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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분의 처지에선, 당연한 거에요!
    카테고리 없음 2021. 9.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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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1>  

     

    내담자: 옆동네 사는 김철민(가명)씨는 이번에 후원 물품 3개나 받았다는데 왜 저는 1개밖에 안주는 거에요?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기분 나쁘게 일을 해요?

     

    상담자: 그러셨군요. 결과가 기대와는 달라서 실망감이 크셨겠어요. 이용자님께서는 후원물품 지원을 통해서 활력도 얻고 이웃 주민들과 나눔 활동도 하고 싶으셨을 텐데, 결과가 좋지 못해서 소외되는 기분도 들고 언짢은 마음이셨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다른 분과 자꾸만 비교되는 마음에 불쾌하셨죠? 저희들도 모든 분들에게 후원물품을 다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수량이 적어서 혼자 살고 계신 고령 장애인 분들에게 후원물품이 더 많이 나가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네요. 모든 물품을 다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고, 혹시 지원받으실 수 있는 다른 서비스가 있는지 찾아보고 추후에 또 연락드릴게요.

     

    (기록) 송파구방이복지관 박상현 사회사업가


    <사례 2> 

     

    (상황: 하루에 한번씩 프로그램 참여 문의 전화를 하는 내담자)

     

    내담자: 컴퓨터교실 프로그램 진행하게되면 꼭 저한테 알려주세요, 제 핸드폰번호 말고 집전화번호로 꼭 연락주세요. 컴퓨터교실이 꼭 듣고 싶어요. 이걸 듣고 공부해서 대학교에 진학하고 싶어요. 

     

    상담자: 코로나19로 듣고 싶으셨던 컴퓨터교실 강의가 미뤄져서 많이 속상하셨죠? 혹시 OOO님은 지금 컴퓨터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안다고 스스로 생각하세요? 

     

    내담자: 인터넷 창을 켜고 검색하는 것만 할 수 있어요. 

     

    상담자: 요즘같은 정보화 시대에 트렌드에 맞춰서 검색도 하실 수 있으시고 대단하시네요! 그럼 강의를 듣게 된다면 어떤 걸 배우고 싶으세요?

     

    내담자: 문서 작성하는 법도 배우고 싶고, 사진 편집도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글을 써서 대학교에 가고 싶어요. 방송통신대학교나 그런 대학교들로요. 

     

    상담자: 컴퓨터로 많은 것들을 하고 싶으시는 게 저한테도 느껴지네요, 현재는 코로나19로인해 저희도 좋은 프로그램을 연결시켜드리고 싶은데, 되질 않아 저도 OOO님처럼 아쉽고, 속상합니다. 곧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이 될 거에요, 원하는 문서 작성법이나 사진편집을 열심히 배우실 수 있도록 개강하게 되면 꼭 OOO님께 말씀드릴게요. 휴대폰 말고 집전화로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내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내담자 OOO님은 원하시던 컴퓨터교실 프로그램을 열심히 듣고 계십니다.)

     

    (기록) 송파구방이복지관 김강혁 사회사업가


    위 내용은, 내가 강점관점 상담기술을 가르치고 있는 송파구방이복지관(장애인복지관) 선생님들께서 배우신 내용을 현장 실무에 부드럽게 녹여서 적용하신 사례이다. 어찌 보면 내용이 비슷한데, 이분들 업무 특성상, 뭔가를 받고 싶은데 받지 못해서 짜증을 내시거나 다소 공격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지역 주민 전화를 자주 받으신단다. 분명히 우리는 돕는 일을 하고 있는데 본의 아니게 욕을 먹거나 거친 언어를 듣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눈 앞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잡기 위해서 뭔가 행동을 해야겠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해결중심상담 전문가로서,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강점과 자원에 초점을 맞추어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런데 원조전문가 동료들을 만나서 해결중심모델을 가르치다 보면, 이런 말을 많이 듣는다: "선생님, 제가 만나서 돕는 분들은 대부분 비자발적인 분들이에요. 그래서인지 비협조적이거나 심지어 공격적이랍니다. 선생님께서는 해결중심상담이란 내담자가 원하는 걸 물어보는 거라고 가르쳐 주셨는데요, 이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답변 자체를 안하는 분들이랍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

     


    Averting Resistance By Honoring it 

     

    내 강의를 들으러 온 어떤 여성 분이 계셨다. 이 분은 굉장히 많은 청소년 내담자를 만나서 접수 면접을 하고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분이셨는데, 청소년 대부분이 입을 다물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 분은 청소년이 입을 꼭 다물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셨는데, 접수 면접을 시작할 때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하셨다: 

     

    "내가 지금부터 여러 질문을 너에게 할 거야. 그 중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 너는 '몰라요'라고 답할 거야. 어떤 경우엔 정말로 '몰라서' 모른다고 답할 거야. 하지만 어떤 경우엔 '제가 이렇게 개인적인 질문에 답을 할 정도로 당신이 믿을 만한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라고 생각을 하면서 모른다고 라고 답할 거야.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네 마음을 이해한다는 사실을 네가 이해해 주면 좋겠어. 그리고 그런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아도 돼. 아마 시간이 조금 지나면 우리가 서로 좀 더 편안해 질 거고, 네 마음이 진짜로 편해졌을 때, 그래서 말을 하고 싶어졌을 때 말하면 돼."


    위 내용은 임상심리학자인 Clifton W. Mitchell 박사가 쓴 서적, '격렬하게 저항하는 내담자를 대하는 효과적인 상담 테크닉(Effective Techniques for Dealing with Highly Resistant Clients)'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이 양반, 대단히 특이한 분이다. 사람들은 내담자가 말을 안듣고 저항하는 것 같으면 '속은 상하고 답답하지만 그러려니~' 생각하고 체념하는데, 이 양반은 온갖 학술 문헌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내담자'를 대하는 방법을 찾아서 읽었고 자신이 직접 실행해 본 경험을 정리했다고 한다. 어쨌든, 위 발췌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원리는 소제목(Averting Resistance By Honoring it)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담자가 보이는 반응을 존중하고 인정함으로써 저항을 변화로 향하는 에너지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내담자가 그대에게 격렬하게 저항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분의 처지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격렬하게 저항하는 셈이다. 그분은 본인 생각과 관점에서 짜증을 낼 만하니까 내고 있고, 격렬하게 저항할 만하니까 저항하시고 있다. (만약 우리가 기관 관점으로만 보면, 도와 준다는 생각으로만 보면 절대로 이렇게는 볼 수 없다!) 이쯤 되면, 동료 여러분께서는 '아니 그래서, 이런 분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라고 절규하시면 다시 질문하실지도 모르겠다. 한 마디로, 내담자를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계신다고 보라는 말씀이다. 이런 관점이 출발점이라는 말씀이다.

     

    다시, 송파구방이복지관 박상현, 이강혁 사회사업가 사례로 돌아가 보자. 이 두 분이 어디에서 출발하시는지 잘 살펴보자. 바로 내담자가 '원하는 바'에서 출발하신다: '활력도 얻고 이웃 주민들과 나눔 활동도 하고 싶으셨을 텐데' (박상현 사회사업가) '듣고 싶으셨던', '그럼 강의를 듣게 된다면 어떤 걸 배우고 싶으세요?', '컴퓨터로 많은 것들을 하고 싶으시는 게 저한테도 느껴지네요' (김강혁 사회사업가). 주민께서 복지관에 전화해서 불평불만을 늘어 놓고 난리를 치신 이유는? '원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분께서 잘 대처하신 비결은? 간단하다. 바로 그 '원하는 바'를 알아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존중해 주셨기 때문이다.

     

    그분의 처지에선, 당연한 거에요!


    <안내> 앞으로 Clifton W. Mitchell 박사가 쓴 책, '격렬하게 저항하는 내담자를 대하는 효과적인 상담 테크닉(Effective Techniques for Dealing with Highly Resistant Clients)'을 순차적으로 번역해서 본 블로그에서 공유할 계획이다. 혹시 이메일로 구독을 원하신다면, 강점관점실천연구소 뉴스레터에 가입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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