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임창정 vs 강산에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사진+동영상 2021. 11. 9. 06:59
    728x90
    반응형

    ODG는 아동 의류 전문 브랜드다. 그리고 구독자를 283만명이나 거느리고 있는 인기 유튜브 채널이기도 하다. 유튜브 채널 컨텐츠 중에서도 (아이들이 모를 가능성이 큰, 그러니까 연배가 조금 높은) 연예인을 초대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게 하고, 아이들이 연예인이 누군지 모르는 다소 어색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상황을 찍어서 올리는 에피소드가 유명하다. 그리고 또 그 중에서도, 노래방 세트를 지어 놓고 가요사에 획을 그은 가수들을 초청해서 '동네 아줌마, 아저씨'라고 소개한 후 라이브로 엄청난 가창력을 보여준 후에 아이들 반응을 살피는 컨텐츠가 유명하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아래 두 영상을 먼저 보시라. (가수가 노래도 부르고 청소년들과 대화도 나누기 때문에 러닝 타임이 조금 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시간을 들여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동영상이다: 가수가 노래 자체를 엄청나게 잘 부르기도 하거니와, 보면서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강산에 편> (출처: ODG 유튜브 채널)

     


    <임창정 편> (출처: ODG 유튜브 채널)

     


    잘 보셨는가? 두 동영상에 관해서 말하기 전에 우선 분명하게 다짐해 두고 싶은 말이 있다: 기본적으로, 나는 임창정 씨를 싫어하지 않는다. 나는 임창정 씨가 1990년에 정지영 감독께서 만드신 '남부군'이라는 영화에서 배우로 데뷔했을 때부터 관심있게 지켜보았다(당시에 학교에서 중간고사 끝난 후에 단체로 이 영화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한 마디로, 그는 한국에서 '멀티 엔터테이너'라는 개념을 현실 속에서 처음으로 구현해 낸 인물이다. 배우로서도 뛰어난데 가수로서는 더 뛰어난 타고난 연예인이다. 충분히 인정한다. 

     

    각설하고, 강산에 씨가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며 대화한 내용을 소개한다.  

     

    강산에: 안녕하세요? 저...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지 않죠? 

    학생: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어... 잘 모르겠어요. 

    강산에: 아뇨, 당연한 거죠. 저는 옛날에 노래를 좀 했어요. 지금은 낚시 하고 있어요. 그쪽은요? 

     

    강산에 씨는 학생들과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자신에 관해서 어떤 전제를 드러낸다: "저는 옛날에 많이 활동한 가수입니다. 제 음악 세계에 자신감은 있지만, 어쩌면 당연하게도, 젊은 그대들은 저를 모를 거에요. 오히려, 그대가 저를 알고 있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지도 몰라요." 

     

    한편, 임창정 씨가 학생들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을까? 

     

    학생: (미소를 띄우며) 안녕하세요? 

    임창정: 왜 그 사람하고 닮았어? 

    학생: (웃으면서) 좀 많이 닮으셨는데요? 

    임창정: 많이 닮았어? 

     

    임창정 씨도 학생들과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자신에 관해서 특정한 전제를 드러낸다: "반갑다. 나는 오래 전부터 유명한 가수로 활동해 왔고, 그래서 내 노래는 널리 알려져 있어. 너는 어려서 나를 모를 수도 있겠지만, 글쎄다... 어디에서든지 내 목소리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걸? 그렇지?"

     

    시작부터 두 사람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대는 당연히 저를 모를 겁니다" vs "너, 나 알고 있잖아?"


    다음으로 두 사람이 학생들과 나눈 대화 중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소개한다. 

     

    먼저, 강산에 씨 경우: 

     

    강산에: 혹시 희망하고 있는 진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요? 

    학생A: 저는 시각 디자이너가 꿈이에요. 

     

    학생B: 원래는 음악을 쭉 해 오다가, 대학을 승강기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게 돼서... 

    강산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학생B: 이쪽 대학을 가면, 졸업 후에 바로 취직이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아버지가 일용직을 하시다 보니까, 제가 돈을 벌면서 빨리 아버지를 일을 관두게 하고 싶어서 가게 되었어요.  

     

    다음으로 임창정 씨 경우: 

     

    임창정: (학생이 자신을 알아봤다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친구들이 그 임창정 노래 많이 부르나? 

    학생C: 네, 많이 부르는 것 같아요. 

    임창정: 친구들이 (나처럼) 노래를 잘 하나 보네. 

     

    임창정: (학생이 자신을 알아봤다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네가 아는 그 가수도 노래 이렇게 잘 하지(어때? 나 노래 엄청나게 잘 하지)? 

    학생D: (옆에 앉은 아저씨가 임창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네, 엄청. 완전 똑같아요. 

     

    동영상 중반에 들어서니, 두 사람이 보여주는 차이가 더욱 강렬하게 드러난다. 강산에 씨는 대화 주제가 '학생이 원하는 바(꿈, 진로)'나 '학생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로 향한다. 반면에, 임창정 씨는 오로지 '내가 얼마나 노래를 잘 하는가' 혹은 '나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어'로 모든 대화가 이어진다. 임창정 씨가 가진 최대 매력은 친근함과 유머러스함이다. 그래서 위 대화에서도 친근한 유머러스함이 그대로 배어난다. 하지만 오고가는 대화를 관계 면에서 냉정하게 판단해 본다면, 주제를 '나'에게만 두고 있는 임창정 씨보다는 개방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상대'에게 관심을 두는 강산에 씨가 훨씬 더 성숙하게 느껴진다. 한 마디로, 강산에 씨가 보여주는 태도는 '정중한 호기심'이다. 

     

    나는 (해결중심)상담 전문가로서, (상담이 가진 본질은 결국 대화라서) '마음을 여는 대화법'을 동료들에게 종종 가르친다. 특히, 최근에 나는 '격렬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는 내담자'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어떻게 대화를 풀어낼 것인지에 관심을 쏟으면서 공부하고 있다. 국내/외 서적을 가리지 않고 읽고 있는데, 저항하는 내담자에게 다가가는 구체적인 테크닉은 수 백만 가지가 있겠지만, 이 수 백만 가지 테크닉을 모조리 배우고 싶고 익히고 싶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끝에는 아주 간단한 개념이 서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다: '정중한 호기심.' 상대를 억지로 끌고 다니지 않겠다는 마음, 내 위주로 대화하지 않겠다는 겸손함.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태도.


    해외 고급 강점관점실천 자료
    이메일 뉴스레터로 편하게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Solutionists'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https://vo.la/gN9Du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jaewonrhie@gmail.com)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