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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렬하게 저항하는 내담자를 대하는 효과적인 상담 테크닉 003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저항하는 내담자를 돕는 비법(책) 2021. 10. 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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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장. 내담자 저항을 불러 일으키는 상담자 실수

    본 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내담자 저항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을 세심하게 들여다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가 상담 중에 달성하려고 애쓰고 있는 상담 목표와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실제로 내담자와 함께 하고 있는 활동을 구분한다. 상담에서 대가가 되는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는, 문자 그대로, 지금 여기에서 내담자와 함께 하고 있는 활동 내용/과정을 날카롭게 인식하는 방법이다. 원조전문가는 너무나 자주, 내담자와 앞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바에만 집중하면서, 자신이 내담자와 실제로 하고 있는 행동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다. 이 양자를 구분해야만, 저항을 관리할 수 있다. (지금, 여기에서) 당신이 실제로 하고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 내담자는 누구의 목표에 도달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걸까?

    내담자가 저항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다른 말보다도, 내담자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항하는 내담자는 ‘변화에 관심이 없고’,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갇힌 느낌이 든다. 이런 표현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존재한다: 내담자는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 내담자는 누구의 목표에 도달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걸까? 내담자 저항이 생겨나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나아가야 할 공동 목표를 합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핵심 단어는 ‘공동’이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는 저항하지 않고, 원하지 않는데 강요받는 것에는 저항한다. 만약 우리가 내담자가 원하는 바를 우선적으로 탐색하면서 시작한다면, 상호 간에 공동으로 합의한 목표를 만들어 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눌 때, 상담자 생각을 그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은 공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내담자가 원하는 바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목표를 내담자에게 강요하는 상담자는, 사람들이 원하지 않은 상품을 팔아 치우려고 애쓰는 영업사원과 유사하다. 우리 모두는 원하거나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사게 만들려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영업사원을 만나서 짜증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상담자가 내담자 말을 듣지 않고 목표를 세우면, 본의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실제로는 우격다짐으로 물건을 팔아 치우려는 영업사원처럼 행동했다는 사실, 즉 내담자에게 특정한 상담 계획을 따르라고 설득했다는 사실을 대개는 깨닫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담자는 대부분 영업을 좋아하지 않아서 상담 업계로 들어온다. 하지만, 이들은 내담자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담 계획을 팔려고 애쓰는 일이 바로 상담이라는 사실을 자주 경험한다.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면, 고객이 원하는 바에 초점을 맞추는 고객 서비스 직원처럼 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내담자 뿐만 아니라 상담자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공동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Hubble, Duncan, 그리고 Miller(2006)가 수행한 뛰어난 연구에서 잘 입증되었다. 상담자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을 점검해 보니, 상담이 성공하려면 치료적 관계/동맹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이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치료적 관계/동맹(therapeutic relationship/alliance) 그 자체를 생각해 본다면, 상담에서 기본이 되는 목표에 관하여 상담자와 내담자가 합의한 내용은, 치료적 관계/동맹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는 세 가지 필수 요인 중 하나이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는 두 번째 요인은 상담 과정에 관하여 합의한 내용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수행해야 할 상담 과정에 관한 합의 내용이다. 세 번째 요인은, 칼 로저스가 말한 여러 가지 핵심 조건이다. 이밖에 다른 무엇이겠는가?)

    당신과 당신의 내담자가 미래에 달성할 상담 목표에 대해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면, 불가피하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난다. 상담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려면, 당신과 내담자기 상호 합의한 목표를 언어적으로 분명하게 표현해야만 한다. 만약 상호 합의한 목표가 없었다면, 그리고 서로 라포를 형성하고 내담자 상황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면, 서로 합의해서 상담 목표부터 정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만약, 동료가 절대로 변하고 싶어하지 않는 힘든 내담자를 만나면서 당신에게 불평한다면 이렇게 질문하라: “근데, 상담 목표가 뭐야?” 그 동료가 횡설수설 설명하면서 말을 더듬거나 흐린다면, 아직 내담자와 상담 목표를 합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엔, 이렇게 질문하라: “만약 그 내담자에게 상담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쉽게 답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상담자들이 얼마나 자주 상담에 필수적인 삼담 목표 합의를 간과해 왔는지 생각해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담을 받는 이유

    다음 명제를 생각해 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 상담실에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까닭은 “해결책이 뭔지 알고 있고, 두렵기 때문이다” (Walter & Peller, 1992, p. 100). 예외도 있긴 하겠지만, 대개는 이 명제가 맞다. 아마도 당신은 대개 모든 내담자는 이미 해결책을 가지고 있으며, 상담자는 내담자가 그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내담자가 해결책을 섣불리 선택할 수 없는 이유는, 그 해결책을 무서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일 때문에 내담자가 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담자는 해결책을 찾지 않고 모르는 척 하는 편이 훨씬 쉬워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상담자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문제가 개선되는 상황을 오히려 두려워하는 상황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말해주고, 그렇게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지 앞으로 나아가려는 내담자를 응원하는 일이다. 문제가 개선되는 상황을 내담자가 오히려 크게 두려워하는 경우엔, 너무 지나치게 해결책이나 상담 목표에 초점을 맞추면 실제로는 두려움이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처하지 않으려면, 뭔가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 전에, 문제가 개선되는 상황에 대해서 내담자가 느끼는 두려움을 줄이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상담자가 엉뚱한 문제, 혹은 다른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부분적으로 해결한 후에 접근해야 할 문제에 초점을 맞춘 바람에 본의 아니게 내담자가 저항으로 보이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문제를 규정하는 일, 그래서 결과적으로 목표와 해결책을 규정하는 일은 대개 ‘해결에 대한 공포”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해결책이 두렵게 느껴질수록, 내담자는 이런 저런 문제를 언급하면서 횔성수설하거나, 어째서 상담을 받으러 왔는지에 대해서 절대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경우, 대화를 아무리 나눠도 진짜 문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대화는 초점이 없고, 산만하며, 일관성이 없고, 모순적이며, 요점이 없고 이해도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담자가 표면적으로 하는 말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 문제가 아니다. 진짜로 중요한 문제는 회기가 진행되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서 분별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상담자는 한 걸음 뒤로 물러 서서 거의 난해한 추상화를 들여다 보듯이 회기를 관찰하고 음미해야 한다. 상담자는 큰 그림 속에서 대화를 혼란스럽게 몰고 가는 핵심 주제를 포착해 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는 절박한 공포 상황이거나 문제와 붙어 있는 두려움이다. 혼돈 속에서 핵심 주제가 떠오르면, 상담자는 지지적이고 편안한 방식으로 그 핵심 주제를 내담자에게 제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까지 진행된다면, 일관되게 문제를 규정할 수 있게 된다.

    한 번은 우리 상담소에 자신이 얼마나 남편을 미워하고 있는지와 얼마나 간절하게 이혼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4회기 동안 호소한 여성이 내방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여성은 결코 이혼 절차를 실제로 밟지는 않았다. 우리가 이 문제를 점점 더 깊이 다루게 되자, 그녀는 자신이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상태이고, 시장에서 팔릴 만한 기술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라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 더구나 그녀에겐 양육해야 할 아이들이 있었고 직업 교육을 받기 위해서 학교로 돌아가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상담 주제는 이혼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혼과 연결되어 있는 두려움을 바뀌었다. 결국, 우리는 진짜주제를 다루기 시작할 수 있었다.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을 두려워 하는 내담자는 변화를 위한 숙고 전 단계에 있다고 말한다. 상담자는 숙고 전단계에 있는 내담자를 대할 때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내담자가 지금 여기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그러나 숙고 전단계에 있는 내담자는 통상적으로 이렇게 하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즉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작업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상담자가 많은 기술과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내담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미있는 변화로 나아가려면 작은 변화에 만족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재원 생각]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할 때 가장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은, 해결중심모델에서 지향하는 바,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지나치게 집착적으로 적용하려는 노력이다. 결국 해결중심모델에서 지향하는 바가 옳다고 하더라도, 이 지향점이 (내담자가 지금 여기에서 품고 있는 생각이나 관점과 다르다면) 강요로 느껴질 수 있다. 해결중심모델은 내담자를 지극히 정중하게 대하는 모델인데, 실제로는 무엇인가를 강요하고 있다면, 이처럼 심각한 모순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Mitchell 박사님께서 강조하시는 '합의'가 강력한 메시지로 심장을 때리는 듯 하다. 

     

    원문: Dr. Clifton W. Mitchell(2009)

    번역: 이재원(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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