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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달 이야기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커플치료(성공회대) 2020. 2. 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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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Elliott Connie(2012) - "Solution Building in Couples Therapy" 
    번역: 이재원(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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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장. 치료의 방향 설정하기

    https://empowering.tistory.com/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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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장. 내담자 부부와 관계 맺기(Connecting with the couple)  

    https://empowering.tistory.com/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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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4장. Honeymoon Talk

    커플의 과거 성공 경험을 리뷰하기

    상담자의 언어에서 '예외'란 내담자가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을 만들면서 무의식적으로 생활 속에서 긍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예외는 해결중심모델의 출발부터 중요한 부분이었다. 밀워키에서 해결중심모델의 개발자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문제패턴을 중단하고 해결책으로 나아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일했으며, 이 원리는 개인뿐만 아니라 커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문제가 많은 커플이라도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는 언제나 존재한다. 과거에 언젠가 그들은 서로 결합할 선택을 했고 좋은 관계를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과거는 상담자가 탐색해야 할 긍정적 경험으로 가득 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아래에서 미쉘, 스테파니 커플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한다.

    상담자: 아까 두 분께서는 함께 사신지 5년이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그런데 처음에 어떻게 만나게 되신 거예요?
    미쉘: (웃으면서) 클럽에서요.
    스테파니: (역시 웃으며) 보통은 우리가 가지 않는 클럽이었어요.
    미쉘: 에구~ 잘못 들으면 저희가 밥 먹듯이 클럽을 드나든 것 같은데요, 사실 그건 아니구요, 거긴 클럽이라기보다는 작은 펍에 가까워요.
    상담자: 그러면, 두 분은 작은 펍에서 만나신 건가요?
    미쉘: (웃으면서) 아뇨, 클럽에서요. 작은 스트레이트 클럽이었는데 친구들 몇몇이 제게 가자고 청해서 가게 됐죠.
    스테파니: 전 그때 막 솔로가 되었기 때문에 혼자서 그곳에 갔구요.
    상담자: 처음에 어느 분이 먼저 상대를 알아 보셨나요?
    미쉘: 제가 먼저요.
    상담자: 지금 우리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데요, 그러면 미쉘은 당시에 스테파니의 어떤 부분에서 끌린 거죠?
    미쉘: 완전 멋졌거든요. 스테파니가 왔다갔다 하는 걸 보는데 너무 섹시하더라구요.
    상담자: 와! 눈 깜짝 하는 사이에 정말 많은 말을 하시네요. 그러니까 당신이 스테파니의 외모를 발견한 거군요?
    미쉘: 네, 정말 멋졌어요. 그냥 왔다갔다만 하는데도 간지가 줄줄 흐르더라구요.
    상담자: 뭐가 그렇게 섹시했나요?
    미쉘: 머리부터 발끝까지요. 옷 입은 거, 전반적인 외모, 얼굴 인상까지.
    상담자: 스테파니, 당신은 미쉘을 언제 발견했나요?
    미쉘: 그날밤, 제가 작은 사고를 하나 쳤죠.
    스테파니: 맞아요, 그날 미쉘 때문에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이 순간 멈췄어요. 그날밤 저는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앉아 있었고... 맞아요, 출입문 옆에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미쉘이 저에게 오더니 '이름이 뭐예요?' 라고 말했고 사람들이 일순간 멈췄죠.
    상담자: 잠깐만요, 당신이 그랬다구요?
    미쉘: (웃으며) 맞아요.
    스테파니: 전 놀랐죠. 아니, 이 사람이 왜 이 모든 사람들을 정적에 빠뜨리고 나에게 와서 이런 말을 했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무척 흥미로운 일이었지요. 그래서 미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어요.
    상담자: 그러면 스테파니, 당신은 그날밤 미쉘의 어떤 매력을 발견하셨나요?
    미쉘: (웃으며) 제가 쫌, 섹시했죠.
    스테파니: 맞아요. 그렇지만 미쉘은 단순히 섹시한 게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미쉘: 스테파니는 제가 그날밤 뭘 입었는지도 기억해요.
    스테파니: 맞아요, 마치 어젯밤에 본 것처럼 기억이 나요.
    상담자: 그래요? 그러면 스테파니, 당신은 당신이 미쉘에게 매력을 느꼈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여 줬나요?
    스테파니: 미쉘이 춤을 추고 있었는데요, 제가 그녀에게 다가갔고 우린 함께 춤을 췄죠. 그런데 그때 일대 사건이 벌어졌어요.
    미쉘: (웃음)
    스테파니: 제 전 여친이 그 클럽에 나타났지 뭐예요. 전 여친이 춤추고 있던 미쉘과 저 사이로 들어왔고 (인사를 나눈 후) 전 미쉘에게 돌아가서 사과했어요.
    미쉘: 전 그 여자가 스테파니의 당시 애인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어이쿠 이거 큰일 났네, 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스테파니는 내게 돌아 와서 사과하고 그 여자가 전 애인이라고 말해줬죠.
    상담자: 당신이 미쉘에게 돌아가서 사과했다고요?
    스테파니: 네, 저는 미쉘에게 그 여자는 제 전애인이라고 말해 주고 제 전화번호를 주고 싶었어요. 그 사람은 그냥 과거의 사람일 뿐, 저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거든요.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제 전 애인을 신경쓰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상담자: 좋아요, 그러면 두 분이 사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죠?
    미쉘: 한 달쯤 걸렸죠.
    상담자: 두 분이 그렇게 빨리 가까워지신 이유가 뭐죠?
    미쉘: 우리는 모든 것을 함께 했거든요.
    상담자: 구체적으로 무엇을 함께 했나요?
    스테파니: 말 그대로 모든 것이요. 동네 슈퍼도 함께 가고 쇼핑몰도 함께 가고 아들을 여러 곳에 데려가는 것도 함께 하고... 지금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죠.
    스테파니: 맞아요. 당시에 미쉘은 해슬럿에 살았고 저는 댈러스에 살았어요. 해슬럿과 댈러스는 거리가 무척 멀었는데도 저는 매일 그 먼 길을 운전해서 미쉘을 만나러 가곤 했죠. 만약 바빠서 그렇게 하지 못하면 최소한 주말은 함께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 살기 시작했을 때는 일이 끝나자마자 미쉘을 만나러 집으로 달려가곤 했어요.
    상담자: 정말 먼 거리를 운전해서 다니셨네요.
    스테파니: (웃으며) 네.
    상담자: 그때, 두 분 행복하셨나요?
    미쉘: 네.
    스테파니: 네.
    상담자: 제가 당신에 두 분의 친구였다고 가정하면 제가 뭘 보고 두 분이 행복하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요?
    미쉘: 당시에는 사랑하는 마음이 많았기 때문에 늘상 웃고 다녔죠. 웃는 모습을 보고 알 것 같은데요.
    상담자: 스테파니, 당신 생각은요?
    스테파니: (웃음) 당신이 제 친구였다면 절대 저를 보지 못했을 거예요. 당시에 저는 미쉘에게 착 달라 붙어서 밖에 돌아 다니지도 않았거든요. 아마 그 모습을 봤다면 질투의 화신이 되었을 지도 몰라요.
    상담자: (웃으며) 좋습니다. 당시라면 제가 당신을 당신을 볼 수조차 없었을 거란 말이죠? 그렇다면 만약 당시에 제가 당신 친구이고 전화를 걸어서 두 분의 관계에 대해서 물었다면 뭐라고 대답했을 것 같은가요?
    (이 시점에 미쉘은 스테파니의 다리에 자신의 손을 얹고 첫 회기 상담이 끝날 때까지 거두지 않았다)
    스테파니: 좋다고, 너무 좋다구요.
    상담자: 그런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되었나요?
    미쉘: 스테파니는 다르게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최근까지도 그랬어요.
    스테파니: 제 생각엔 5년 중에 4년을 그런 상태였던 것 같아요.
    상담자: 와! 두 분이 그런 행복한 시간을 4년이나 유지하셨다고요?
    스테파니: 1년 전까지는 그랬죠.
    상담자: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행복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셨던 거죠?
    미쉘: 모르겠어요. 스테파니는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 줬죠. 무조건적으로요. 제가 살이 쪘을 때도 변함 없었어요.
    상담자: 그러면 스테파니의 무조건적인 애정 때문에 두 분이 그렇게나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셨던 건가요?
    미쉘: 네, 절대적으로요.
    상담자: 그러면 스테파니, 당신은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스테파니: 미쉘의 인격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미쉘은 늘 저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었죠. 미쉘은 언제나 저의 행복을 위해서 애써 주었어요. 저를 사랑해 줬고 제 곁에서 힘을 줬죠. 미쉘의 아들도요. 제가 이 가족의 일원인 것이 좋아요.

    상담자가 이 커플이 성공적으로 원만하게 잘 지냈을 때의 여러 가지 세부사항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어떤 것이 이 커플의 미래 관계에 도움이 될지 알기 어려우므로 (긍정적 경험에 관한) 모든 세부사항이 중요하며 상담자는 세세한 사항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쉘이 스태파니의 다리에 손을 얹고 치우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가 상담 초기에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했을 때와는 직접적으로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녀가 둘의 성공적이었던 경험에 대해 세부적으로 말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좀 더 감정적인 상태가 되었고 미쉘에게 관심을 보이게 되었으며 이러한 정서 상태는 행동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 긍정적인 분위기가 너무 강력해서 그때까지 그들이 나누던 문제들이 언제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1) 과거의 성공 경험을 탐색할 때 상담자가 해야할 일들


    커플의 성공 경험을 탐색할 때 상담자가 해야 할일은 그들이 친밀했던 시절에 대하여 최대한 세밀하게 확인하고 그들과 이야기하는 것이다. 디테일 속에 길이 있고, 이것들에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 상담자가 해야할 일이다. 상담에 오는 다수의 커플들은 심각한 경험을 하고 온다. 대부분의 경우에 커플들은 이러한 문제에 파묻혀서 과거의 언젠가 서로 관계가 좋았을 때를 기억하지 못하고, 행복했던 때로 되돌아 갈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생각을하지 못한다. 그들의 관계가 원만했던 과거의 시간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때의 긍정적인 면들을 현재로 가져오는 것이다.

    수년 전, 해결중심모델과 관련된 학술행사에서 어떤 강사가 말하길, 자신이 해결중심모델을 좋아하는 까닭은 이 모델로 상담하면 내담자들이 매우 강하게 동기를 부여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것은 해결중심 상담을 받는 내담자들이 다른 모델로 상담받은 내담자들에 비해서 원래부터 좀 더 동기가 많다는 게 아니었다. 다만 내담자들이 해결중심적 질문을 받고 답하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내게 되며, 이것이 변화 동기를 높인 이유가 된다. 커플과 상담할 때 상담자는 이 커플이 (비록 문제는 겪고 있지만) 최소한 상담장면에 나올 정도의 동기와 희망은 가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희망'은 상담자가 어떻게 해서든지 상담실로 가져와야만 하는 요소이다.

    상담자가 가져야 하는 목표는, 내담자 커플의 과거 성공 경험을 단지 확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자신의 성공 경험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돕는데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에 대해서 자신의 공로를 인정하기보다는 실패에 대하여 자책을 한다. 혹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힘들었던 이유를, 돌아갈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는(즉 자신들의 통제 밖에 있다고 생각되는) 과거의 외적 환경에 돌리기도 한다. 보통 커플들은 과거 한 때 서로에게 완전히 몰입해서 행복했지만, 아이가 생기고 이런 저런 일로 바빠지면서 더 이상 서로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되어서 관계가 나빠졌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설명은 사실이지만 관계가 좋았던 이유도 오로지 환경에 돌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노력했던 부분은 간과할 수 있다.

    
2) 커플에게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질문하기


    내가 커플 내담자의 과거 성공을 탐색할 때 사용하는 가장 유용한 질문은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이다. 이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면서 커플들은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긍정적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 된다. 내가 이 질문을 커플상담에서 늘 사용하게 된 이유는 상담실에 실제로 내방한 커플들이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경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이 질문을 처음 질문했던 커플들 중에서 한 커플은 수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지만 외도와 여타 문제들로 이혼을 고려중인 커플이었다. 내게 찾아 왔을 때 이미 그 커플은 두 사람 공히 엄청난 상처와 분노를 경험하고 있었다. 첫번째 회기에서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향해 당시 경험 중인 각종 문제의 책임이 모두 상대에게 있다고 계속 비난하였다. 그들은 서로 소리를 지르면서 싸웠고 급기야는 부인이 상담실을 나가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나는 서로 상처가 되는 말을 막아보고자 사력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첫번째 회기를 중단해야겠다고 느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나는 예전에 상담에서 썼을 때 효과가 있었던 질문 하나를 생각해 냈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그들에게 물었다. "그런데, 두 분은 처음에 어떻게 만나신 거죠?"

    그러자 이 커플의 태도가 거의 순간에 급변했다. 구들은 서로 처음 만나 사랑을 속삭였을 때를 기억하며 웃음을 띄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 편의 소설 같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내게 들려줬고 그 와중에 눈빛, 어조, 표정, 내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바뀌었다. 첫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해질수록 그들은 마치 그때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처음 만나서 사랑하게 된 이유를 서로 상대에게 돌렸다. 두 번째 회기에 왔을 때, 이 커플은 둘 사이에 긍정적 변화가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처음에 만나게 된 과정을 자세히 떠올려 본 노력이 관계 개선의 중요한 촉매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제 내담자 커플에게 첫 만남의 경위를 묻는 것은 내 커플 상담의 필수 요소가 되었으며, 이 질문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결과는 거의 동일하게 좋았다. 모든 커플이 어느 시점에서는 다시 함께 하겠다는 선택을 했는데, 이는 자신들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일들만큼이나 (첫만남처럼)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는 중립적인 현실 인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내가 커플에게 첫 만남에 대해서 질문하는 이유이다.

    3) 성공 경험에서 자신이 기여한 바를 인정하기


    사람들은 종종, 성공 경험에 대해서는 외적인 요인 때문이었다고 회고 하면서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성격에서 어떤 특성이 있거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갖기 전에는 행복했어요, 이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행복했어요, 직장을 옮기기 전에는 행복했어요." 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좋았던 시절에 대해 어떻게 그런 시간들이 가능했는지, 당신들이 무엇을 했길래 그렇게 좋았던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말할 수 있도록 상담자가 초대하면 그들은 말하기 시작한다.

    패트릭과 앨리슨은 수년 동안 별거를 하다가 우리 상담실에 찾아왔다. (앨리슨에 따르면) 패트릭은 말이 적고 의사소통이 서툴렀고 (패트릭에 따르면) 앨리슨은 끊임없이 잔소리를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한 부분은 수년 전 패트릭이 개인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두 사람의 관계가 무척 좋았다는 점이었다. 패트릭의 사업은 무척 번창하여 직원 수가 늘고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첫번째 회기에서 패트릭은 자신이 일터에서 100%의 에너지를 쏟아 붓느라 집에 오면 가족에게 신경쓸 여유가 없다고 말하였다. 한편 앨리슨은, 자신은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보느라 힘들어서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대화를 하고 싶은데 남편은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아서 속이 많이 상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잔소리를 하게 된다고 말하였다. 이 커플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청산유수로 쉼없이 온갖 불만을 표현했지만, 내가(상담자가) 둘이 처음에 만났을 때부터 가장 행복했을 때까지 어땠는지에 대해서 물어 보면 잘 지낸 기억이 거의 없는 것처럼 대답을 잘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잘 지냈을 시절에 대한 세부사항이 점점 나오면서, 내가 그들에게 던진 질문들, 즉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죠?' 라든지 '당신이 기분이 좋다는 사실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알렸나요?' 같은 질문에 답을 하면서 그들은 점차로, 관계가 좋았을 때 자신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나는 이들에게 다음 회기까지의 과제로, 과거에 두 사람 사이가 친밀할 수 있었던 이유들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서 목록으로 만들고 이것들이 일주일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주문했다.

    두 번째 회기에서 다시 만났을 때, 패트릭과 앨리슨은 뭔가 좀 달라 보였다. 좀 더 행복해 보였고 서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지난 일 주일이, 최근 수 년 동안 그들이 함께 보낸 시간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보고했다. 그들은 둘 다 서로 존중 받는 느낌을 받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방이 경청한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상담에 와야겠다고 생각했던 문제 행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일주일 만에 변화를 만들어 냈냐고 물으니 첫번째 회기에 했던 작업 덕택이라고 답했다. 즉, 패트릭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두 사람이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지 기억해 본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패트릭에 따르면 그들은 지금껏 자신들이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해 본 적이 거의 없으며, 과거에 행복했을 때 자신들이 뭔가를 해서 그랬던 거라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젠 과거에 그들이 뭘 어떻게 해서 관계가 좋았던 건지 알게 되었고 그 행동들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좀 더 쉬운 일임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4) 크게 말하라!


    최근에 내가 만났던 커플 그룹에서, 어째서 이렇게 많은 결혼이 실패하느냐, 는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은 대답하기에 너무 범위가 넓지만, 몇 가지 대답이 떠오른다. 그 중에 하나는 이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서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 우리는 그를, 그는 우리를 정말 잘 아는 것 같은 느낌이 생기고,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관계에 대해 어떤 가정들을 만들게 된다. 우리가 성공적이었던 과거 경험을 찾고, 그것에 대해 크게 말하게 되면 우리는 이따금씩 과거에 우리가 만들었던 가정들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한다. 게다가 이러한 잘못된 가정들이 우리를 긍정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이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한다. 앨리슨과 패트릭은 상담을 받기로 결정하게 된 계기인 그들의 문제에 대해서 말할 준비를 단단히 해 왔고 그들이 문제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런데 과거에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어떤 일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대답을 무척 힘들어 했다. 사실, 전에는 이런 질문을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대답은 지극히 일반적인 대답인데도 나는 들을 때마다 놀란다. 수 년 동안 이 두 사람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혹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서 논해 왔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결론이 쉽게 나지 않을 주제였기 때문에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관계는 악화되기만 했다.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처음에 서로 어떻게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묻지 않았다. 우리 상담실에서 그 질문을 받고 두 사람은 처음으로 맨처음에 어떻게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크게 나누면서 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의 과거 행동에 대해서 칭찬을 했고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어떤 커플 상담자-특히 문제 중심적인 지향점을 가진 상담자는-해결중심모델의 단점 중 하나가 과거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믿는데, 이것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 해결중심모델이 미래를 보려 하고 해결중심모델 실천가도 주로 미래 지향적인 질문들을 구사하지만, 이것은 커플들이 자신들의 과거 역사를 잘못 이해하기 때문이다. 드쉐이저가 지적했듯이 커플들은 현재 겪고 있는 문제에 신경쓰느라 과거의 성공에 대해서는 잊고 있을 때가 많다. 해결중심 상담가도 과거에 대해서 묻는다. 다만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성공 경험에 대해 묻는다.

    5) 해결중심 옷장


    몇 년 전에 우리 상담실에서 상담받은 40대 후반의 커플은 과거 탐색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좋은 사례이다. 세 번째 회기가 끝났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미래상을 깨닫고는 상담을 종료했다. 한 달쯤 후에 나는 남편에게서 전화를 받았는데, 그는 자신이 경험한 상담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한동안 이야길 나눴고 그는 내게 이메일로 뭔가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일 주일 후에 나는 그에게서 '해결중심 옷장'이라는 제목이 달린 이메일을 받았다. 편지 내용이 매우 사적이기 때문에 여기에 자세한 내용을 소개할 순 없지만, 주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두 사람은 상담 내용 중에서도 특히 과거에 대한 이야기-두 사람이 언제 어떻게 만났고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다루었던-가 좋았다고 썼다. 그는 전에는 한 번도 이런 시간을 가지지 못했는데 과거에 함께 즐거웠건 경험을 이야기 한 것이 관계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 경험을 여행을 준비하면서 옷장을 열어 입을 옷을 챙기는 과정에 비유했다. 즉, 우리는 옷장에 매우 다양한 옷을 보관하고 있는데 여행을 준비하면서 모든 옷을 싸지는 않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돋보일 멋진 옷만 챙긴다. 여행 짐에 포함되지 않는 옷은 과거의 문제와 같다.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지만, 즐거운 여행을 하기 위해 반드시 챙길 필요는 없는. 어떤 옷을 안 챙길 지를 고민하기보다는 여행에 가서 입고 싶은 옷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그는 고맙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는데, 내가 두 사람에게 더 고맙다.

    6) 벼랑 끝에서 돌아오기


    내가 최근에 상담한 애론과 멜린다 커플은 역동적인 커플이었다.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많은 내담자 커플이 그러하듯이 복도에서 서로 반대편에 떨어져 앉아 있었다. 통상적으로 첫번째 회기에 온 커플들은 큰 의욕이 없어 보이는데 이들은 이런 성향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였다. 멜린다는 처음부터 자신은 애론에게 화가 나 있으며 애론을 남편이나 남자로서 더 이상 존경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멜린다에게 막말과 모욕을 자주 하는 등, 애론은 예전과 너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애론은 이제 너무 뚱뚱하고 우울한 사람이 되었고, 멜린다에게 인생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을 선사(?)해 왔다 첫 회기에서 애론은 매우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는 슬퍼 보였고, 과거에 두 사람이 행복했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나는 멜린다가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환경에서 성장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파산하는 일이었는데 불운하게도 바로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애론은 무척 성공한 사업가였는데 경제가 침체되면서 그의 사업도 하향세로 들어섰고 마침내 모든 것-집, 자동차 등등-을 잃었다. 그녀는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 너무나 분노했지만 기본적으로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 같았다. 애론도 여전히 멜린다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이 분명했다. 과거 두 사람이 어떻게 잘 지냈는지를 상세하게 탐구하면서 그들은 해결책을 구축해 나갔고 마침내 그것이 그들의 결혼생활을 구원했다.


    커플들이 결혼생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볼 때면 나는 언제나 행복하다. 많은 경우, 심각하고 오래된 문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해결책은 사실은 매우 단순한 것이다. 치료적 관계안에서 발전되는 해결책은 내담자 커플에게 놀라움으로 다가가는데, 애론과 멜린다의 경우가 딱 그랬다.

    과거에 두 사람이 행복했던 시절에 대해 자세하게 물어볼수록, 그들은 바로 내 상담실에서 더 많은 행복감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대화의 어조, 특히 애론에 대한 멜린다의 말투가 변화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부드러워졌고 마침내 그녀는 애론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애론이 처절하게 직업적 시련을 겪었지만 다시금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멜린다가 이 말을 할 때, 애론은 울면서 말했다. "제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있는지 아내가 알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멜린다는 이어서 애론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는 힘들 수 있는 일을 아주 잘 수행하고 있으면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수 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애론은 지금은 제약회사에서 영업일을 하고 있었는데, 해 본 경험도 없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 이 일을 아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애론에게 그 힘든 일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영업 미팅장소에 도착하면 들어가기 전에 차 안에 가만히 앉아서 이 일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가족을 힘들게 하는 일만큼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되뇌인다고 답했다.

    회기가 진행될수록 우리는 미래중심 대화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 내가 애론과 멜린다를 만났을 때 두 사람에게는 커다란 분노와 아픔만이 있을 뿐이어서, 그들이 미래에 어떤 긍정적인 일들을 경험하기를 기대하는지에 대해서 나눌 수 없었다. 하지만 회기가 계속될수록 애론과 멜린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곧 이 새로운 방식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우리는 과거의 성공적인 경험을 다시 실행한다면 미래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첫 회기의 끝무렵 이들 커플의 모습은 이미 확연히 달라 보였다.

    2주후 애론과 멜린다가 두번째 회기에 왔을 때 에도 이들은 첫번째 회기에서 깨달은 변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복도에서부터 웃으면서 대화를 나눴고 상담실에 들어와서는 중요한 변화를 경험했다고 보고하였다. 그들은 첫번째 회기와 두번째 회기 사이에 서로 전혀 다투지 않았고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들은 모든 것이 좋아졌으며 그래서 상담실에는 다시 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몇 달 뒤 나는 그들에게서 집 사진이 들어 있는 편지를 받았는데, 그들은 편지에서 관계도 회복하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회복되었으며 꿈에 그리던 집을 샀다고 썼다.

    7) 예외를 찾기


    예외상황이란 내담자가 문제와 관련 없는 어떤 것을 행하는 때를 가리킨다. 스티브 드쉐이저는 예외를 가리켜, '문제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예외 상황에서 내담자는, 자주 무의식적으로, 문제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한다. 예컨대, "우리는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좀 배워야 해요." 라고 말하는 커플이 있다고 치자. 그들은, "우리는 합의하는 방법을 몰라요." 혹은 "우린 마음이 일치한 적이 없어요." 라는 말을 통해 좀 더 원활한 의사소통에 대한 바람을 표현하면서 이분법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이미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법, 합의하는 방법 등을 알고 있으며, 다만 이것들이 가능할 때(즉, 예외상황이 발생할 때) 이것들이 가능한 까닭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지 않을 뿐이다. 만약 정말로 두 사람이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어떻게 가정생활 안에서 그렇게 성공적으로 부모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고 관리할 수 있었겠으며, 어떻게 매일 자녁 무엇을 먹을지 결정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상담실을 찾았겠며, 어떻게 상담실에 함께 찾아왔겠는가? 해결중심 상담가들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예외상황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 이유는 내담자들이 문제 규칙을 잠시 잊었을 때(즉, 예외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재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책으로 내담자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담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중에 예외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담자는 내담자가 이미 발생한 예외상황을 인식하고 발견하여, 결과적으로는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한 가지 희소식은, 커플과 상담할 때 예외가 거의 항상 존재한다는 점이다. 세상에 완벽하게 행복한 커플도 없지만, 반대로 완벽하게 불행하기만 한 커플도 없다. 모든 훌륭한 커플에게도 어떤 면에서는 반드시 흠이 있고, 모든 흠이 많은 커플에게도 어떤 면에서는 반드시 훌륭한 점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예외상황을 확인하고 확대하는 것은(내담자로 하여금 예외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도록 하는 것은) 해결중심모델을 커플치료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다. 내담자 커플이 원하는 미래의 상태를 확인하기 전에 예외상황과 커플이 함께 했던 좋았던 시간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내담자와 나누는 대화의 방향이 달라진다. 상담의 초반부에 내담자 커플의 일상생활에서 긍정적인부분들에 대해서 확인하는 대화를 나누면 커플과 그들이 의사소통하는 방식에 거의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즉, 흥분한 커플이 협력적으로 변하고 상담받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각 개인이 희망을 갖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흠에 대해서 대화하는 것보다는 강점과 자원에 대해서 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렇게 강조점을 옮기면 내담자와의 대화를 다음 단계로(원하는 미래를 이야기 하는) 이끌어서 좀 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환경이 조성된다.

     

    [재원 생각] 

    엘리엇 코니의 시그니처 테크닉, "허니문 토크." 해결중심모델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결국 "긍정적인 예외를 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부부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긍정적인 예외란? "허니문 기간에 서로 나눈 좋은 기억, 애틋한 사연"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부치료에서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할 때, 허니문 토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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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명록 링크(아직도 안 적으셨다면? 클릭!) 

    https://empowering.tistory.com/guestbook 

    연락처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 
    _ 휴대전화: 010-8773-3989 
    _ 이메일: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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