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정서는 정보다 03
    지식 공유하기(기타)/The RULER model 2020. 3. 22. 08:09
    728x90
    반응형

     

    Permission to Feel

     

    제 1부 

     

    제 2장. 정서는 정보다 - (3)

     

    원문: Marc Brackett(예일대학교 정서지능연구센터 소장) 

    번역: 이재원(2020)

     

    =====

     

    정서와 의사 결정

     

    “정동(affect)은 지혜로 향하는 필요조건일 뿐만 아니라,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절대로 빼 놓을 수 없도록 스며들어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 안토니오 다마지오, 신경과학자, 남가주대학교

     

    안좋은 결정을 내려 본 적이 있는가? 마음이 가는대로 했는데, 뭔가 잘못되었을 때 이마를 치면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 너무 어리석은 행동을 했네! 난 도대체 뭘 생각한 거니?” 결과가 잘못된 이유는, 뭔가 실수를 했거나 어쩌면 단지 심사숙고를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깨닫게 되면, 당시에 무엇을 고려하지 못했던 건지 분명해진다. 어쨌든 당신이 교훈을 얻었기를 바란다. 

     

    이는 그럴 듯한 소원이다. 하지만 어떤 교훈이었던가? 

     

    우리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추론하는 능력이야말로 다루기 힘든 정서적 부분과는 다르게, 최고의 정신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두뇌가 부리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 실제로는, 물론 대부분 무의식적인 활동이지만, 정서야말로 우리의 정신 기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구나 의사-결정 상황에서는 감정이 특별히 더욱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정서가 행동에 단독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례는 많다. 비행기 타는 것을 두려워하면,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아지더라도 자동차를 이용할 것이다. 상대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정도가 되면, 우리는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성병을 막을 수 있는 통상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서의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우리가 내리는 대부분의 의사 결정은 미래에 나타날 결과를 예측하려는 노력이다: “이 집을 사면 안돼,” “이 직업을 택하지 않을 거야,” “파스타를 선택하길 잘했어.” 각각의 경우에, 우리는 모든 대안을 하나씩 고려한 후에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대안을 선택한다. 이론적으로는, 최소한 합리적으로 선택하려고 한다. 

     

    반면에, 현실에서는 정서가 행동을 결정한다. 우리가 뭔가 긍정적인 느낌(자신감, 긍정적 태도, 만족감)을 가지면, 그 느낌이 결국 행동을 결정 짓는다. 우리가 뭔가 부정적인 정서(불안, 두려움, 슬픔)를 가지면, 상황이 긍정적인 느낌을 가질 때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해도 매우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의사 결정 패턴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장에서 이미 다루었듯이, 불안은 우리의 관심 폭을 좁히고, 세부 사항에 대한 초점을 좀 더 뚜렷하게 강화시킨다. 이로써 우리는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불안은 우리가 선호하는 감정이 아니지만, 예컨대, 재정적인 문제처럼, 숫자를 다루는 과업을 수행할 때는 효과적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투자를 할지 말지, 혹은 비싼 물품을 사야할지 말지 결정할 때, 명랑한 기분 상태에 있으면 위험을 간과하면서 나중에 후회할 행동을 하게 될 수 있다. 반대로,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면 우리는 눈 앞의 사실을 세심하게 평가하고, 굉장히 조심하게 된다. 

     

    다른 한 편으로, 긍정적인 정서는 삶이 우리 마음대로 움직여가고 있다는 느낌을 우리 마음에 가득 채운다. 활기찬 느낌을 갖게 되면, 우리는 조심스러운 합리적 추론보다는 그 순간에 느껴지는 직감에 의지해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어떤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들을 더 집단으로 나누어서 한 집단은 편안한 방에 앉히고 다른 한 집단은 불편한 방에 앉힌 후에, 삶의 만족도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그 결과, 편안한 방에 앉은 사람들이 좀 더 만족감을 느낀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들을 슬프게 만들었더니, 산을 실제보다 좀 더 가파르다고 지각했다. 그리고 의대 입학에 관한 연구에서는, 입학 사정관들이 비가 오는 날보다는 맑은 날에 좀 더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켰다(그렇다, 그들의 결정은 날씨에 영향을 받았다!). 

     

    우리가 예일대학교에서 시행한 연구에서는, 교사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에는 긍정적인 수업 경험을 기억해서 써 달라고 요청했고, 다른 집단에는 부정적인 기억을 기억하라는 과제를 내 주었다. 그리고 모든 연구 대상자들에게 동일한 중학생들의 글에 점수를 매기라고 요청했다. 기분이 좋은 집단은 기분이 안좋은 집단에 비해서 훨신 높은 점수를 매겼다. 우리가 교사들에게 기분이 점수 평가에 영향을 주었다고 믿는지 말해 달라고 물어보자, 87%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창의적인 글에 점수를 매기는 일처럼 상대적으로 좀 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은 판단은, 수학 점수를 매기는 일처럼 좀 더 객관적인 판단과 비교할 때, 일반적으로 과장될 위험이 높다. 

     

    아울러, 우리의 감정은 무의식 중에 행동에 영향을 끼치면서 오랫동안 지속된다 - 이는 “부수적인 기분 편향(incidental mood bias)”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아침을 먹으라고 아이들과 싸우고 나서 출근하면서 여전히 화가난다면, 평소보다는 좀 더 공격적으로 운전을 할 것이고, 위험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서 행복한 순간을 기억한다면, 긍정적인 관점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우리가 부정적인 일들을 기억할 때는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느낌을 가지고 각종 사안을 다르게 결정할 것이다. 

     

    분노의 결과는 상식과는 다르다: 학자들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상황이 잘못될 때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슬픔을 느낄 때, 우리는 상황 탓을 좀 더 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슬픔보다는 분노가 사람들을 좀 더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분노하는 사람들은 자기 삶에 대해서 좀 더 많은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하루 종일, 결정을 내리는데, 그 결정은 대부분 사소한 것이다. 우리가 그 사소한 결정에 대해서 일일이 신경쓸 수는 없기에, 대개는 무의식적으로 두뇌가 그때그때 사소한 판단을 내리도록 놔 둔다. 이 문제는 인간 두뇌의 작동 방식에 관한 모든 최신 연구에서 항상 제기되는 부분이다. 학계에는 “빠른 사고와 느린 사고”라는 개념이 있는데, 인간의 두뇌는 두 가지의 서로 구분되지만 중첩되어 있는 작동 방식을 따른다: 하나는 무의식적이거나 거의 무의식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반을 보이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을 들여서 관련 정보를 먼저 판단하는 방식이다. 친숙하거나 상대적으로 간단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 두뇌를 가동시킬 때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새로운 상황이나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는 심사숙고한다. 이러한 즉각적 결정은 특히 우리가 느끼는 기분과 무의식적인 편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무엇보다도 추가적인 정보를 취득할 수 없을 때 그러하다. 우리는 대개 의식적 사고를 최소한으로 활용해서 결정을 내린다. 

     

    그러므로 정서가 본질적으로 우리의 판단을 흐린다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는, 정반대로 말하는 것이 사실에 부합할 것이다: 감정은 또 다른 유형의 정보로 기능할 수 있으며,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하여 중요한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 직면할 때, 불안은 우리에게 열정이라는 완전히 다른 것을 말해 준다. 이 사실을 알면, 일련의 행동을 선택하기 전에 정서적 상태를 고려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마음 속에 불안감이 생기는 이유는 단지 부정적인 기분 때문인가 아니면, 진심으로 걱정할 만한 그럴 듯한 이유가 있기 때문인가? 어떤 일을 확신을 가지고 결정하는 이유는, 명랑한 기분 탓인가, 아니면, 진정으로 옳은 결정이기 때문인가? 

     

    ======

     

    제 1장. 감정을 느껴도 돼

    _ 1절 https://empowering.tistory.com/31

    _ 2절 https://empowering.tistory.com/49 

    _ 3절 https://empowering.tistory.com/73

     

    제 2장. 정서는 정보다

    _ 1절 https://empowering.tistory.com/95

    _ 2절 https://empowering.tistory.com/141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