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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부터 10까지 그려진 자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커플치료(성공회대) 2020. 5. 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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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Elliott Connie(2012) - "Solution Building in Couples Therapy" 
    번역: 이재원(2013)


    제 2장. 치료의 방향 설정하기

    https://empowering.tistory.com/35
    제 3장. 내담자 부부와 관계 맺기(Connecting with the couple)  

    https://empowering.tistory.com/58

    제 4장. 허니문 토크(Honeymoon Talk)

    https://empowering.tistory.com/100

    제 5장. 기적질문을 부부상담에 적용하면? 

    https://empowering.tistory.com/120


     

    제 6장. 상담 목표를 측정하고 점검하며 나아가기(Scaling Toward the Prefered Future)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것 같을 때도 나는 계속 걸어갔다.

    내 성공 비결은 운이 아니라 끈기였다." 노먼 레아 

     

    서론 

     

    목표를 측정하는 일은, 해결책 구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내담자와 상담자는 내담자가 상담 목표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내담자가 목표 대비 진전도를 평가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전문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척도질문 사례) 

     

    "여기에 1부터 10까지가 그려진 자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10점은 당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모두 달성된 상태이구요, 1점은 10점인 상태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오늘 당신의 상태는 몇 점인가요? 10점은 이상적인 점수라서 도달하기는 불가능하잖아요.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몇 점이 되면 상담받으러 오지 않아도 될까요?"

     

    척도질문에 대해서 스테파니와 미쉘이 내 놓은 답변을 살펴 보자. 

     

    상담자: 제가 질문 하나만 더 드릴게요. 1부터 10까지 그려진 자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10은 두 분이 방금 쭉 설명하셨던 그런 행복한 날이 거의 매일 반복되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1은 행복한 날이 하루도 없는 상태이구요. 그렇다면 오늘은 몇 점이라고 말씀 하시겠어요? 

    미쉘: (웃으며) 스테파니가 먼저 대답하면 좋겠어요. 

    상담자: 좋아요. 스테파니? 

    스테파니: 평상시 같으면 1점이겠지만, 지난 주는 0점이었어요. 

    상담자: 좋아요, 미쉘은요? 

    미쉘: 저도 0점이라고 말하겠어요. 

    상담자: 좋아요, 고마워요.

     

    방금 전에 두 사람이 관계가 아주 좋았을 때를 묘사하면서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해했기 때문에, 이렇게 점수가 낮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점수가 낮았던 이유는 첫째, 과거에 관계가 좋았던 시점으로 되돌아 가고 싶은 두 사람의 마음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고 둘째, 실제로 의지도 높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곧 다루게 되겠지만, 그들이 보인 놀라운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이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해결중심 상담자가 통달해야 하는 모든 테크닉 중에서도 이 척도질문이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각 상황에 맞춰서 매우 유연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척도질문은 상담 중 어느 부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다른 질문을 하기 위해 예비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상담 목표에 다가가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문제중심대화에서 해결중심대화로 옮겨 가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미쉘과 스테파니 커플 사례에서는 그들이 바라는 미래 상태(즉, 상담 목표)를 충분히 끌어낸 후에 사용했으므로, 두 사람이 대답을 하면 그 대답을 가지고 상담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정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 

     

    척도질문의 내용은 원칙적으로 내담자마다 전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내담자가 사용하는독특한 어휘를 그대로 사용하고 내담자가 미래의 바람직한 상태를 묘사하는 표현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내가 초보 상담자였을 때 기관에서 사용한 방식과는 정 반대의 방식이었다. 당시에 내가 일했던 기관은, 모든 직원들이 내담자를 만날 때 반드시 인지-행동주의 모델을 적용해야만 했다. 그때 나는 해결중심모델을 열심히 배우던 중이었기 때문에 문제 중심인 인지-행동모델이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다. 내가 또 불편했던 것은, 직원들이 모여서 각 내담자들에게 부과할 과제를 결정하는 회의였다. 해결중심모델에서는 내담자에게 줄 과제는 나나 내 동료들이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 정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만든 과제를 내 주는 대신에,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희망이나 예외를 그대로 받아서 목표를 달성해 가는 중간 단계 과제로 활용했다. 그러자 내담자들은 상담자가 일방적으로 과제를 내 주었을 때 통상적으로 많이 하는 답변, 예컨대 '선생님이 내 주신 과제를 시도해 봤는데요, 별 효과가 없더라구요' 혹은 '지난 번에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같은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훨씬 더 건설적인 대답을 했다. 하루는 당시 직장 상사가 나를 불러서는 어떻게 그렇게 효과적인 과제를 내 줄 수 있는지를 질문했고, 나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만든 게 아니예요. 그분들이 스스로 고른 거예요." 나는 이 사례를, 내담자가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과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직장 상사는 내 말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척도질문을 포함해서 그 어떤 해결중심적인 테크닉을 사용할 때라도, 우리는 내담자와 내담자가 가진 기술을 신뢰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수 년 동안 내담자와 일하면서 그들을 믿고, 상담자가 제안한 어떤 해결책보다도 효과적인 해결책을 내담자가 직접 만들어 가는 과정을 옆에서 관찰해야 한다. 나는 내담자들이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알려 준다고 생각한다. 척도질문은, 현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이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그리고 내담자들이 상황을 좀 더 긍정적으로 만들려면 지금 자기가 서 있는 지점으로부터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를 상담자가 아니라 내담자의 선택에 맡긴다. 

     

    척도질문의 구성요소 

     

    제대로 규정된 척도질문은 네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즉, 내담자가 원하는 미래를 나타내는 10점, 그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는 0점, 오늘의 상태는 몇 점인지를 가리키는 지점, 그리고 내담자가 더 이상 상담에 오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할 (역주: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하다고 예상하는) 점수(역주: 아마도 10점 이하)이다.

     

    ㄱ) 10점에 관하여 

     

    내가 정신건강 관련 기관에서 근무할 때, 그곳에서 만난 정신과 의사도 환자와 대화할 때 척도를 사용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이 사용하는 척도나 내가 사용하는 척도질문이 결국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 그는 "오늘 통증은 0부터 10까지 중에 몇 점이나 되나요?"라는 질문으로 부정적인 것의 심각성을 측정했다. 그의 척도에서 10점은 최악의 상황을 뜻했다. 반면에 해결중심모델에서 10점은 최고의 상태를 뜻한다. 해결중심모델에서는 척도질문을, 내담자가 원하는 목표지점까지 발전하는 과정을 시각화하고, 예외를 강조하며, 과제를 내 주고, 강점을 발견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ㄴ) 0점에 관하여 

     

    척도질문을 했을 때 내담자가 자신의 상황을 0점으로 표현했다면 이것은 그의 현재 상태가 그가 바라는 상태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뜻한다. 이때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0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상담은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내담자가 바라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없게 된다. 0점 상태에 대한 설명은, "0점은요, 10점의 반대예요." 혹은 "생활하면서 10점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될 때가 0점예요." 라고 간단하게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해결중심모델에서는 보통, 세부사항을 집요하리만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묻는 것이 미덕이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그냥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 좋다. 

     

    ㄷ) 오늘의 점수에 관하여 

     

    해결중심모델에서, 척도질문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현재 상태에 대한 점수를 물어보는 바로 이 부분이다. 테파니와 미셸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두 사람이 현재 상태에 대해서 각기 다른 점수를 주면 이건 아주 좋은 신호가 된다. 커플은 보통 서로 동일한 점수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상대방보다 낮은 점수를 준다는 사실에 기분 나빠할 수도 있다. 이때 상담자는 해당 커플에게, 점수가 서로 다른 상황은 문제가 아니라고 확인해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커플은 서로 다르게 상황을 인식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현재 상황에 대한 점수를 다르게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담자가 앞으로 내담자 커플에게 던질 해결중심적 질문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료를 찾는 일이다. 

     

    ㄹ) 내담자가 도달하고 싶어하는 점수에 관하여 

     

    모든 커플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10점은 현실적으로 도달하기 힘든 점수이다. 그래서 커플이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상담이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내담자가 느낄 지점을 확인하는 일이다. 해결중심 상담은 상담의 종료점을 확인하면서 시작한다. 내담자는 어떤 상황이 오면 자신이 더 이상 상담을 오지 않아도 될런지를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해결중심모델은 '단기치료'의 일종이다.  통상적으로 단기치료는 고도의 전략 하에서 움직이며, 3~4번의 상담을 통해서 상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에반 조지는 이 점을 다음과 같은 말로 정리했다. "한 번의 상담으로 내담자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상담을 두 번할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25번의 상담으로 내담자가 목표를 달성한다면 26번째의 상담은 불필요하다." 우리는 내담자의 삶에서 반 영구적인 진보를 원하지만, 그 과정은 되도록 짧게-효율적으로 진행한다. 

     

    척도질문의 사례 

     

    척도질문은 매우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상담 중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척도질문들을 소개한다. 

     

    (ㄱ) 과제를 만들기 위해 척도질문 사용하기 

     

    척도질문은, 상담 목표로 다가가기 위해서, 내담자 커플이 함께 혹은 따로 밟아야할 세부 단계를 확인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내담자 커플에게 각자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를 물어볼 수 있다. 여기 실제 상담에서 사용된 척도질문을 예로 소개한다. 

     

    상담자: 10점은 두 분이 앞으로 미래에 가장 사이가 좋게 되었을 때의 점수에요. 그리고 0점은 10점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을 때의 점수이지요. 그렇다면 두 분은 오늘 몇 점에 계실까요? 

    남편: (부인을 바라보며) 당신이 먼저 해. 

    부인: 좋아요. 저는 3~4점 정도인 것 같아요. 

    남편: 저도 그 정도 점수인 것 같아요. 

    상담자: 좋습니다. 자, 지금부터 간단한 상상을 한 번 해 볼 건데요. 오늘은 3점에서 4점 사이라고 하셨는데요, 다음 주에 두 분이 여기 다시 오셨을 때 확실한 4점이 되었다든가 혹은 4.5점이 되었다고 가정한다면요, 이렇게 점수가 높아지기 위해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두 분은 생각하시나요? 

     

    상담자가 던진 첫 질문에서 '앞으로 미래에' 라는 어구와, '10점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을 때'라는 어구에 강조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미래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지를 묻는 대신,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주 좋아지는 미래를 바라보고록 요청함으로써,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미묘하지만 매우 강력한(역주: 긍정적인 변화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주장을 펼쳤다. 이와 유사하게, 상담자는 0점을 현재 점수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가장 낮았던 시점의 점수로 규정함으로써, 점수가 가장 낮았던 때는 어디까지나 과거일 뿐이며 현재는 어떤 식으로든 그때보다는 점수가 높다는(그러므로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해결중심적인 가정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위에 제시된 실제 사례에서 두 사람은, 해결중심적인 질문에 답변하면서 곧바로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진다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지, 각자 어떤 행동을 할 수 있겠는지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내는 앞으로 남편에게 좀 더 친절하게 대하고, 귀가했을 때 좀 더 다정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남편은 자신이 아내를 늘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낮시간에 아내에게 문자를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주 놀라운 결심을 하나 밝혔는데, 자신의 이메일 계정, 휴대전화, 각종 SNS 계정의 비밀번호를 부인에게 알려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중요한 변화였는데, 당시에 이 남편은 페이스북으로 다시 연락하게 된 옛친구와 외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비밀번호 정보를 달라는 부인의 요구를 몇 주째 거부하고 있었고, 상담 첫머리에선 이 문제로 내 앞에서 서로 싸우기까지 했다. 그런데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남편이 아주 획기적인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때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억지로 시킬 때는 죽어라 하기 싫어하는 일도 상담 과정 중에 스스로 하겠다고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위에 소개한 부부는, 상담실에서 상대방에게 새롭게 한 약속을 이후 몇 달 동안 꾸준히 이행한 끝에 관계를 새롭게 복원할 수 있었다. 

     

    (ㄴ) 커플의 강점을 확인하기 위해서 척도질문 사용하기

     

    내담자의 강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상담의 방향을 항구적인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는 쪽으로 옮길 수 있다. 내담자 커플에게 과거에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나 특징을 말해 보라고 요청하면, 내담자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할 때가 많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은데요." 이것은 가장 전형적인 답변이다. 이럴 때 척도질문을 사용하면 내담자 커플은 과거에 잘했던 것이나 지금 잘하고 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낼 수 있으며, 그렇게 성공적이었던 행동들을 현재와 미래에 다시금 재현할 수 있게 된다. 

     

    사라와 마이클은 서로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일을 겪은 후에 우리 상담실에 찾아왔다. 상담 초반에, 처음에 서로 좋아했던 부분은 어떤 것들이었냐는 질문을 던지자 두 사람은 거의 답을 못했지만, 척도질문을 활용해서 물어보자 매우 많은 것들을 기억해 냈다. 

     

    마이클: 재미있는 건요, 상담에 오기로 약속한 후부터 상황이 조금 좋아졌다는 거예요. 

    사라: 맞아요. 사실이예요. 

    상담자: 얼마나 좋아진 거죠? 0부터 10까지 점수를 매겨 본다면요, 10점은 앞으로 두 분 사이가 아주 좋게 변하게 될 점수구요, 0점은 이곳에 오기로 결정했을 때라면, 오늘은 몇 점인가요? 

    마이클: 3점이나 4점요. 

    사라: 전 2점에서 3점 사이인 것 같아요. 

    상담자: 그렇다면 똑같은 잣대로 두 분이 이곳에 오실 약속을 잡기 전 상황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주시겠어요? 

    마이클, 사라: (동시에) 0점요. 

    상담자: 네, 확실히 0점이었군요. 아무 것도 잘되지 못하고 있었던 거죠. 

     

    상담자가 척도질문을 사용하자, 내담자 커플은 문제를 반복하는 대신에 그들이 이미 만들어 낸 변화를 탐색하기 시작했고 상담의 전체 방향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들이 무엇을 보고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시간을 가진 후 상담자는 또 다른 척도질문을 구사했다. 

     

    상담자: 제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두 분께서 어떤 행동을 하셨길래 점수가 0점에서 오늘의 점수까지 올라온 걸까요? 

    마이클: 글쎄요... 다른 건 모르겠는데 두 사람 모두 대화를 계속 시도하려고 했던 거 같고요 서로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상담자: 사라, 당신은 어떤가요? 당신이 어떤 행동을 했길래 점수가 이렇게 오른 건가요? 

    사라: (잠시 침묵했다가) 남편에게 좀 더 잘해 주고, 또 용서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상담 예약을 해 놓았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었는데요, 왜냐면 몇 가지 방해 요소가 있더라도 저는 제가 잘 견디고 여기 올 수 있을 거라고 믿었거든요. 

    상담자: 알겠어요.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남편에게 좀 더 잘해주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거네요? 

    사라: 맞아요. 

    상담자: 그 밖에 또 다른 게 있나요? 

    마이클: 저는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아내의 말을 좀 더 잘 들어 준 것 같습니다. 

    상담자: 그렇게 인내심을 가지고, 부인의 말씀을 잘 들어 주신 것이 최근에 좀 달라진 면인가요? 

    마이클: 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상담자: 좋아요. 그러면 우리 이렇게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내일 아침 일어나셨을 때, 저에게 말하신 것이나 혹은 말하지 않으신 것도 좋고 어쨌든 두 분이 서로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행동을 지난 주보다 더 많이 하게 된다면, 어떤 행동을 보고 알게 되실 것 같으세요? 

     

    남은 상담 시간 동안, 이 커플은 앞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미래로 향한다면 어떤 행동을 할 것 같은지를 탐색하였다. 이들은 몇 주간 상담을 지속하면서 처음에 세웠던 상담 목표를 달성했다고 느꼈고, 상담을 일단 종결하면서 앞으로는 6주에 한 번씩 방문해서 상담 결과가 유지되는지만 간단하게 확인하기로 했다. 이 커플은 실제로 6주마다 한 번씩 방문했지만 두 세 번 오고는 나와 내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들이 상담실에 더 이상은 오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 커플은 이제 자신감으로 충만해졌다. 척도질문을 사용함으로써 마이클과 사라는 자신의 강점과 해결책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ㄷ) 예외(행동)를 확인하기 위해서 척도질문 사용하기

     

    우리가 이미 배웠듯이, 예외(행동)란 여전히 문제가 있는데도 내담자가 부지불식간에 문제가 없거나 적게 나타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들을 가리킨다. 내담자는 어떠한 인식이나 의도 없이 예외(행동)를 행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전혀 모를 수 있다. 척도질문을 하면, 이러한 예외(행동)을 강조함으로써 내담자가 이런 상황이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 이해하고 이것을 또 다시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로 생각해 본다면 최근 몇 주 사이에 10점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몇 점이었나요? 그 때가 찰나에 불과하더라도, 잘 생각해 보세요. 무슨 일이 생긴 거죠? 그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문제가 조금이라도 덜 일어날 때 당신의 배우자는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 

     

    이런 질문을 던지면, 내담자 커플은 평소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크게 도움이 되는 자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내담자는 문제가 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예외(행동)을 이번엔 의도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해하기 시작한다. 

     

    내담자 커플이 예외(행동)을 말하면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이 있다. 최근에 언제 문제가 없었는지 생각해 보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내담자 커플은 지금까지의 반목을 중단하고 잠시나마 서로 다정한 모습을 보인다. 즉, 그들은 대답에 집중하면서 늘 싸우기만 했던 문제 패턴을 깨뜨린다. 상대방의 예외(행동)에 대해서 논하는 것 자체가 칭찬의 말이 되고, 대개는 이때가 그들이 갈등의 언어를 드디어 중단하고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감동의 첫 순간이 된다. 


    [재원 생각] 

     

    (1) 엘리엇 코니는, 지나치게 해결중심만 강조하는 해결중심 순수주의자(SF purists)의 대표 선수이다. 나도 해결중심적 관점으로는 누구에게 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양반에게는 적수가 안될 것 같은, 일종의 압도감을 느낄 정도다. 하지만 나는 해결중심 순수주의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자만심이다. 어떻게 해결중심만으로 모든 것을 하겠는가? 특별히, 일반 사회사업 실천에서는 "절대로" 순수주의를 경직되게 적용하면서 밀어붙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2) 그러나 오늘 다시 엘리엇 코니의 글을 읽어보니, 내가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임상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스웨덴의 Coert Visser 박사님에게도 많은 영향을 받았고, 역시, 스웨덴의 Harry Korman 박사님에게도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엘리엇 코니야말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서 너 사람 중 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비록 내가 그의 순수주의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해결중심 치료자로서 내담자의 강점을 발굴하겠다는 그의 열정만큼은 충분히 인정해 줄만 하다. 

     

    <주의 사항>

     

    본 번역문을 함부로 사용하시면 '법적인 처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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