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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좋은 강의였습니다
    상담 공부방/공감, 수용, 진정성 강의 후기 2023. 6. 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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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울산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TV로 배워보는 사례관리 상담 기초기술' 과목을 강의했다. 어쩌면, 뻔하디 뻔한 보수교육 환경에서 진행하는, 뻔한 수업일 수도 있었다. 솔직히, 너무 자주, 많이 강의해서, 이제는 나도 어느 대목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느 대목에서 어떤 농담을 할지도 훤하게 외우고 있을 정도다. 특히나, 이날 수강생 특성을 살펴 보니, '경력 무관, 분야 무관'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야말로 아무나 닥치는 대로 들어온 수업, 같았다. 

     

    하지만 나는 왠지 느낌이 좋았다. 아무리 내가 끝없이 공부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보강한다고 해도, 기본 줄기는 매번 비슷할 수 있겠지만, 내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은 다르지 않나. 첫 시간에 줌 화면으로 사회복지사 동료들 얼굴을 훑어 보고 있는데, 어떤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표정이 유난히 밝아 보였다. '그래,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수업을 듣고 현장에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지.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가르쳐야 해.' 이렇게 다짐하고 강의를 시작했다. 

     

    세 시간 동안 가르친 후, 마지막 시간에 5분 정도를 남겨두고, 수강생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다. "선생님들, 제가 이렇게 세 시간 정도 떠들었는데요, 실제로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강의는 이제 마칠 테니, 오늘 강의가 어땠는지 채팅 창에 한 마디씩 올려 주시겠어요? (잠시 침묵) 성함을 밝히고 싶지 않으시면, 수신자를 저로 하신 후에 DM으로 보내시면 됩니다. 그리고 피드백은 그냥 솔직히 써 주시면 됩니다. 비판하셔도 됩니다. 그래도 상처 안 받습니다."

     

    수강생들께서 다양하게 써 주시는 피드백을 한 줄씩 읽으면서, 내 생각이 옳았구나, 생각했다. 다소 형식적인 보수교육 환경에서도, 경력 무관, 분야 무관 수강생에게 강의해도 진심은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래서 모든 피드백을 개별적으로 읽으면서 나도 정성스럽게 개별적인 피드백을 말씀 드렸다. 교육이 끝난 후에 수강생과 자유롭게 주고 받은 피드백 중에서 다섯 가지를 추려 보았다. 세상에도 알리면서 내가 처음 세웠던 마음을 다져본다. 


    (수강생 피드백 #1) 선생님, 좋은 강의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울다 웃다 했습니다. 동료 간에 생긴 문제로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고, 아직도 힘든 일이 진행 중입니다. 공감이란, 제가 상처를 받는 입장에서도 가해자를 위해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용인의 마음에서, 또 동료 마음에서 생각을 재검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실 때는 그럴 만한 좋은 이유가 있을 것 같네요.' 이 문장과 '정중한 호기심', 명심하겠습니다.

     

    (이재원 피드백 #1) 진솔하게 피드백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상대 마음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세우기가 무척 어려운 법인데, 이 어려운 노력을 시작하시겠다고 말씀하셔서 마음이 짠~합니다. 그렇습니다. 심지어 '명백한 가해자'에게도 뭔가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답니다. 다만, 상대를 해치는 부정적인 행동까지 수용하시거나 정당화해 주지는 마세요. 공감은 시비를 가리는 일과 엄연히 다른 일입니다. 시비는 시비대로 가려야 하고, 공감은 공감대로 하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응원 드립니다. 


    (수강생 피드백 #2) 신입 사회복지사로 클라이언트를 대할 때, 또 동료 직원들과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로 다가가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강의를 통해서 앞으로 어떤 사회복지사로 성장해야 할지 작게나마 방향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재원 피드백 #2) 아이코, 신입 사회복지사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수업 시간에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우리는 기나긴 경력을 끌고 가는 동안, '강렬한 호기심'과 '정중한 거리감'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우리 일은 늘 상대가 있는 일이고, 우리는 그의 삶에 늘 개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이제 사회사업 일을 시작하시는 분이시니, 어쨌든 사람들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품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열심히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시길 바랍니다. 우리 삶은 미리 규정할 수 없는 퍼즐이니까요.


    (수강생 피드백 #3) 저는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상담에 두려움이 있어요. 드라마도 보고 보내주신 사례를 보면서 좀 더 공부하면 좋아지겠죠?

     

    (이재원 피드백 #3) 옴마나, 여기에서 동지를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 상담에 두려움이 참 많았던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기뻐하시라. 단언하건대, 노력하면 공감 능력이 향상됩니다. 분명합니다.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바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감 능력이 평균 이하였지만, 필사적으로 노력하니 꾸준히 향상되었고, 지금은 남보다 더 낫다고 단언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비슷한 수준까지는 올라왔다고 봅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세요. 좌절하긴 이릅니다. 그리고 꾸준히 공부하세요. 


    (수강생 피드백 #4)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지역아동) 센터 아동이 생각났어요. 센터를 그만두겠다고 해서 섭섭했는데, 그 나름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이야기 해 봐야겠어요.

     

    (이재원 피드백 #4) 꺅~ 제가 성공했군요. 사실, 선생 일은 뭔가를 가르치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을 설득해서, '아~ 나도 저렇게 해 볼까?' 라고 생각하게끔 안내하고 유도하는 일입니다. 즉, 사람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헌데, 사람은 모두 자기 생각이 있고, 습관이 굳어져 있기 때문에,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뭔가 새롭게 시도해 보도록 만드는 일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피드백을 읽고 있노라니, 선생님께서 진짜로 그 아동에게 물어 보실 듯하여... 제가 감동을 받게 되네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수강생 피드백 #5) 강의가 쉽고 진솔해서 이해가 잘 되었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재원 피드백 #5)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듣기 힘들고, 그래서 제가 가장 듣기 좋아하는 피드백을 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도 개인사로 돌아가면 무척 잘못을 많이 저지르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특히, 제가 가르치고 있는 내용을 50% 정도라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빈틈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정하는 전략을 선택합니다. 약점을 숨기려고 하면 오히려 더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잘 되었고,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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