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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글을 쓴다(강명진 사회복지사)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5. 8. 25. 07:36728x90반응형

나는 이렇게 글을 쓴다
강명진(남동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연계팀장, 2025)
몇 해 전 나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으면서 글쓰기에 다시 관심을 두게 되었다. 당시, 내가 어떤 상황을 마주했는지 솔직하게 말한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에이~ 그 정도 일로 뭐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셨어요?” 하지만 나는 분명히 많이 힘들었다. 매일 감정이 소용돌이쳤고, 근 석 달 동안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어느 날 밤, 역시나 마음이 괴로워서 우두커니 앉았는데 썩은 동앗줄이라도 붙잡자는 심정으로 토해내듯 글을 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지러운 마음이 정리되고 다시 잠을 이룰 수 있었다. 나는 성인이 된 후 거의 쓰지 않던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마침 인천사회복지사협회에 글쓰기 수업이 개설되어 주저 없이 신청했다.
사실,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 몇 차례 글짓기 상을 받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처음 작문 수업을 접했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나중에 취업하고 일을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글 잘 쓴다는 칭찬을 들었다. 그래서 글쓰기란 바쁜 일상에 쫓겨 잠시 미뤄뒀을 뿐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꺼낼 수 있는 친숙하고 부담 없는 무언가라 여겼다 .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에 가까웠다. 인천사협 글쓰기 수업은 매주 3시간씩, 총8주 과정으로 이어졌는데, 나는 수업에 참여힐 때마다 글쓰기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너무 괴로웠다. 이미 기량이 있거나 빠르게 실력이 늘어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포기하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내 처지를 푸념하며 매회 출석할지 말지 갈등했다.
나는 글을 쓰면서 선생님에게 늘 '군더더기가 많다'고 지적받았다. 필요한 분량보다 언제나 더 많이 쓴다는 피드백. 다행히 선생님과 동료들이 두루 내 글이 점점 좋아진다고 말해 주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렇게 어정쩡한 상태에서 마지막 수업이 끝났고 문집에 실을 글을 골라야 하는데 이거다 싶은 글이 없어서 너무 속상했다.
이때 선생님께서 따뜻하게 격려해 주시며 이렇게 제안하셨다. "강명진 선생님은 늦게 출발하는 분 같아요. 본인이 충분히 납득하고 소화해야만 결과를 내신달까요. 꾸준히 성실하고 침착하게 따라오셔서 저는 희망을 품고 지켜 보았어요. 그러니 정규 과정은 끝났지만, 조금 더 써 보시면 어떨까요? 정말 써 보고 싶으신 내용으로요."
결국 문집을 만드는 기간을 활용해서 글을 다시 쓰기로 결심했다.
① 군더더기를 줄였다 : 세 줄 일기 초점에 맞춰 짧게 쓰기
나는 가장 먼저 '군더더기'를 없애고 싶었다. 어떻게든 '군더더기'를 몰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신경을 많이 쓰면서 천천히 글을 썼다. 일단 의식적으로 글을 간결하게 쓰려고 애썼다. 초고를 다 쓴 후에는, 잔뜩 긴장하며 몇 번이고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었다. '독자가 지루하지도, 궁금하지도 않게 쓰라'는 선생님 지도 내용을 유념했다.
구체적으로, 문장에서 어떤 내용이 없이도 뜻이 전달되면 빼고, 독자가 조금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판단되면 넣었다. 표현을 짧게 줄였을 때에도 뜻이 전달되면 줄여 썼다. 이때 세 줄 일기를 기준으로 삼았다. 초점을 명확하게 쓰려고 세 줄 일기를 배웠으니까, 글로써 전하고자 하는 말이 무언지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② 문장을 부드럽게 바꿨다 : '적의것들' 없애기, 명사형을 없애고 동사형으로 바꾸기
다음으로, 문장에 ‘적의것들’을 쓰지 않았는지 살피면서 문장을 고쳤다. ‘적의것들’은 교정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점검하는 항목인데 이것만 줄여도 글이 훨씬 부드러워진다고 배웠다. 더불어, 우리말은 동사가 발달해서 살아있는 느낌을 주므로, 명사형 표현을 빼고 사람을 주어로 만든 후 동사로 어미를 바꾸라는 말도 기억했다.
이렇게 최대한 집중하면서 글을 쓰고 고친 후에 공유하니, 선생님 피드백과 독자들 반응이 훨씬 긍정적으로 변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을 텐데 술술 읽힌다고 말했고, 문장이 너무 화려하지도 단조롭지도 않게 느껴진다고들 말했다. 수업 초반에 썼던 글과 수료 후에 쓴 글을 비교하면 신기하게도 훨씬 더 나아졌다는 말도 들었다.
무엇보다 군더더기가 줄었다는 말을 들어서 가장 기뻤다. 드디어 내가 쓴 글에서 초점이 명확해졌나 보다. 선생님은 종종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나 보는 눈이 있어요. 왜 쉽게 읽히는지 원리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직관적으로 쉽고 편하게 읽히면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게 된답니다." 내가 피드백을 받아 보니 정말이구나 싶었다.
나는 여전히 글을 잘 쓰게 되었다고 자신할 수 없다. 하지만 증언(?)을 들어보면, 내 글은 틀림없이 발전했다. 글쓰기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려다가, 그저 완주만 하자 마음먹고 나 자신을 다독이며 억지로 견뎠는데, 참 잘했다. 나, 강명진. 이제는 글을 쓰고 동료들과 함께 나누며 배우는 과정이 진심으로 재미있고 즐겁다.
<이재원 선생, 침착하고 단단하게 배우는 학생을 만나다>
강명진 선생님을 생각하면, 바로 '아스팔트 롤러'가 떠오른다. 도로를 포장할 때는, 역시 아스팔트를 단단하게 다지는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 쇠로 만든 무거운 원통을 굴려서 최대한 촘촘하고 든든하게 다져 놓아야, 나중에 쉽게 깨져서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다. 강명진 선생님이 딱 '아스팔트 롤러' 같았다. 다소 느리게 출발하셨지만, 선생이 가르친 내용을 가장 단단하게(시간이 지나도 깨지지 않게) 소화해 나가셨다.
사실, '군더더기'는 상대적인 개념에 가깝다. 예컨대, 독자가 이미 다 아는 내용을 글쓴이가 상세하게 쓴다면? 독자는 글을 다소 지루하다고 느끼리라. 반대로, 독자가 잘 모르는 내용을 상세하게 쓴다면? 독자는 글이 친절하다고 좋아하리라. 결국, '내가 쓰는 내용을 독자가 얼마나 아느냐?'가 본질이다. 내가 쓴 글을 누가 읽을지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누가 읽을지 최대한 많이 고민할수록 글이 좋아진다.
그렇다. 선생으로서 나는 일부러 매번 강명진 선생님에게 잔소리를 늘어 놓았다. 이미 글재주를 갖추신 강명진 선생님께서, 글을 쓰는 자신만 들여다 보지 마시고, 시종일관 내가 쓴 글을 읽을 사람을 신경쓰고 눈치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강명진 선생님께서는, 부족한 선생 잔소리를 모두 견뎌내시고(?!) 결국 글솜씨를 늘려내셨다. 본인 속도대로, 침착하고 단단하게 도로를 포장하셨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강명진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강명진 선생님께서는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강명진 사회복지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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