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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퀴즈에서 배우는, 평범한 듯 섬세한 질문 전략 #02
    카테고리 없음 2021. 1. 1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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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친근한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재석과 조세호가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서 토크를 나누는 장면을 보았다. 

     

    때는 2019년 12월, 한적한 제주도 길을 걷다가 혼자 여행 온 자기님을 발견! 

     

     

    유재석: 아이고, 안녕하세요? "어디" 가시는 길이세요? 

    김혜진 자기님: 저, 카페 가고 있어요. 

    유재석: 혼자요

    김혜진 자기님: 네. 

    조세호: 혼자서 여행 오셨어요? "어디서"요? 

    김혜진 자기님: 경기도요. 

     

     

    유재석: 아, 진짜? 그럼 잠깐 얘기 좀 나눌 시간 있으세요

    김혜진 자기님: 네. 

    유재석, 조세호: 아이구,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유재석: 본인 소개 좀 해 주시죠. 

    김혜진 자기님: 스물 세 살, 김혜진입니다. 

    유재석: 혜진씨요. 

    김혜진 자기님: 네. 

     

     

    유재석: 혜진씨는 지금 혼자 제주도를 여행하고 계세요?

    김혜진 자기님: 네. 

    유재석: 며칠째입니까?

    김혜진 자기님: 오늘이 3일째(에요.) 

     

     

    유재석: "어디" 가시는 길이셨어요? 

     

     

    김혜진 자기님: 혼자 자수 하려고 자수 샀거든요. (주: 자수 하러 가던 길이라는 말)

     

     

    유재석: 아니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혼자서 여행을 가 본 적이 없거든요. 

     

     

    조세호: 아, 그러세요? 저는 한 번은 해 봤는데... (김혜진 자기님에게)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혜진 자기님: 되게 여유로워요. 

     

     

    조세호: 일행하고 같이 다니면, 저녁 식사 시간도 정해야 하고, 어디 가기로 하면 가야 할 수도 있고... 

     

     

    조세호: 그런 거 없이,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 

    김혜진 자기님: 네. 

     

     

    김혜진 자기님: 아무 것도 안 해도 되고, 아무 말도 안 해도 되고

     

     

    유재석: 아무 말 안하는 게 좋아요? 

    김헤진 자기님: 네.  

     

     

    김혜진 자기님: 제가 좀 일을, 떠드는 일을 오래 해 가지고...

     

     

    유재석: 아~ 무슨 일인지 혹시 여쭤봐도 됩니까? 

     

     

    김혜진 자기님: 수학 강사요. 

     

     

    유재석: 일적으로 봤을 때는 연관성 있는 게, 저희도 계속 이야기를 해야 되는 직업이다보니까. 

     

     

    김혜진 자기님: 이게, 운동하는 것만큼 진이 빠지는 거 같아요. 

     

     

    유재석: 지친다는 표현보다는 이 표현이 딱 맞습니다: "진이 빠진다."

     

     

    유재석: 그냥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힘들지만, 진짜 말 하고 이거 진짜 진이 빠지거든요. 

     

     

    유재석: 오늘은 하셨나요? 

     

     

    김혜진 자기님: 평대리(에 다녀 왔어요.) 

     

     

    김혜진 자기님: 평대리 갔다가 세화리까지 걸어서 오고, 세화리에서 버스 타고 왔어요. 

     

     

    김혜진 자기님: 그냥 밥 먹고 카페 가고... 

     

     

    김혜진 자기님: 생각을 안 하고 왔거든요. 계획 없이. 

     

     

    김혜진 자기님: 첫날이랑 마지막날 비행기표만 사고, 숙소랑 그것만 정하고 왔어요. 

     

     

    유재석: 계획 없이 오셨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여행을 오시게 된 거에요? 

     

     

    김헤진 자기님: (사정상) 일을 갑자기 그만 두게 돼서... 

     

     

    김혜진 자기님: 혼자 있고 싶어서... 

     

     

    유재석: 혼자, 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유재석: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셨나봐요. 

     

     

    김혜진 자기님: 그랬던 거 같아요. 

     

     

    유재석: 저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하고 싶었으나... 초기에는 한 9년을 쉬었잖아요. 

     

     

    유재석: 그때는 보통 이제... 한 10시, 

     

     

    유재석: 일찍 일어나면 한 10시? 늦게 일어나면 12시. 

     

     

    유재석: 그러면, 일단 집에서 기척을 살피죠. 누가 있나 없나. 

     

     

    유재석: 있을 때 나가면은, 한 소리 들으니까. (하하하)

     

     

    유재석: 그러면, 조금 일어나도 기다립니다. 그래서 (집안에 아무도) 없다, 그러면 나가죠. 

     

     

    조세호: 밖에 나가요? 

    유재석: 아뇨, 거실로 나가서... 

     

     

    유재석: 이제 밥을 먹죠. 집에 있는 반찬을 꺼내서 밥을 먹죠. 

     

     

    유재석: 밥을 먹고 TV를 한 번 틀어 봅니다. 슉~ 돌려 봐요. 그 다음 날이 되면, 또 반복이 되고. 

     

     

     

     

    유퀴즈에서 배우는, 평범한 듯 섬세한 질문 전략 #01

    유재석이 진행하는 친근한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재석과 조세호가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서 토크를 나누는 장면을 보았다. 때는 2019년 8월. 서울 시내, 거리를 걷다가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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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에서 유재석의 질문 전략을 분석해 본다. 

     

    (1) 상대방이 한 말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혼자서" 제주도에 여행 온 자기님이, "혼자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혼자서" 자수를 하려고, "혼자서" 카페를 간다고 말하자, 유재석은 자기님이 자주 사용하는 "혼자"라는 말에 초점을 맞춘다: "혼자, 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셨나봐요." 이 문장에서 앞부분은 자기님이 한 말의 특성을 사실적으로 드러낸 부분이고, 뒷 부분은 그 사실을 기초로 공감한 내용을 신중하게 언급한 내용이다. 

     

    우리 사회복지사들은 "공감" 개념을 참 좋아한다. 지역 주민을 만날 때, 복지관 이용인을 만날 때, "그랬군요~" 라고 말하면서 상대방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개는 공감하려는 마음이 지나쳐서 상대방 마음을 넘겨 짚으며 오버할 때가 많다. 유재석은 어떠한가? 공감을 적극적으로 하면서도, "상대방이 한 말 밖으로 넘어가서 공감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시, 유재석 화법으로 돌아가 보자. 예컨대, 유재석은 본 인터뷰에서 자기님이 한 말 중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어구, "진이 다 빠진다"도 (말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인용한다: "지친다는 표현보다는 이 표현이 딱 맞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힘들지만, 진짜 말 하고 이거 진짜 진이 빠지거든요." 언뜻 보기엔 의미 없는 동어 반복처럼 여겨지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표현할 길을 이 길 밖에 없기 때문이다. 

     

    (2) 좋은 점을 (구체적으로) 물어 본다. 

     

    유재석은 질문을 구체적으로 한다. 질문 중에서도 "의문사(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가 들어간 질문을 주로 하는 편이다. 의문사를 사용해서 질문을 만들면, 답변이 좀 더 구체적으로 돌아오게 된다. 유재석의 질문을 살펴보라: "어디 가는 길이세요?" "며칠째인가요?" 등등. 이렇게 구체적인 답변을 끌어낼 때 방향은 주로 긍정적인 쪽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긍정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답하게 되는 것이다.

     

    (3) 자신이 힘들었던 이야기를 적절하게 개방한다. 

     

    "관계의 최고 형태는 입장의 동일함입니다" 라는 격언이 있다.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내가 처한 상황과 상대방과 처한 상황이 서로 다를 때는 상대방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만약 처지가 동일하다면? 이해가 쉬워질 것이다.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그저 눈만 들여다 보아도 이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우호적인 대화를 나누는 솜씨가 능숙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상대와 공유하는 특성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위 에피소드에서 김혜진 자기님은 어려운 상황을 맞이해서(사정상 갑자기 일을 그만 두게 되었음) 혼자서 제주도로 여행을 왔다. 인터뷰에 응하기는 했지만 타의로 일을 그만 두게 된 자세한 사정을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자 유재석은 자신이 연예계 데뷔 초반에 겪었던(그러나 장장 9년 동안 겪었던) 일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부모님에게 면목이 없었던, 그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서 솔직하게 나눔으로써, 김혜진 자기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유재석 화법이 보여주는 마법은, 평범하지만 비범하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구현하기는 어려운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법"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대화할 때 자신보다는 상대방의 심정에 초점을 둔다. 사람은 대개는 이기적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에만 관심이 있다. 자기가 주인공이 되는 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유재석은 "상대방이 스스로 말을 하게 이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상대방에 관한, 정중하면서도 순수한 호기심"  


    해결중심모델을 배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기적질문" 같은 특정한 질문 테크닉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고정된 질문 테크닉을 넘어서 정중하면서도 친근하게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강점과 자원을 인정하고 높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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