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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에 올라 03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이재원의 여행기 모음 2020. 5. 10. 16:41728x90반응형
3일차 일정의 핵심은, 호도협에 가까이 가 보는 것이었다. 동영상을 첨부하기도 했지만, 호도협의 장쾌한 물살은 직접 보지 않으면 진가를 알기가 힘든 것 같다. 물살과 멀리 떨어진 높은 길에 있어도 호도협의 물소리가 들릴 정도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갔을 때(5월 중순)는 아직 우기가 오지 않아서 물이 줄어있는 상태였다고 하며 우기에는 수심이 2미터 정도 더 높아진다고 한다.
덧붙여서, 고산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고산병 하면 숨도 못 쉴 정도로 쓰러지거나 혼절하는 것을 상상할 수도 있는데 보통 사람들에게는 가볍게 증상이 나타난다. 평평한 길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조금만 오르막길을 걷게 되면 숨이 가빠진다. 숨이 가빠지다 못해 폐가 쪼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숨이 가쁘니 체력이 쉽게 고갈된다. 그래서 힘을 내기가 쉽지 않게 된다. 직접 경험해 보니 매우 신기한 느낌이었다. 음... 그러므로 아무런 준비 없이 호도협 트레킹에 가게 되면 나처럼(?!) 생 고생을 하게 될 거다.
<3일차 코스 안내도>
<3일차 일정>
07시: 기상
08시: 아침식사(중도객잔)
09시: 출발
11시: Tina's 게스트 하우스 도착, 점심식사
13시: 출발
14시: 중도협 도착(호도협 물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
16시: Sean's 게스트 하우스 도착, 저녁식사 후 자유시간, 취침
중도객잔의 입구 쪽 모습이다. 배경에 엿보이는 옥룡설산의 웅장한 모습만 아니라면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풍경에 다름 아니다. 집의 형태를 보면 기와집인데, 매우 손쉽게 짓는다고 한다. 겉은 돌을 쌓아 올리고 내부는 나무로 대충 얼기설기 가로대를 세운 후 만든다고 한다. 기와는 우리나라 한옥의 기와보다 작은 편이며 글쎄... 견고하게 덮는 느낌라기보다는 대충 얹어 놓는 느낌이다. 투박하지만, 매우 정감이 느껴지는 집이다.
중도객잔 주인의 차고. 해발 2,500미터가 넘는 고지대의 첩첩산중이지만 차를 가지고 있다. 약간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중에 리장에 가서 놀란 사실이지만, 중국에는 정말 온갖 종류의 외제차들이 있다. 예컨대, 국민차가 아우디라고 할 정도로 아우디가 흔하다. 빈부격차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지점이었다.
중도객잔의 카운터 겸 창고. 매우 수수한 모습이었다. 조심스러워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이곳에서는 10대 중반의 아가씨들이 일을 한다. 대부분 객잔 주인의 딸이나 친척들이라고 한다. 뭐가 즐거운지 까르르 까르르 쉴새 없이 웃고 떠든다. 이곳 남부 지방 사람들의 특성이 여유가 많고 순하다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 때문인 것 같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원래 객잔이라는 곳은 차마고도가 지나는 길가에 서 있던 그냥 일반 생활집이었는데, 서양인들이 자꾸 찾아오고 그러면서 여관 건물을 신축하고 덩치가 커지는 패턴을 겪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이 집안은 객잔으로 한 번에 일어선 것이다.
객잔 벽에 붙어 있던 (북경 소재) 호스텔의 선전 스티커. 이름이 '와다' 호스텔이다. 그림의 주인공은? 그렇다, 이소룡이다. 이소룡이 괴성을 지르며 발로 차는 모습을 사용한 거다. 흠... 저작권을 내고 사용하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재미난 스티커라서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게 되었다. 객잔에는 이런 홍보 스티커나 포스터가 많이 붙어 있다.
중도객잔 마당에 붙어 있는 전망대. 나무를 대충 잘라서 아이스크림(하드) 나무 막대를 꽂은 것 같은 모양으로 만든 의자가 귀엽다. 식탁의 재질은 돌이다. 이곳은 돌이 흔해서 그냥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을 줒어다가 이런 것들을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경치!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멋지다. 식사를 하고 저 의자에 편안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조촐한 아침식사. 공정여행이기 때문에 (적어도 산에서는) 각자의 컵과 수저를 들고 다니며 사용했다. 메뉴는 매우 간단하다. 바나나를 잘라 고명으로 올린 도톰한 팬 케잌과 계란 볶음, 나시빠빠라 불리는 밀가루 빵과 요구르트, 그리고 천연꿀이다. 원래 이 지방의 전통음식은 나시빠빠이다. 밀가루 빵을 화덕에 구워서 꿀이나 계란을 함께 싸서 먹는다. 그런데 웬 팬케잌? 이건 서양사람들이 이 지역을 많이 찾다 보니까 그 영향으로 서양사람들의 식단이 들어온 것이다. 맛은? 상당히 괜찮았다. 모든 것을 기름에 담그는(?) 중국식 음식보다는 담백했다.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하기 전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가이드 루피님과 한 컷! 알고 보니 나와 대학 동기동창이다. 음... 참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우선, 배려심이 참 많았다. 어쩌면 여행 가이드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직업이다. 관광객들이 원하는 걸 미리미리 파악해서 준비하고 배려해야 하니 말이다. 이런 점에서 루피님은 참 훌륭했다. 우리가 목이 마를 때면 미리 맥주를 준비한다든지, 하드를 준비한다든지 이런 저런 배려가 많았다. 그리고 중국에서 유학한 경험을 바탕으로 때마다 이런 저런 정보들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안내해 주었다. 작은 중국어 한 마디도 귀찮아 하지 않고 통, 번역하는 성실한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글쎄... 돈을 내고 간 여행이니 당연히 서비스가 좋아야 하겠지만, 알면 알수록 인간적인 매력이 많은 사람이었다.
중도객잔의 천하제일화장실. 뭐가 천하제일이냐고? 앉아서 옥룡설산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잖아!
중도객잔을 뒤로 하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제 고생을 해서 그런지 몸 상태는 조금 적응되었지만, 아직도 오르막길이 무척 힘들다. 조금만 오르막이 나와서 숨이 가빠지고 힘들다. 헉헉... 준비를 열심히 할 걸... 그러다 만난 시원한 폭포.
호도협 성황당의 모습. 성황당이라니... 신기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가 봤는데, 우리나라 성황당과 비슷한 것 같다. 사람 마음은 다 똑같나 보다.
길을 걷다 만난, 수로. 이 물길을 통해 사람들이 물을 얻는다고 한다.
말똥. 앞서 말했듯이, 여기는 말똥의 천국이다. 어디나 말똥이 밟히고 냄새가 난다. 첫날은 조금 역했지만, 이제는 조금 익숙해지는 듯 하다.
두 시간만에 도착한 Tina's 게스트 하우스. 왜 이름이 영어냐면, 원래는 주인 이름이 중국어인데 서양인들이 호도협 트레킹 코스를 개발했기 때문에 영어로 음역한 이름을 사용한다고 한다. 서양인들이 많냐고? 많다. 주로 유럽인들이 많은 것 같고, 서남아시아에서 온 일행도 보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대부분이 서양인들이었다.
게스트 하우스 앞에서 만난 현지인 할머니.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냐고 여쭈었더니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Tina's 게스트 하우스(객잔)의 메뉴. 대나무 살을 이어 만들었다. 메뉴가 참 많다.
우리 일행이 고른 닭고기 국수. 면발은 쫄깃, 국물은 시원. 참 맛있었다.
또 다른 음식. 바나나와 사과에 야구르트를 얹은 샐러드와 고추 돼지고기 볶음이다.
Tina's 게스트 하우스에는 이런 방도 있었다. 생각보다 현대적이다.
게스트 하우스 근처에서 집 짓는 모습. 게스트 하우스가 장사가 잘 되니까 이렇게 건물을 신축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아찔하게 보이는 구름다리.
드디어! 호도협 물길로 가까이 내려왔다. 물살이 세차다
간이 화장실. 사진 찍기 조금 전에 어떤 여성이 들어갔다. 천막의 아래 부분이 다 찢어져서 바람에 날리고 있었는데, 자리 잡고 앉으면서 손으로 잡고 있는 중이다. 에구... 고생이 많으시네요.
중도협의 웅장한 모습을 배경을 사진 찰칵! 이날은 비가 와서 우비를 입고 있다.
굳이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찍은 사진. 표정은 그렇지 않지만, 사실은 겁에 질려 있다.
중도협 물살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접근하는 사람들. 저 다리와 각종 시설은 중국 정부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개인이 만든 거라고 한다. 요금도 받는데, 개인적으로 받는 거라고 한다.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자연은 모두의 재산이니까)... 아직까지 정부의 관리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중도협 바로 옆쪽으로 소원을 적어 붙여 놓는 작은 매점(?)이 있었다. 바람이 심해 다 날아갈 것 같았는데, 용케도 붙어 있다.
한국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이는 종이 쪽지도 있었다.
우리 일행의 단체 사진.
중도협에 왔다 가다. 공식 기념 사진 찰칵!
장엄한 중도협 물살을 뒤로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빠르게 올라가는 길도 있지만, 우리의 체력 상태를 고려해서(?) 완만하게 돌아서 올라가기로 했다. 사진에 보이는 길은, 바위를 깨서 만든 길이다. 캬... 인간의 힘이란 대단하구나. 길이 좀 낮아서 나는 계속 머리를 숙이고 걸어야 했다.
일행인 두란씨와 진혜씨. 호도협만큼 맑은 사람들이었다.
중호도협이라고 적인 이정표. 정말 절경이다.
다시 시작된, 오르막길... 숨이 가빠온다. 체력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헉헉...
루피님과 함께 이번 트레킹을 함께 한 현지인 가이드 제리(25세). 한족과 (소수민족인) 백족의 혼혈이라고 한다. 이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상해로 유학을 가서 종합대학의 컴퓨터 관련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졸업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여기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얼버무린다. 지금은 미국계 에코여행사에 소속되어 가이드 일을 하고 있단다. 우리는 걸으면서 마오쩌뚱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내가 마오는 중국의 독립을 쟁취한 위대한 리더요 정치가라고 칭송(?)하자 제리는 '문화대혁명'을 언급하며 실수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일제 시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그는 우리나라가 일제에 압제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처음 듣는다고 했다. 으이그... 중국놈들 나쁜 놈들... 동양사도 공부를 시켜야 할 것 아냐!
Sean's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마을 어귀에 들어오니 일을 하고 있는 동네 아낙들이 보였다. 음... 퇴비를 만들어 옮기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은 순하고 친절하다.
나무를 해서 짊어진 할아버지. 내게 길을 양보해 주시려 해서(기다리시겠다는 시늉을...) 지나가시라고 손짓을 했더니 지긋이 미소를 보이신다. 아무 말도 않고 그냥 서 계신 것만으로도 많은 스토리를 전해 주시는 듯 하다.
산비탈에 집을 짓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의 모습. 자연과 하나인 듯 모습이 자연스럽다.
오늘의 목적지인 Sean's 게스트 하우스. 너무 너무 반갑다. ㅠㅠ
아... 놔... 이젠 더 이상 오르막을 걸어갈 힘이 없단 말야!!!
게스트 하우스에 막 도착해서 쉬고 있을 때, 두란씨와 제리를 한 컷! 귀여운 모습이다.
게스트 하우스 내에 있는 카페. 목조 건물 특유의 아늑함이 느껴진다.
맛있는 카레밥. 한국에서 먹던 맛을 기대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수 많은 메뉴 중에서 그나마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른 한국인 가이드 루피님의 세심함.
중국식 군만두. 바삭바삭 맛있었다.
오늘의 별미! 그렇다. 피자다. 나시빠빠에 각종 채소와 치즈를 올려서 구운 것이다. 맛은? 좋았다. 이런 첩첩산중에서 이런 음식을 먹는 게 어디냐!
(피곤해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이 객잔에는 욕조가 있었다. 와우! 욕조라니! 나는 40분간 뜨거운 물을 받아 몸을 담그고 목욕을 했다. 내 몸이 스르르 녹아서 물이 되는 듯 했다. 내일은 나시족의 그림같은 보금자리인 석두성 마을에 간다고 한다. 정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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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 > 이재원의 여행기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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