에서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하는 "체계이론 만능주의(?)"에 대부분의 원조 전문가들이 경도되었다는 것이다. 한 때는. 그러나, 세상을 하나의 렌즈로만 이해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유연성"과 "절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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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empowering.tistory.com/guestbook 

    연락처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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