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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결중심상담을 적용할 때 느꼈던, 마음 속 부담감이 덜어졌어요
    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2. 10. 2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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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서울시립동작노인종합복지관에서 초청해 주셔서, 해결중심상담에 관하여 3시간 동안 특강을 했다. 복지지원과 이소연 과장님 말씀: '저희 복지관에서는 예전부터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꾸준하게 해결중심상담을 배워 왔는데요, 최근 신규 직원들도 많고 연 1회 교육이 진행되는 터라 이해가 그리 깊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직접 복지관을 방문해서 동료들을 만나서 확인해 보니, 상당히 깊이 이해하고 계셨다. 그동안 해결중심상담을 배우면서 어떻게든 열심히 적용해 보려고 노력해 오신 느낌이 들었다.

     

    사전 질의 응답에서 오고 간, '수준 높은 질문(약 30개)'과 솔직한 답변 중 일부를 '익명으로' 소개한다: 


    (질문자 4)

    질문 1: 현재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자 할 때, 상담 내용이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면, 의도적으로 현재 문제에 집중하여 상담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 와야 할까요?

     

    답변 1: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과거(문제)보다는 현재(희망)에 대해서 이야기 하라’는 말을, ‘과거(문제)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말라’는 뜻으로 오해하곤 합니다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라고 한다면, 현재/미래 이야기로 돌아오는 편이 더 낫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과거 이야기를 무조건 피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과거 일에 머물면서, 공감을 할 수도 있고, 과거 일 중에서 긍정적인 차이를 발견해서 그 이야기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왜 내담자가 과거 이야기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세요. 그냥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질문 2: 대상자가 표출하는 욕구 외에도 상담을 통해 파악된 욕구 또는 문제에 대해 대상자가 인지하도록 해야 할까요?

     

    답변 2: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대단히 정중한 태도로요. 그런 말을 하면 혹시라도 상담자가 앞서고 내담자를 무시하는 꼴이 될까봐 걱정이 되시나 봅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느냐 마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내 생각이 옳고, 너는 틀렸다, 만 아니라면, 상대방 선택을 (아무리 어리석어 보여도) 최종적인 권위로 수용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말도 (정중하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질문 3: 예외상황을 파악하는 질문을 통해 대상자의 강점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인지시켜드리고자 하였으나, 대상자가 “뭘 이겨내 죽지 못해 사는 거지.”라고 말하며 부정적인 반응만 보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답변 3: 그렇다면 질문하실 때 조금 실수를 하셨다고 봐야겠지요? 아마도 선생님께서 질문하실 때 ‘어떻게 이겨 내셨어요?’ 라는 질문을 하셨나 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이겨내다’ 라는 말보다는, ‘견디다’ 라는 말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문제나 어려움을 만나지만, 언제나 극복하거나 이겨내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이겨내다' 말고 '견디다'를 질문에 사용하셨다면 어떨까요? 적어도, '뭘 이겨내, 죽지 못해 사는 거지' 라는 답변이 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부디 기억하세요. '견디는 힘'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최고 강점입니다. 

     

    한편, 클라이언트가 한 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해서 당황해 하시거나 겁을 먹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해결중심 질문 자체에는 힘이 없답니다. 질문을 구사하는 사람이 어떻게 구사하는지에 힘이 담겨 있습니다. 질문만 하면 모든 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클라이언트는 이상하게 답변할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이 상황을 오히려 자연스럽게 생각하시고, 그냥 넘기시면 됩니다. (조금 억지스럽게 들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죽지 못해 사는 것’을 저는 무조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살아 있는 거니까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 예화.)


    그런데, 동작노인종합복지관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마음 속에 어떤 장애물이 놓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말하자면... 선생님들께서, 해결중심상담에서 가르치는 본질이 아니라 수단에 불과한 질문 기법에 많이 매여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질문 중 대부분이 '해결중심상담에서는 질문을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하는데, 제가 실제로 해 보니 잘 안 되었습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선생님들께서는 만약에 본질을 이해하셨다면, 딱히 안 하셔도 될 만한 고민을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깊게 하고 계셨다. 나름 해결중심상담 전문가로서 상당히 안타까웠다. 

     

    그래서 나는 강의 시간 내내, 선생님들께서 오해하고 계신 내용에 관해서 다소 확정적으로 시비를 가려 드렸다. 예컨대, 해결중심 질문 기술을 사용하실 때, 무엇은 하셔도 되고 무엇은 하시면 안되는지 말씀 드렸고, '내가 배운 바로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하는데...' 라는 질문에는 '아뇨, 본질은 다른 내용이니까, 배우신 대로 안 하셔도 무방합니다' 라고 답변드렸다. 보통, 강의를 하다 보면 교육생들 표정에서 내가 잘 가르치고 있는지 아닌지를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는데, 이날은 질의 응답이 진행될수록 어두웠던 표정이 부드럽게 풀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손가락이 아니라, 그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셔야 해요." 

    "질문을 구사하는 행위보다, 질문을 왜 하는지 이해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해요."

    "어떤 질문 기술을 사용하시든지, (내가 제대로 썼는데) 효과가 없다면 더 이상 쓰지 마세요."

     

    강의가 모두 끝나고 나서, 돌아가면서 한 명씩 짧게 소감을 나누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 많이 나왔다: "오늘 강의를 통해서, 그동안 해결중심 질문을 사용하면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부담감이 많이 해소 되었어요. 당사자가 가지고 있는 강점에 초점을 맞추는 해결중심상담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사용해 보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종종 있었는데, 오늘 선생님께서 명쾌하게 정리해 주시니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는 조금 더 부담 없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해결중심상담은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를 위해서' 개발되지 않았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밀폐된 상담실에 점잖게 앉아서 1:1로 대화를 나누는 상담 모델로 개발되었다. 서로 본질은 통하지만, 실질적인 적용 조건과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다. 따라서 해결중심상담을 원래 모습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 사회사업 현장에 맞도록 대단히 유연하게 바꾸어서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원본이 품고 있는 본질과 적용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융통성 있게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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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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