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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Art of Loving #2
    지식 공유하기(기타)/현대의 고전 읽기 2020. 1. 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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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기술 편독 #2

     

    <참고>

     

    편독? 편독이 뭐야? 부부치료를 하면서, 사랑에 대해서 참 많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 내담자 부부에게 이런 저런 책을 권해 보기도 한다. 사실, 제일 강력하게 권하고 싶은 책은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이다. 이 책을, 내담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사서 선물로 줘 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았다. 그런데, 역시... 어렵다. 아무래도 출간된 지 꽤 오래된 책이라서 표현도 올드하고, 여러 모로 요즘 한국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이 책 만큼 사랑에 대해서,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성찰을 하고 있는 책도 없기에, 결국은 또 다시 이 책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편독, 이다. 한국어로 출판되어 있는 책 중에서 가장 번역이 잘 된 책을 골라서, 본문을 소개하되, 잘라낼 부분은 과감하게 잘라 내고, 생략할 부분도 생략한 후에, 문장을 쪼개고 잘라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를 하면서 읽으려고 한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바는 적지 않으려고 한다. 최대한 원저자의 생각이 그대로 전달되도록, 문장을 부드럽게 이어 붙이기만 하련다. 꾸준히 내 블로그에 연재한 후에, 편집해서 내담자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한다. 편안하게 현대의 고전을 읽으시라고.

     

    원문: 에리히 프롬(1956)

    번역: 황문수(2006)

     

    2006년 출판. (주) 문예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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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글>

     

    제 1장 사랑은 기술인가? 

    https://empowering.tistory.co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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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장 사랑의 이론 - 1 

     

    사랑에 대한 이론은 곧 인간에 대한 이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서 분리되어 불확실한 상황에 내던져진다. 확실한 것은 과거 뿐이고 미래에 확실한 것은 오직 죽음 뿐이다. 인간에게는 이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 의미를 이해한다. 자신의 생명이 덧없이 짧으며, 원하지 않았는데도 태어났고, 원하지 않아도 죽게 되며,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들보다 먼저 또는 그들이 자신보다 먼저 죽게 되리라는 사실, 자연 및 사회의 힘 앞에서 자신이 무력하다는 사실을 안다. 인간은 이러한 감옥에서 벗어나서 어떤 형태로든지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관계를 맺어야 한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서 ‘분리’되는 경험은 인간의 마음 속에 ‘불안’을 일으킨다. 분리된다는 것은 내가 무력하다는 것, 세계(사물과 사람들)를 적극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내가 가진 반응 능력 이상으로 세계가 나를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분리는 수치심과 죄책감을 일으킨다. 분리 상태에서 느끼는 죄책감과 수치심 경험은 성서에 아담과 이브 이야기로 표현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혜의 열매를 먹은 다음에, 그들이 복종하지 않게 된 다음에, 자연과의 본래의 동물적 조화를 벗어나 인간이 된 다음에, ‘발가벗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부끄러워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서로 벗은 몸을 보게 되어서 부끄러워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자와 여자는 자기 자신과 서로를 알게 된 다음, 서로 분리되어 있고, 그들이 서로 다른 성에 속하는 것처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서로 사랑하는 것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남남으로 남아 있다. 인간이 서로 분리된 채 사랑에 의해 다시 결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 수치심의 원천이고, 죄책감과 불안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가정 절실한 욕구는 이러한 분리 상태를 극복해서 고독이라는 감옥을 떠나려는 욕구이다.

     

    모든 시대, 모든 문화에 속한 인간의 고전적인 문제, 즉 어떻게 분리 상태를 극복하는가, 어떻게 제한적인 개인에서 벗어나 세계와 다시 합일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동굴 속에 사는 원시인도, 양 떼를 돌보는 유목민도, 이집트의 농부도, 페니키아의 상인도, 로마의 병사도, 중세의 수도사도, 일본의 사무라이도, 현대의 사무직 회사원이나 공장 노동자도 동일한 문제에 부딪힌다. 이 문제는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내재된 실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유아는 여전히 어머니와 일체감을 느끼고 어머니가 있는 한 분리감을 느끼지 않는다. 유아의 고독감은 어머니의 육체적 현존, 곧 어머니의 가슴과 어머니의 피부를 통해서 달랠 수 있다. 물론, 분리와 개성의 감각이 발달하게 되면 어머니의 육체적 현존만으로는 이미 충분하지 못하고, 다른 방식으로 분리 상태를 극복하려는 욕구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인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도,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던 유아기 - 즉 원시시대에는 자연과 일체감을 느꼈다. 동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동물 가면을 쓴다든가, 토템으로 삼은 동물 또는 동물신을 숭배한다든가 하는 일로 표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원초적 결합에서 벗어나면 인류는 이 분리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일체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도 더욱 더 강렬해진다.

     

    온갖 종류의 약물을 진탕 마시고 떠드는 상태가 되는 방법은, 분리에서 벗어나서 합일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러한 상태는 때로는 마약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종교적인 의식 속에서 자동적으로 유발된 황홀경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잠시 동안의 황홀경 상태에서는 외부 세계가 사라지고 동시에 외부 세계와의 분리감도 사라진다. 이러한 의식은 공동으로 거행되므로 집단과의 융합을 경험하게 되고, 이 경험이 이러한 해결을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만든다. 이러한 도취적 해결에는 성적 결합이 밀접하게 관련되거나 혼합된다. 공동체의 성적 난교 의식은 여러 원시 의식의 일부였다. 도취 경험을 한 사람들은 얼마 동안은 분리감 때문에 몹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천천히 불안으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었다가 의식을 되풀이해 거행함으로써 다시금 감소된다.

     

    종교적 황홀경을 추구하지 않는 문화권에서 살고 있는 개인이 선택하는 방법은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이다. 사회에서 허용하는 합일 방식을 활용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이러한 사람들은 죄책감과 후회로 괴로워한다. 알코올이나 마약에 피난함으로써 분리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도취 상태가 지나가 버리고 나면 그들은 더욱 심한 분리감을 느끼며, 더욱 자주, 더욱 강렬하게 알코올이나 마약에 의존하게 된다.

     

    성적인 쾌락을 해결책으로 삼는 경우는 약간 다르다. 성행위는 어느 정도 분리감을 극복하는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방법이며 고립 문제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이 된다.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 분리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는 많은 개인의 경우, 성적 오르가즘 추구는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기능을 맡게 된다. 이것은 분리에 의해 생긴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절망적인 노력이며, 결과적으로는 분리감을 더욱 증대시킨다. 사랑이 없는 성행위는, 한순간을 제외하고는, 두 인간 사이의 간격을 좁혀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취적 합일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강렬하고 난폭하다는 것, 둘째는 인간의 존재 전체에, 몸과 마음에 일어난다는 것, 셋째는 일시적이고 주기적이라는 것이다. 이상의 방법 외에 사람들이 가장 자주 해결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합일의 방법은, 관습이나 관계, 혹은 신앙 등으로 집단에 강력하게 소속감을 느끼면서 하나가 되는 경험에 바탕을 둔다. 만일 내가 남들과 같고, 나 자신을 독특하게 만들어 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내 습관이나 옷이나 생각을 집단과 일치시킨다면 나는 분리에서 구제된다. 고독이라는 절대적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독제체제에서는 위협과 공포를 통해서 이러한 집단적 일치를 추구하고, 민주 국가에서는 암시와 선전을 이용한다.

     

    집단에서 분리되지 않으려고 하는 욕구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이해한다면, 남과 다르다는 데서 느끼는 공포, 군중과 약간 떨어져 있다는 데서 느끼는 공포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이해할 수 있다. 때로는 이러한 공포가 집단에서 떨어져 나가려는 사람을 위협하는 그럴듯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치하고 싶어하는 자신의 욕구조차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기호에 따르고 있으며, 자신은 개인주의자이고 독립적인 사고에 의해서 현재의 견해에 도달했으며, 자신의 의견이 사람들 대부분의 의견과 같은 것은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는 환상 속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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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명록 링크(아직도 안 적으셨다면? 클릭!) 

    https://empowering.tistory.com/guestbook 

    연락처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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