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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마고도에 올라 02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이재원의 여행기 모음 2020. 3. 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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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마고도 호도협 트래킹

     

    (1일차 기록) https://empowering.tistory.com/129  

     

     

     

    차마고도 호도협 트레킹 2일차,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첫 날이다. 이날 가장 중요한 점은, 해발 2,500미터가 넘는 고산지역을 처음 걷게 된다는 부분이었다. 나는 백두산에 다녀온 경험이 있었지만 정상에 잠시 오르는 것과 그 정도 높이를 지속적으로 걷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일이었다. 더구나 여행 직전 교통사고를 당해 제대로 몸을 준비하지도 못했기에 걱정이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르막길이 너무 힘들었다. 경사가 심한 길은 물론이고, 심하지 않은 길도 오르막이 시작되면 숨이 가빠왔다. 마치 폐를 손으로 서서히 움켜쥐는 느낌이랄까... 숨이 심하게 차니까 체력도 금방 고갈되는 느낌이어서 더욱 힘들었다. 사실, 호도협 트레킹 코스는 코스 그 자체만 보면 지리산 종주 코스와 유사했다. 나즈막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속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코스가 위치한 높이가 1,000미터 정도 차이가 나다보니 체력 소모의 정도가 크게 달랐다. 

     

    (일정)

    07시 30분: 리장역 도착, 호도협 나시객잔으로 이동(봉고 택시 이용, 2시간 30분 소요)

    11시: 호도협 트레킹 시작(나시객잔>차마객잔>중도객잔) 도보 5시간

    * 일정 종료: 16시경

     

    <호도협 트레킹 지도로 본 일정>

     

     

     

     

     

     

    나시객잔으로 이동하던 중 딸기를 사려고 잠시 멈춘 곳에서 화장실에 다녀왔다.

    '대륙의 화장실'을 첫 대면한 순간이다. 사실, 북경공항과 쿤밍공항의 화장실은 괜찮았다.

    관리도 잘 되고 있었고 냄새도 거의 없었다.

     

     

     

     

    평범한 시골길에 위치한 대륙의 화장실. 지린내와 담배 냄새가 많이 났다.

    지저분하긴 했지만,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시골에서 이런 화장실 모습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인들에게도

    "위생"관념이 생기는 중이라고 하니 앞으론 달라지겠지?

     

     

     

     

    길가에서 딸기를 파는 아줌마. 품종개량이 안되어서 딸기가 작았지만, 맛은 일품이었다.

     

     

     

     

    우리를 안내해 줄 현지 가이드 제리가 호도협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있다.

     

     

     

     

    트레킹의 시작점인 나시객잔에 도착했다. 이곳은 원래 현지 나시족의 평범한 집이었는데,

    서양인들이 트레킹 코스를 이용하면서 여관으로 확대된 형태가 되었다.

    원래 있던 한 두 칸 집 옆에 여행객들이 숙박할 수 있는 방을 덧붙여 만든 형태이다.

    시설은 생각보다 좋아서 VIP룸은 텔레비전도 있고 따뜻한 물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나시객잔 마당에서 풍성하게 건조되고 있는 옥수수들. 나시족의 주식은 밀가루와 옥수수라고 한다.

    쌀은 고도가 높아서 재배할 수 없으며 관광객들이 먹는 쌀은 평지에서 사온다고 한다.

     

     

     

     

    객잔의 마당. 설명이 필요없다. 아름답다.

     

     

     

     

    나시객잔에서 올려다 본 하늘의 모습. 이곳은 공해가 전혀 없어 하늘이 무척 맑고 구름도 티없이 희다.

     

     

     

     

    나시객잔 문 밖의 작은 쉼터. 투박하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나시객잔 뒷 마당에 있는 땔감.

     

     

     

     

    나시객잔 인근의 밭과 농부. 이 지역은 고산지역이기 때문에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계단식 밭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쟁기질이 정겹다.  

     

     

     

     

    우리의 짐(배낭)을 운반해 줄 말. 짐을 메고 걸어야 진짜 트레킹이겠지만 

    첫날 코스가 제일 어렵기 때문에 짐을 말에 싣기로 했다.

    (만약에 짐을 직접 메고 갔다면 모두 쓰러졌을 거다) 

     

     

     

     

    나시객잔의 마당에서 부엌을 바라본 모습. 각종 트레킹 정보와 관련된 종이들이 붙어 있다.

     

     

     

     

    나시객잔의 부엌. 가스 레인지도 보인다.

     

     

     

     

    나시객잔의 부엌. 칼이 많이 보인다.

     

     

     

     

    나시객잔의 부엌. 가까이에서 본 가스 레인지. 팬의 손잡이를 직접 깎아 만든 나무인 것이 재미있다.

     

     

     

     

    나시객잔의 부엌. 도마가 둥근 모양이다. 도시적인 청결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나시객잔의 부엌. 주문내역서와 영수증이 보인다.

     

     

     

     

    나시객잔의 부엌 옆쪽 모습.

     

     

     

     

    나시객잔 부엌 옆쪽의 개수대 모습. 딸기를 닦고 있는 것 같고, 설겆이 해야 할 그릇들이 보인다.

     

     

     

     

    나시객잔의 객실. 이곳이 첩첩 산중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깨끗한 잠자리가 생소하기도 하다.

    책상 밑에 슬립퍼도 보인다.

     

     

     

     

    말 등에 우리짐을 싣는 모습. 왼쪽이 마부이고 오른 쪽은 운전기사 아저씨다.

     

     

     

     

    나시객잔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했다.

    우연히 발밑을 봤는데, 어디선가 많이 봤던 표시가 있었다.

    마치 제주 올레처럼 트레킹 코스의 순방향(파란색)-역방향(빨간색) 화살표가 페인트로 그려져 있다.  

     

     

     

     

    나시객잔을 출발하면서 만난 촌로.

     

     

     

     

    우리 짐을 싣고 갔던 말의 똥. 막 싼 똥이라서 김이 아직 모락 모락...

    사실, 트레킹 내내 말똥은 친구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만큼 어디가나 말똥이 널려 있었다.

     

     

     

     

    전 트레킹 코스 중에서도 가장 힘들기로 유명한 28bends를 앞두고 작은 매점을 만났다.

    음료수나 과일 등을 놓고 파는 가게였는데, 사진에 보이는 분은 원래 주인은 아니라고 한다.

    주인이 일이 있어 대타로 가게를 보고 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덕분에 나도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매점에 붙어 있는 재미있는 가격표. 그림으로 표시를 해 놓았다.

     

     

     

     

    매점에서 파는 꿀덩어리. 보기에는 아주 약간 지저분해 보이지만, 진국이라고 한다.

     

     

     

     

    매점을 보고 있던 아줌마가 그리고 있는 그림. 소박하지만 예술성 있는 그림이다.

     

     

     

     

    28bends를 코앞에 두고 여행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보였다.

    28bends는 호도협 트레킹 코스 초엽에 있는 오르막길로서

    28번 구부려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과 달리 지금은 23개만 남아 있다고 한다.

    코스가 너무 힘들어서 몇 개를 합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28bends를 지난 어느 곳에서 이름 모를 이의 무덤을 만났다. 돌무덤으로서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다.

     

     

     

     

    산길을 오르다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숨이 턱까지 차 오르고 눈앞이 노랗게 보인다.

    그러나 하늘빛은 눈부시게 파랗다.

     

     

     

     

    28bends를 지나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했다.

    옥룡설산 정상의 모습은 마치 설악산의 울산바위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규모가 다르다. 완전히 다르다. 내 느낌으로는 울산바위를

    약100개 정도 합쳐 놓은 듯한 크기이다. 쿠푸왕의 피라밋을 직접 보듯

    그냥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며 경외감이 절로 든다.

     

     

     

     

    옥룡설산의 모습.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준다.

     

     

     

     

    트레킹 코스에서 내려다 본 호도협/금사강의 모습.  

     

     

     

     

    함께 여행한 사람들과 기념 사진 한 컷! 남자인 가이드를 제외하면 내가 유일한 남자다.

    굳이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찾아온 분들이라서 모두 산처럼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윗 사진을 찍은 지점. 사진 촬영 비용이 8원이라고 쓰여 있다.

    엥? 사진 찍는 데 웬 비용? 이곳은 정부에서 관할하는 곳이 아니고,

    지역 주민이 이 지점을 점거(?), 관리하면서 돈을 받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사진 촬영비를 8원에서 5원으로 깎아 준다는 글씨가 한글로 분명하게 적혀 있다.

    우리 일행 모두는 사진 찍는데 돈을 받는다는 사실에 약간 놀랐지만,

    결국은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에 넋이 나가 모두 5원을 내고 사진을 찍었다.

     

     

     

     

    이름 모를 들꽃들. 모든 생명에서 경외감을 느낀다.

     

     

     

     

    산비탈에서 자유롭게 방목되고 있는 산양들. 이곳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끝에 보이는 강아지가 양치기로서 모든 양들을 제어하고 있다.

     

     

     

     

    점심식사를 한 차마객잔에 도착했다. 표지판 윗쪽에 보이는 글자는 나시족의 상형문자인 동파문자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동파문은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상형문자라고 한다.

    현재까지 약 2,000자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는 동파문자는 1960년대까지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억압정책으로

    사용이 억압되다가 리장을 중심으로 학교 수업 허용을 요구하는 운동이 일어났으며,

    1980년대에 이르러 동파문 신문과 서적이 발행되었다고 한다.

     

     

     

     

    차마객잔의 모습. 기본적으로 객잔의 모습은 비슷하다.

     

     

     

     

    차마객잔에서 먹은 음식. 매우 많은 음식 중에서 한국 사람에게 맞는 음식을 골랐다.

    우선 안남미로 만나는 흩날리는(?) 쌀밥과 카레가 보인다.

    그 뒤로는 요구르트에 버무린 바나나와 볶음면, 그리고 돼지고기 볶음이다.

    이곳은 중국이고 볶음 요리가 대세이다. 글쎄... 사실 볶는 정도가 아니고

    기름에 튀기는 정도로 모든 음식재료에 기름을 들이 붓는다.

    객잔의 주요 메뉴는 팬케잌 등 서양식이 많다. 이는 호도협 트레킹 코스가 원래 유럽 등

    서양인들이 발굴한 여행 코스이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게 되면서

    닭백숙이나 카레 등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는 음식 메뉴를 객잔 주인들에게 알려주었다고 한다.

     

     

     

     

    객잔 근처에서 본 돼지 우리. 햐... 너희들 팔자가 상팔자로구나! (나는 힘들어서 헉헉...)

     

     

     

     

    중도객잔 가는 도중 만난 농부초당.

    바람과 비가 많은 이곳 날씨의 특성상 농부들이 몸을 쉴 곳이 필요한데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다.

     

     

     

     

    사람 얼굴과 비슷한 바위. 바위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우리 현지 가이드인 제리.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 바위 옆으로 전신주와 전깃줄이 보인다.

    와우! 어떻게 이렇게 험한 곳에 전신주를 세우고 전깃줄을 연결했을까?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역시 사람의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인가보다.

     

     

     

     

    트레킹 코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수로.

     

     

     

     

    트레킹 코스에서 내려다 본 모습. 구불구불한 아스팔트 길이 재미있다.

     

     

     

     

    아! 드디어 중도객잔에 도착했다!!! 나는 처음 맛보는 고산병에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 

    온몸이 원기가 모두 남김 없이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중도객잔의 입구. 정말 반갑다!

     

     

     

     

    중도객잔의 마당. 규모가 제법 크다.

     

     

     

     

    중도객잔에서 맞이한 저녁식사. 가지볶음과 토마토 계란볶음, 그리고 감자볶음과 닭백숙이 메뉴다.

    닭백숙은 한국 사람들이 객잔 주인에게 알려준 메뉴라고 한다.

    배려심이 많은 가이드 루피님이 비닐 장갑을 끼고 손으로 살코기를 하나씩 발라주고 있는 모습이다.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방목한 닭이어서 그런지 살코기가 정말 쫄깃쫄깃했다.

     

     

     

     

    중고객잔 식당에서 바라본 옥룡설산의 모습. 여기는 어디에서나 눈을 들면 이렇게 절경이 펼쳐진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는 옥룡설산의 모습.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식당에 붙은 천에 전 세계 사람들이 낙서를 해 놓았다. 태극기와 '앵벌이 여행단'이라는 한국어가 눈에 띈다.

     

     

     

     

    한국 사람이 걸어 놓은 듯한, 참이슬 페트병. 한국 사람들은 이곳에서도 흥겹게 먹고 마시는 걸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공정여행에 뜻을 둔 사람들이라서 매우 조용해서 객잔 주인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중도객잔의 식당에 앉아 맛있는 밥을 먹은 후, 맛있는 현지 맥주(DALI 맥주)를 마시며 충전하고 있는 우리 일행들. 

    첫날 일정이 너무 힘들어서인지, 모두들 빨리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7시쯤 바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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