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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를 만났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11. 07:57728x90반응형
어젯밤, 십수 년 만에 학교 후배 K를 만났다.
학교 다닐 때 그리 친하진 않았지만(사실은, 우리가 같은 시기에 학교에 다니지는 않았다!), 왠지 눈에 띄는 후배였다. 그 사이에 사회복지사가 되고, 일을 재미있게 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휴직을 했다가 복귀를 했단다. 정말 애기 같이 귀엽기만 했던 후배인데, 무려 엄마가 되다니!
개인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거쳐 왔단다.
십 수년 만에 만났는데도,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친근했다. 내 보기엔 여전히 볼이 빨간 어린 후배였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충분히 존중한다.) 그런데 말을 들어보니, 여러 모로 쉽지 않은 시기를 거쳐온 것 같았다. 그 시기를 어떻게 견뎌 왔을꼬? 간단했다: 책임감. 책임감. 책임감.
관계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도, 존경하는 사제지간도, 군대에서 만난 전우와 맺은 관계도, 결국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도 아니고 생각도 아니다. 책임지는 행동이다. 경제적으로 책임지든, 정서적으로 책임지든, 그 어떤 가치와 의미로 책임을 지든, 책임지는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흥은 많지만 끼는 부족하다며 배시시 웃는 후배 녀석.
하지만 나는 안다:
훌륭한 사회사업가는
흥으로 끼를 덮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러므로 K가 계속 일상을 잘 버티면 좋겠다.
그가 언젠가 마음 속 흥을
다시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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