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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중심계획을 실천하기 위한 응용 모델: PICTURE #01지식 공유하기(기타) 2022. 1. 31. 17:36728x90반응형
본 매뉴얼은 사람중심계획(PCP: Person-Centered Panning)을 실행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이 좀 더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제작되었다. 그리고 PICTURE(the Planning for Inclusive Communities Together Using Reinforcement and Evaluaton) 접근은 사회복지 기관에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설계되었다. 따라서, 본 매뉴얼은 체계적으로 사람중심계획(PCP: Person-Centered Panning)을 적용하고 싶어하는 기관이 참고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아주 간략하게 말하자면, PICTURE 모델을 따르는 사회복지사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던진다: (1) "현재 당신의 삶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2) "앞으로 당신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싶나요?", (3) "당신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물론, 이미 사람중심계획 관련 매뉴얼은 여럿 나와 있다. 하지만 본 매뉴얼은 다르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훨씬 더 많은 장애인들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PICTURE 모델을 개발하여 직접 실천하고, 사람들에게 가르치기도 하고, 관련 연구도 실행해 오면서, 사람중심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몇 가지 한계에서 벗어났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실천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몇 가지 알게 되었고, 이 요소를 우리만의 사람중심계획 기술에 포함시켜 왔다.
우리는 독자 여러분께서, PICTURE 모델을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삶 속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많이 만들어 내는데 도움이 되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느끼시기를 희망한다. 구체적으로, PICTURE 모델에는, 예컨대 교육 기술, 치료 방법, 그리고 응용행동분석(ABA: Applied Behavior Analysis) 같은 개입 방법을 포함해서, 발달장애인을 돕는 현장 전문가들의 생각과 실천 경험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PICTURE 모델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과정과, 전문가가 이 과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아울러, 이 부분이 아마도 가장 중요한 부분일 터인데, 사람중심계획을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실행하는 실무자 팀과 기관을 운영하는 관리자 모두가 참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결과 측정 도구를 제시했다. 이 측정 도구를 사용하면, 관리자의 반응이나 실행팀 계획을 조율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중심계획에 과학적인 원리를 일부 도입하면서도, 1980년대에 사람중심계획이 개발되었을 때 제시된 본질적인 실천 방법은 그대로 유지했다. 우리가 이런 태도를 취하는 까닭은, 사람중심계획을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발달장애인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좀 더 나은 삶'이란, 장애인이 좀 더 자율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사람들과 좀 더 좋은 관계를 맺으며,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장애인이 진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삶을 가리킨다. 만일 여러분이 본 매뉴얼에 제시되어 있는 실천 단계를 따른다면,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리는 삶이 질적으로 현저하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본 매뉴얼을 따르는 기관은, 장애인과 그 가족, 그리고 직원들에게 좀 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각종 전문가와 지원 인력을 배치하는 방법을 틀림없이 알게 될 것이다.
간략한 사람중심계획 개발 역사: 사람중심계획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유래했는가?
사람중심계획은 예컨대 발달장애인처럼 사회에서 무시받는 사람들이 삶 속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접근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은 대개 비장애인과 분리되어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사회통합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흐름은 서구 사회에서 떠올랐던 사회 운동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사람중심계획은 정상화 원리에 이념적 뿌리를 두며(Nirje, 1969; Wolfensberger, 1972), 정상화 원리가 개발되고 나서 최소 10년 후에 개발되었다. 그러나 사람중심계획에서는 단순한 이론적인 틀이나 훌륭한 발상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도구를 제공해 준다. 즉,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정상화와 사회통합이라는 추상적 가치를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구현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따라서, 사람중심계획은 어떤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지에 관한 관념과 그러한 변화를 만들어 낼 전략을 하나로 종합하는 장이 된다.
이후 1990년대에 이르러, 사람중심계획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삶 속에서 경험하는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발달장애인들의 경험을 좀 더 넓히고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각광을 받게 되었다(O'Brien & Lovett, 1992; O'Brien, O'Brien, & Mount, 1997).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중심계획은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시키고, 비장애인과 나누는 우정을 북돋우며, 이들이 원하는 바를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타고난 자질을 계발하며, 사회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 정책입안자들과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사람중심계획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왔지만(Holburn & Vietze, 1999; Schwartz, Jacobson, & Holburn, 2000), 사람중심계획을 개발한 사람들이 애초에 의도한 바가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결과는 곧바로 오지도 않았고, 쉽게 달성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사람중심계획을 적용하려고 노력했던 사회복지기관에서 종종 엉뚱하게 사람중심계획을 적용하기도 했다.
사람중심계획에서 추구하는 목표
일반적으로, 사람중심계획의 목표는 O'Brien(1987)이 설명한 다섯 가지 본질적인 개념인데, 아래에 간략하게 정리해 두었다.
1. 지역사회 현존(Community Presence): 일반적인 동네 혹은 통합 교실 같은, 보통 장소에서 생활한다.
2. 지역사회 참여(Community Participation):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지인/친구들과 친하게 교류한다.
3. 선택(Choice): 일상 생활에서 뭔가 결정할 때 주도적인 통제권을 갖는다.
4. 존중(Respect):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가치 있는 역할을 갖는다.
5. 능력(Compentence): 사람들에게 존중받는데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이 다섯 목표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목표이고, 장애인복지 업계 전체에서도 보편적인 호소력을 갖지만,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이 다섯 목표는 장애인 당사자가 만들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장애인 당사자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장애인을 돕는 전문가들이 제시한 목표이다. 둘째, 사람중심계획이 발달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위 다섯가지 목표에는 감금되어 있던 사람들이 겪은 박탈 경험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사람의 목표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우리가 사람중심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게 되면 어쨌든 위 다섯 가지 목표와 관련된 열망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긴 하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해당 장애인의 삶을 나아지도록 만드는 방법을 우리 전문가가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장애 당사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람중심계획 과정에 관한 개괄적인 설명
사람중심계획은 엄청나게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기관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합의해야 하는, 다면적이고 장기간이 소요되는 접근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어떤 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서, 당사자의 삶이 개선되는 미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며, 이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사람중심계획 팀은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절대로 사회복지사들만 있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 팀은 여러 분야 전문가가 모여서 어떤 사람이 가진 문제를 일방적으로 뜯어 고치거나 제거하는 계획을 세우는 전통적인 다학제간 치료 계획과 비슷하면 안된다. 반대로,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친구, 가족의 관점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전부는 아니지만, 아주 많은 경우 경우, 의사결정 권한을 장애를 가진 당사자에게 넘겨야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계획 과정을 주도하면, 어떤 계획이 만들어지는가? 우선은 일반적인 학제간 프로그램 같지는 않다. 권위를 가진 타인이 일방적으로 이끌지도 않고, 당연히 배워야 한다고 여겨지는 목표를 반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세팅에서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지원 계획과 서비스가 효과적이지 않은데, 후원금을 제공한 기관과 임상적인 치료 방법, 그리고 심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느끼는 불편함에도 좌지우지되는 고정된 서비스 규칙을 따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계획을 좌우한다. 즉, 장애인 당사자를 중심으로 지원 계획 과정이 진행된다. 다른 모든 요소는 이차적인 고려사항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중심계획에서도, 현실적인 목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전략, 책임성 같은 전통적인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장애인 지원 계획에는 당사자의 이상과 꿈을 현실화시키는데 필요한 조건과 분명한 단계가 포함되어야 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중심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중심계획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열망하는 바가 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일치하지 않을 때에도 여전히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존 프로그램 안에 장애 당사자가 원하는 서비스가 없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사람중심계획을 다음 단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사람중심계획을 실행하는 실행 팀은 어떻게 해서든지 어려움을 해결하고 장애 당사자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만드는 방법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리고 이 과업은 관련 팀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기관 직원들이 전체적으로 움직여서 당사자의 꿈을 지원하게 된다. 만약에 특별히, 기관 안에서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사람중심계획을 실천하게 된다면, 기관의 운영 구조도 전체적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그리고 기관이 이 새로운 원조 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면, 사람중심계획은 기관 안에서 좀 더 확장될 것이다.
장애 당사자가 좀 더 나은 삶을 사는데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계획 회의를 주재하고 사람들이 당사자 자율성이나 사회통합 같은 사람중심계획의 핵심 목표와 가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촉진자(facilitator)'가 안내한다. 촉진자는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회의 중에 사람들이 하는 말을 커다란 차트에 쓴다. 촉진자는 장애 당사자의 경험, 관심, 꿈 등을 나타내는 주제에 따라 정보를 배열하는데, 이 정보는 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데 기초가 된다. 촉진자는 사람들 의견을 조율하면서, 계획을 실현하는 방법을 확인하고, 정리하기 위한 의견을 끌어낸다.
지원자 집단은 간헐적으로 회의를 열어서, 성공한 부분과 어려운 부분을 논의하고, 전략을 조율한다. 실행팀이 얼마나 자주 만나야 하는지나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중심계획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 이는 오로지 장애 당사자와 팀 사정에 달려있다. 이 집단은 장애 당사자가 세운 주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주요 목표가 달성된 후에는, 간헐적으로 만나면서 장애 당사자가 잘 지내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한 영역에 관해서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관료제적인 조직 체계와 사람중심계획
통상적으로, 관료제는 형식적이고 표준화된 과정과 단계적으로 올라가면서 승인을 받는 절차에 따라서 운영되는 조직 구조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관료제적 구조는 비효율적이고 시간 낭비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때때로 사람들은 관료제는 그 자체가 존재 목적으로서, 오로지 조직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 작동한다고 말한다. 발달장애 서비스 분야에서, 관료제적인 조직은 장애인을 일반적인 생활 방식과는 분리된 '특수 환경' 속에서 서비스 대상자로서 일방적으로 보호하는 체계를 만들어 왔는데, 이런 체계를 반대로 바꾸어서 장애를 가진 사람을 주체로 세우려면, 관료제적인 조직 안에 존재하는 여러 부서에서 단계별로 여러 번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절차를 모두 밟다가는 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누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혁신이 힘들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래서 사람중심 접근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변 사람들이 덜 간섭하는 생활 방식을 추구함으로써 사회통합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아울러 장애 당사자가 원하는 바를 수용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기관의 조직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표1을 보면, 목표와 계획 실행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두 가지 조직 유형을 이해할 수 있다. 사람중심접이 상대적으로 근본적이고 확실히 덜 전문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행할 때 좀 더 쉽지는 않다. 아울러, 표2를 보면 임상적인 문제 해결 모델과 사람중심계획이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
<표1. 관료제적인 조직 vs 사람중심적인 조직>
관료제적인 조직 사람중심적인 조직 _ 의사 결정을 통제하는 규칙이 많다.
_ 건강과 안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_ 효율성을 기준으로 일상 생활을 설계한다; 무엇을 하든지
집단적으로 활동한다.
_ 미리 정해놓은 서비스 범주에 따라서 특수 치료 서비스를 받는다.
_ 기관 안에서,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 관계가 형성된다.
_ 당사자를 뭔가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으로 여긴다.
_ 타인이 수용할 만한 기술과 행동을 갖춰야만 동네에서 살 수 있다.
_ 장애인을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서비스 대상자로 여긴다._ 의사결정을 할 때 기관의 사명선언문을 따르고 상식을 활용한다.
_ 지역사회 안에서 누리는 삶의 질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_ 개별화를 기준으로 일상 생활을 설계한다; 개인이 좋아하는 바를
따라서 활동하고, 새롭게 배울 수 있도록 조직한다.
_ 당사자가 원하는 미래상에 기초해서 달성 방법을 고안한다.
_ 지역 사회 안에서 자유롭게 사람들과 교류한다.
_ 당사자를 지역사회 안에서 적절한 지원이 필요한 사람으로 여긴다.
_ 당사자가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과 서비스를 설계한다.
_ 장애인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민으로 여긴다.
<표2. 임상적인 문제 해결 모델 vs 사람중심계획>
임상적인 문제 해결 모델 사람중심계획 _ 결함, 장애,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_ 장애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 각종 검사를 실시한다.
_ 위계적인 절차에 따라 전문가 위주로 의사결정을 한다.
_ 특수 치료 팀만 따로 모여서 회의를 한다.
_ 문제가 사람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_ 사람을 고치려고 한다.
_ 사람을 기존 서비스에 맞추려고 한다.
_ 증상을 줄이는데 집중한다._ 능력, 꿈, 열망에 초점을 맞춘다.
_ 비공식적으로 장애인과 친해진다.
_ 당사자, 가족, 친구들이 직접 결정한다.
_ 당사자의 친구, 가족, 다른 직원도 회의에 참여한다.
_ 문제는 사람을 대하는 문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_ 환경을 고치려고 한다.
_ 서비스를 당사자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_ 삶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바꿔야 할 이유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전문가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라 누구나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일상언어를 사용한다.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면 장애를 가진 사람을 소외시킬 수 있다. 예컨대, '거주시설'이라는 전문용어는 '집'이라는 낱말로, '직업 재활'이라는 전문용어는 '일'이라는 낱말로, '언어 기술'이라는 전문 용어는 '이야기'라는 낱말로 바꾼다. 일상언어를 사용하면, 지적 장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비장애인이나 동일한 기본 욕구를 가지고 있고, 동일한 것(예컨대,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기, 공정하게 대우받기, 의미 있는 관계를 맺기)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좀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사람중심계획 철학과 실천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사회통합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전문 용어를 종종 사용한다. 예컨대, 권한 부여(empowerment), 시민권(citizenship), 자연적 관계망(natural support), 마을 만들기(builing community)와 같은 전문 용어는 장애인복지계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며, 서비스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 어쨌든, 우리는 사람중심계획 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들이 회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언어를 사용하면 좋겠다.
주의: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일반적으로 쉬운 일상언어를 사용하지만, 사람중심계획 회의를 진행할 때 어떤 언어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권장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언어 사용에 대해서 엄격한 규칙을 세우면, 사람들이 부담스러워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게 되고, 사람중심서비스 계획 과정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 주의 사항은 기관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람중심계획 교육을 실시할 때도 적용된다. 예컨대, (필자가 일하던 기관에서 개최한) 교육에 참가한 어떤 직원이 동료 직원들 앞에서 '서비스 대상자'라는 말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주장했을 때, 듣고 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그의 말을 반박했다. 그러자 이에 대한 반박 의견이 터져나왔고, 교육 시간이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르면서 교육 목적이 희미해져 버렸다.
임상적인 문제 해결 모델과 사람중심계획 비교
전통적인 임상적인 문제 해결 모델에서는 내담자가 보이는 증상을 진단하고 정신질환을 치료했다. 일반적으로 치료사는 장애 정도와 손상 상태를 검사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치료 방법을 처방했다. 하지만 사람중심계획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이미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전제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문제 해결은 어떻게 하면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누리는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서비스를 맞출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말하자면, 사람중심계획 안에서 임상적인 문제 해결 모델을 종합하는 과정이다. 어떤 장애 당사자에게 의학적인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임상적인 치료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See Pfadt & Holburn, 1996). PICTURE 모델에서는 본질적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포함한다. 왜냐하면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진정으로 지역사회에 통합되려면, 전문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PICTURE 모델은 어떻게 다른가?
PICTURE 모델에는 오늘날 널리 사용되고 있는 사람중심계획 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어떤 요소는 빼고 어떤 요소는 다른 접근에서 가져왔다. PICTURE 모델은 다음 두 가지 방향에서, 정통 사람중심계획과 다르다:
1. 필요한 경우, 전문가 역할을 과감하게 인정한다. PICTURE 모델에서 전문가의 개입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개 신체적으로, 행동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사람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치료 방법, 다양한 치료 기술, 다양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PICTURE 모델에서는 전문가가 기관 안이나 대규모 그룹홈처럼 통상적인 삶에서 벗어난 환경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활동하게 된다.
2. 정확한 평가에 기반하여 사람중심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PICTURE 모델에서는 간헐적으로 사람중심계획 실행 과정을 관찰하고, 체크리스트를 활용하고, 연습문제를 사용함으로써, 기관이 사람중심계획에 적합한 환경을 얼마나 제대로 조성하고 있는지와, 개인별로 사람중심계획이 얼마나 잘 실행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장애 당사자가 느끼는 삶의 질 변화를 결과적으로 평가한다. 이런 활동은 기관의 사명과 실행 팀의 능력을 강화한다. 따라서, PICTURE 모델에서 제시하는 평가 도구는 최종적인 결과만을 평가하는 수단 이상이다. 즉, 평가 도구는 그 자체가 개입 기술이고,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평가하는 수단이 된다. 평가 도구를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실천가는, "평가를 해 본 결과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으니,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을 그대로만 합시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평가를 통해서 우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있으니, 계속 평가를 합시다" 라고 말할 것이다.
[재원 생각]
나는 해결중심모델과 사람중심계획(Person-Centered Planning)이 서로 역사적으로는 관련이 없지만, 논리적으로는 거의 일치한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말은 해결중심모델을 개발한 사람들과 사람중심계획을 개발한 사람들이 긴밀하게 교류하면서 서로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실은 없다는 뜻이다. 해결중심모델과 사람중심계획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개발되었다는 뜻이다. 한편, '논리적으로는 거의 일치한다'는 말은, 양 집단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비슷한 논리적 구성물이라는 뜻이다. 전문가의 권위보다는 당사자의 선택권을 강조하고, 당사자가 원하는 바와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자원'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 등 핵심 개념을 가지고 비교한다면 거의 '동전의 양면'이라고 해도 될만큼 겹쳐져 있다.
해결중심모델 전문가인 내가 사람중심계획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언젠가 모 지역에서 사회사업가 동료들에게 해결중심모델을 가르치던 중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저는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교육은 원래 다른 분이 오시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못 오게 되셔서 제가 대신 온 겁니다. 오늘 말씀을 들어 보니까 강점에 초점을 맞춘 질문법이라든지 흥미가 없지 않아 있지만, 저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분들을 돕고 있어서, 별로 도움이 안될 것 같아요. 언어적인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분들이니까요."
지금 같으면 조금 더 그럴 듯하게 답변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당시에는 말문이 조금 막혔던 것 같다. 해결중심모델에서는 결국 상대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데, 아예 언어적인 소통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질문을 구사하기 어려우니, 자신있게 사용해 보시라고 권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답변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답한 기억은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 별로 자신이 없다.
그 이후로, 시간이 갈수록 "언어적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분들이라서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던 순간이 무시로 떠오르곤 했다. "정...말...? 정말 답할 수 없을까?" 마음 속으로 많이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지인을 통해서 사람중심계획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때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왜냐하면 내용적으로 들어가 보니 사람중심계획에서 말하는 내용이 해결중심모델에서 말하는 내용과 너무나도 유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해결중심모델과 사람중심계획은 서로 역사적으로는 관련이 없지만, 논리적으로는 거의 완전히 겹쳐져 있었다. 한 마디로, 해결중심모델 전문가인 내가 느끼기에, 사람중심계획은 '언어적 소통이 어려운 분들에게 특화된 해결중심모델' 같았다.
그래서 (나는 장애인복지 전문가는 아닌데도) 사람중심계획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주로 외국 자료를 중심으로 찾아보다가, 본 포스트에서 소개한 PICTURE 모델을 관련 서적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람중심계획 실천 과정을 쉽게 풀이해 놓은 매뉴얼 정도로만 알았는데(실제로 그런 면이 있다), 주요 저자인 Steve Holburn 박사는 사람중심계획을 실천하면서 드러날 수 있는 지나친 낙관론을 배격하면서, 사람중심계획 실천 과정에 대해서 냉정하게 질적/양적 평가를 실시하고, 환경(조직이나 기관, 그리고 지역사회 전체)을 사람중심적으로 바꾸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Steve Holburn 박사가 발표한 논문을 찾아 보니, '사람중심계획에 엄존하는 지나친 낙관주의 - Excessive Positivism in Person-Centered Planning'라는 논문이 있을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온 듯 했다.) 나는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해결중심모델을 대하는 사회사업가들의 태도도 종종 지나치게 낙관적이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기기 때문이다.
최근에 장애인복지계는 완전히 사람중심계획 열풍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이런 열풍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매번 유행처럼 사회복지계 전체를 휩쓸고 지나갔던 모든 최신 모델, 최신 기술이 기억 속에 다시 떠오른다. '대세를 좇아가기', '빨리 빨리 하기'에 급급해서 일단 겉모양만 빌려 와서 어설프게 시도하다가 처절하게 실패하고 씁쓸한 좌절감만 잔뜩 곱씹던 동료들 모습도 함께 떠오른다. 우리를 스쳐 지나간 열병같은 유행을 곰곰 생각해 보면, 결론은 간단하다: 우리를 한 방에 구원해 줄 수 있는 모델, 기술 따위는 없다. "근본적으로 내 관점을 바꾸고, 조직과 구조을 바꾸고, 지역사회를 바꾸지 않는다면" 결국 돌아 돌아서 제 자리로 회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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