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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례관리 관련 교육 중 가장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상담 공부방/공감, 수용, 진정성 강의 후기 2023. 10.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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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를 초청해 주신 서미연 선생님을 포함한 거의 모든 교육생 분들께서 눈을 똥그랗게 뜨셨다. 왜? 강의 잘 끝났는데? 조심스레 여쭈어 보았다. "아, 무슨 문제라도...?" 

     

    서미연 선생님: (부드럽게 미소를 띄우시면서 다가오셔서) "아... 선생님, 원래 두 시간 강의였는데요, 선생님께서 이왕 오시는 거, 강사비와 상관없이 한 시간 더 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나: (사실 조금 당황했지만, 하나도 안 당황해 하는 '척'하며) "아, 맞다. 그랬죠? 제가 깜빡했네요. 좋아요. 1시간 더 하죠. 뭐."


    순간 머리를 엄청나게 돌렸다. 이럴 땐 뭘 해야 할까? 언제든지 꺼낼 쓸 수 있는 두세 가지 선택지를 떠올렸다. 첫째, 교육생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해야겠다. 2시간 강의라서 안 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교육생 분들께서 현장에서 상담하면서 힘들고 어려우셨던 부분도 듣고, 이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각자 나름대로 사용하시는 비결도 여쭤 봐야지. 둘째, '요약' 강의를 해야겠구나. 가만 생각해 보면, '(대화 중) 요약 기술'이야말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해야 하는데, 학교에서부터 단 한 번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다. 셋째, 우울이나 자살 이슈에 대해서 강의해야겠다. (아냐, 이 주제는 덩치가 커서 짧은 시간에 다 소화할 수 없지. 이건 시간이 되면 다음에 하자.) 

     

    그래서 교육생 분들에게 포스트잇을 나눠 드리고,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질문 1]: 현장에서 클라이언트를 만나 상담하시면서, 상처받으셨거나 힘드셨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어 주세요. 

    [질문 2]: 상담이 잘 안 될 때, 각자 사용하신 방법 중에서 그나마 효과적이었던 방법을 적어 주세요.


    역시, 다들 인상적인 내용으로 포스트잇을 채워서 제출해 주셨다. 그 중에서 다섯 가지만 소개한다면: 

     

    A 선생님: [답변 1] (학대행위자가 정신질환 특성이 있거나 극도로 거부적일 때) 그 사례를 가장 열심히 개입했는데, "선생님이 해 준 게 뭐가 있냐.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냐?" 등의 말을 하는 경우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답변 2] 행위자 특성을 최대한 이해하고, 부담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개입하면 좀 더 효과적인 사례관리가 됐던 것 같다. 

     

    B 선생님: [답변 1]  대상자가 칼을 들었을 때, 대상자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을 때. [답변 2] 같이 일하는 동료의 지지와 공감. 

     

    C 선생님: [답변 1] 사례관리 해 달라고 요청해 놓고 자기들은 나 몰라라 의뢰인은 악성 민원 계속 넣고, 혼자서 독박 쓴 기분. [답변 2]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냥 나도 버리자. 운동하고 멍 때리기로 마음 비우기. 

     

    D 선생님: [답변 1] 많은 서비스 연계했는데 "해 준 것도 없으면서..." "전 담당자는 잘 해 주던데..." [답변 2] "어떤 점이 좋으셨는데요?" 라고 질문. 

     

    E 선생님: [답변 1] 술 먹고 전화하실 때, 죄책감을 불러 일으킬 때 [답변 2] 고향 이야기(부모님과 연관), 자녀 이야기(나의 경험과 연관), 취미 이야기(왜 즐거운지, 자신감 있는지). 

     

    포스트잇을 함께 읽으면서 교육생 분들과 생각을 나누었다. 그리고 어떤 분에게는 위로하는 박수를 보냈고, 어떤 분에게는 지지하는 박수를 보냈다. '역시, 묻길 잘했군.' 교육생 분들 표정을 보니, 표정이 편안해 보인다.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시간이 딱 20분 남았다. 그래서 서둘렀다. 내가 10년 이상 상담하면서 스스로 깨우친 요약 기술을 15분에 딱 떨어지게 강의했다. 열심히 필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반응이 좋다는 사실을 느꼈다. 

     

    마지막 5분을 남겨 둔 상태에서, 다시 포스트잇을 돌려 교육 피드백을 쓰시도록 유도했다. 음... 좋게 써 주실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나 좋게 써 주시다니! 세 시간 동안 꼿꼿하게 앉아서 초롱초롱 눈빛을 보내 주신 교육생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내가 강의하는 내용은 사실 뻔한데, 어쩌면 모두 아실 만한 내용인데...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해 주신 덕분이라 생각했다. (단순한 진실: 농부가 농사 짓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애초에 밭이 안 좋으면 절대로 풍성하게 수확할 수 없다.) 

     

    끝으로, 교육생 최종 피드백 중에서 일부를 소개한다:


    F 선생님: "다른 교수님들 강의나 사례자문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되는 교육이었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고 알찬 강의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사님이 공부하시고 직접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알려주시는 것 같아서 더 와닿았습니다. 위로의 박수도 감사합니다."

     

    G 선생님: "사례관리 관련 교육 중 가장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3시간이 짧게 느껴졌어요. '정중한 호기심' 사례관리하며 클라이언트가 내 마음이 같지 않고 따라주지 않으면 왜 그럴까 고민하고 어려웠는데, 제 중심적인 사례관리였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음 속에 정중한 호기심을 두고 일하겠습니다."

     

    H 선생님: "'정중한 호기심' 현장에서도 그렇지만 내 일상 속에서도 늘 '균형'이 문제인 것 같아요.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것, 상대방을 담아낼 수 있는 내 안의 여유를 갖는 것, 다시금 중요함을 알았고 공감도 다르지 않음을... 명쾌한 교육 감사합니다."

     

    I 선생님: "1. 비자발적 상담체계, 2. 이타적이지만 일방적이다. 이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 실무를 하며 상처를 덜 받을 것 같습니다. 위로가 되는 강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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