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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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님이 정신적으로 몇 살 정도 된 것 같으세요?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1. 12. 23. 06:37
가족치료자: (정중하게) "그래서, 따님이 정신적으로 몇 살 정도 된 것 같으세요?" 엄마: (주저하지 않고) "열두 살이요." 큰딸: (당황 + 민망한 표정) 내가 아는 썩 괜찮은 가족치료자가 들려준 이야기. 어떤 일을 계기로 엄마와 너무 자주 싸우게 된 큰딸이 이참에 상담을 받아보자고 제안해서 모녀가 왔단다. 큰딸은 밝고 명랑한 성격, 자기 주장이 강하고 (무엇보다도) 장난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유치한(?) 행동을 벌인다고. 그래서 가족에서 '활력소'가 되기도 하지만, 엄마가 이제는 20대 중반인데 '아직도 어린애 같다'고 걱정한다고. 내가 아는 썩 괜찮은 가족치료자가 딸과 개별 회기를 가졌을 때, 진지하게 물어 봤단다. "그래서, 엄마가 열두 살, 아이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에 대해서는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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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소통이 문제였어요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9. 24. 12:56
얼마 전, 내가 아는 부부치료자가 이렇게 말했다: 하루는 젊은 신혼부부를 만났지요. 남편은 외동 아들에 대기업 재무팀에서 일하는 모범생, 부인은 삼남매 중 첫째에 공대를 나와서 직장일을 하는 커리어 우먼. 두 사람이 문제라고 주장한 이슈는 성평등 이슈였어요. 부인은 결혼후 가사 노동에 대해서 불평등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해서 본격적인(?) 페미니즘 공부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었지요. 그야말로 “김지영 세대”에 속하는 여성이었던 거죠. 그런데 대화를 좀 더 나누다 보니, 여러 가지 다른 이슈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부족한 스킨십 이라든지,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라든지, 결국 소통하는 방식에 관한 이슈가 선명하게 떠오르더라고요. 저명한 부부-가족치료자인 존 가트맨 박사는 이렇게 말했지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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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중심을 때려 치웠을 때 생기는 이점?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7. 23. 07:24
우선, 오해하지 마시라! 나는 절대로 해결중심모델을 "완전히" 때려치우지는 않으니. 얼마 전, "오빠는 나를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지" 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오빠는 나를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지 예전에 어느 괜찮은 해결중심 부부치료자가 상담한 사례에 관해서 들은 적이 있다. 아내가 헐크가 된단다. 분노하면 도무지 참지를 못한단다. (배경 설명 없이) 소리부터 빽~ 지르고 토라져서 며 empowering.tistory.com 예전에 어느 괜찮은 해결중심 부부치료자가 상담한, 화가 나면 헐크가 되는 아내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바로 그 내담자가 어느 괜찮은 해결중심 부부치료자에게 회기말 퍼포먼스 평가(SRS: Session Rating Scale) 점수를 40점 만점을 주면서 위 사진과 같이 짧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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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나를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지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7. 16. 14:34
예전에 어느 괜찮은 해결중심 부부치료자가 상담한 사례에 관해서 들은 적이 있다. 아내가 헐크가 된단다. 분노하면 도무지 참지를 못한단다. (배경 설명 없이) 소리부터 빽~ 지르고 토라져서 며칠 씩 말을 안한단다. 이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부부치료자는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하려다가 말았단다. 왜냐하면 치료자가 지나가면서 어떤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내담자(부인)에게 너무나도 크고도 확실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었단다. 여러 가지 해결중심 질문을 우아하게 던지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먹히고 있는 것(그가 했던 어떤 말)을 더 끌고 가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했단다. 치료자: "남편 분은 아내 분을 위해서, 아내 분의 분노를 받아주려고 태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태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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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뀔 수 있을까?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7. 6. 15:22
2018. 10. 1. 제 15주 상담 마지막 상담은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위대한 일이다. 나는 상담 전도사가 되었다. 한 사람의 인생에 기적을 만들어 낸 선생님께 감사하다. 나는 지난 시간 동안 나의 감정을 꾹꾹 참아오며 한 번에 터뜨리는 사람이었다. 내가 참아올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착하고, 마음이 넓어서"가 아닌, 내 주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주변 사람은 엄마, 아빠, 남자친구, 동생이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 항상 나를 예뻐해주고 사랑해주는 "안전한" 사람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고 싶은 욕심이 컸다. 어렸을 때도 사랑받고 예쁨 받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한다. 어딜 가도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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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두 마리가 한 우리에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5. 21. 07:45
내가 만든 짧은 비유적 이야기 #1 "그러니까, 두 분은 사자에요. 남편 분은 고졸이시지만, 요리사로 성공하셨지요. 강남 노른자위 땅에 식당을 네 개나 운영 중이시잖아요. 사업가로서 재능이 있는 분이세요. 그리고 사모님도, 이미 말씀하신 것처럼 리더십을 가지고 계시고 여러 모로 주도적인 스타일이시죠. 남편의 사업에 함께 뛰어 들어서 열심히 노력해 오셨고 성공하셨잖아요. 그런데 이 두 마리 사자가 한 우리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고 해도, 갈등이 생기면 크게 커질 가능성이 있어요." 내가 만든 짧은 비유적 이야기 #2 "(그림을 보여 드리면서) 이 요트를 한 번 보세요. 참 재미있어요. 일단, 이 요트는 매우 안정되어 있어요. 하지만 요트에 탑승한 두 사람은 굉장히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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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하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4. 7. 09:21
(1) 내가 쓸려고 염두애 담아 두고 있던 단어인데... 혜민 스님이라는 작자가, (음, 음... 스님, 죄송!) 혜민 스님께서 이미 아주 깊게 써 놓으셨다. (암튼, 짜증나.) https://vo.la/1Gwt (2) 어찌 보면, 부부치료란, 의사소통 교육이기도 하다. 의외로, “선생님, 제가 뭐가 문제인지 그냥 알려 주시고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알려 주세요” 라고 말하는 부부 내담자가 참 많더군. (3) 나는 해결중심 상담자로서, 일방적인 지시나 교육, 정보 제공에 익숙치 않다. 초창기에는 내담자가 이렇게 나오면 적잖게 당황하고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고객이 원하는 대로 가야 옳은 방향. 요즘엔 (원하시면) 직접적으로 교육도 한다. (4) 세계적인 부부치료자이자, 의사소통의 대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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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에서 제일 중요한 것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해결중심 부부-가족치료 이야기 2020. 1. 30. 20:52
공정함이다. 부부상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혹시라도 두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개별 회기에서 만난다면, 다른 사람도 동일하게 만나야 하며, 회기의 시간도 동일하게 가져가야 한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상담자를 무슨 “공정한 심판” 쯤으로 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두 사람 사이에 폭력이나 학대가 오고 간다면, 동등하게 갈 순 없다. 폭력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혹은, 폭력 상황이 아니더라도, 한 쪽이 명백하게 (좀 더) 잘못한 상황일 때는, 더구나 어느 정도는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상황일 때는, 균형추를 상대적 약자에게 슬쩍 가도록 할 수 있다. 예컨대, 외국인 여성이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커플의 경우, 균형의 원리를 곧이곧대로 적용할 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