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ㅋㅋㄹㅃㅃ(쿠크루삥뽕)조가 세우고 실행한 해결중심적인 여행 계획카테고리 없음 2022. 6. 28. 06:17728x90반응형
피학대 생존자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단기쉼터에서 '청소년들이 해결중심적으로 여행 계획을 짜고 실제로 다녀 왔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네 가지 질문이 제기될 것이다: (1) '여행 계획을 해결중심적으로 짠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2) 여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중심적으로 짰다는 말일까? (3) 해결중심적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활동이 청소년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 (4) 다른 기관에서도 해결중심적으로 여행을 다녀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에 답을 시도해 본다.
첫 번째 질문: '여행 계획을 해결중심적으로 짠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해결중심'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해결중심'이라는 말은 'solution-focused' 라는 말을 번역한 말이다. 우리말에서 '해결(解決)'이라는 말은, 주로 '동사적 용법'으로 사용한다. 즉, '해결한다'는 낱말은 동사로서 '문제/어려움'이라는 목적어를 동반한다. 그리하여 '문제/어려움을 해결한다'는 용법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solution-focused(해결중심)'이라는 말에 사용된 '해결(solution)'은 '문제/어려움이 해결된 상태'라는 뜻으로서 '명사적 용법'이다. '문제/어려움이 해결된 상태'가 어떤 상태일까? '(내담자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 상태'이자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이 능동적으로 발현되는' 상태라고 칭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서, '해결중심'이란 '내담자가 원하는 바' 혹은 '내담자의 강점과 자원'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해결중심적으로 여행을 짠다'는 말은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대로, 당사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방향으로' 여행 계획을 짠다는 뜻이 된다.
두 번째 질문: 여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중심적으로 짰다는 말일까?여기서부터는 경기도 소재 H 청소년단기쉼터에서 실제로 구현한 결과물을 소개한다. H 청소년단기쉼터 센터장이신 안혜연 사회사업가는 나와 함께 해결중심모델을 중/장기적으로 학습하면서 배운 관점과 태도를 상담 이외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적용해 오고 계시는 분.
<해결중심적인 여행 계획 수립 방법/과정>
0. 쉼터 선생님들이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추구하는 목적을 확인한다.
_ 청소년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구현하는 체험을 하도록 돕기.
_ 작은 일이지만 청소년이 스스로 해 내는 경험을 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믿음.
_ 선생님들은 (청소년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만)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1. 준비 모임: 청소년들이 여행에 대해서 각자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을 묻는다.
_ 이미지 카드(50장)를 펼쳐 두고 각자 1장씩 뽑은 후에 여행 이야기하도록 유도한다.
_ 청소년 집단이므로 또래 친구들에게 영향을 받음: 이야기가 풍부하게 나오는 편이다.
_ 여행지에 관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_ 핵심 질문: "나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어떤 여행을 가고 싶은가?"
2. 청소년들이 자율적으로 소그룹(3명 이하)을 결성하도록 유도한다.
_ 며칠 정도 기한을 주고 그룹별로 '가고 싶은 여행지'를 정해서 제출하도록 한다.
_ 소외되는 사람이 생긴다면? (걱정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소외되지 않았다.)
_ 완벽하게 개별화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력한다(조별로 3명 넘지 않도록).
3. 이미 결성된 조에 실무자 선생님들이 배치되어 조별로 회의를 시작한다.
_ 결성된 각 조 구성원들을 고려해서 (조화가 잘 되도록) 실무자 선생님을 배치한다.
_ 조별 회의를 통해서, 조 이름과 조 규칙을 정하고, 각각 따로 정한다.
_ 여행에 관해서 기대하는 바를 이야기 나눈다. (여행에서 꼭 하고 싶은 것)
4. 여행 목적지에 관한 정보를 좀 더 찾아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다.
_ 숙소를 결정하고, 스케쥴에 따라서 활동 내용도 적절하게 배치한다.
_ 여행에서 하는 활동에서 조원들끼리 서로 부딪힐 수 있으므로 세심하게 파악한다.
_ 각자 원하는 바를 최대한 존중하면서(양립 가능하도록) 세부 계획을 수립한다.
_ 각자 역할을 정한다: 운전, 타임 키퍼, 뮤직 DJ, 사진/영상 찍는 사람, 오락시간 진행 등
_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회의는 조별로 2~3회 실시한다.
<쿠크루삥뽕 조가 실제로 여행계획 회의를 개최한 기록(회의록)>
<쿠크루삥뽕 조가 실제로 여행 예산을 수립하고 결산한 기록>ㅋㅋㄹㅃㅃ 일정 및 예산(실제) -.pdf0.14MB
세 번째 질문: 해결중심적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활동이 청소년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
(안혜연 사회사업가)
"이런 식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당연히'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청소년들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다 확인하고 취합하면서 가니까 회의도 많이 해야 하고요. 하지만 이렇게 충분히 합의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의미가 생긴다고 봐요. 피동적으로 끌려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내가, 우리가 주인이 되는 주체적인 여행이 되거든요. 실제로 청소년들 반응을 보면 질적으로 달라요. 함께 계획을 세우면서 마음 속으로 그렸던 대로 청소년들이 실제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선생님이 더 재미있어 하고 뿌듯해 하죠. 이렇게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여행 '맛'을 알게 되면 선생님들이 먼저 말해요. 또 여행 가고 싶다고요. 만족도가 다르니까요. 정말 재미있으니까요.
음... 지금이랑 비교하면 예전에는 어떤 면에서 아주 편하게 여행을 다녀 오곤 했어요. 제일 처음에 버스부터 대절했거든요. 무슨 패키지 여행 느낌으로 가는 거죠. 어딜 간다면, 여기는 무슨 계곡이 좋다더라, 가서 보고 와라. 밥 먹으러 갈 때도, 선생님들이 대략 좋은 곳 골랐고, 메뉴는 이거 좋은 거니까 그냥 먹어라, 이런 식으로 했거든요.
무엇보다도, 언젠가 어떤 청소년이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이런 말을 했어요: "제가 나중에 많은 걸 선택하게 될 텐데, 이번은 연습이고, 나중에 정말로 제가 가고 싶은 곳을, 제가 계획해서 갈 거에요." 저는 이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고, 마음 깊이 감동을 받았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그냥 여행을 간 게 아니라, 청소년이 스스로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경험한 셈이 된 거죠."
(이재원 논평)
"사실, 그냥 여행 한 번 다녀온 일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청소년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기나긴 인생을 생각한다면, 아무 것도 아닌, 그냥 스쳐가듯 경험한 작은 일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청소년이 한 말('제가 나중에 많은 걸 선택하게 될 텐데, 이번은 연습이고, 나중에 정말로 제가 가고 싶은 곳을, 제가 계획해서 갈 거에요')을 곰곰 생각해 보면, 스스로 계획하고 다녀온 이 작은 여행 경험이 그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에게나 변화는, '작지만 의미 있는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네 번째 질문: 다른 기관에서도 해결중심적으로 여행을 다녀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ㄱ) 해결중심적인 가치, 관점, 태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많은 사회사업가가 '해결중심적으로 일한다'는 말을 '특정한 질문을 한다'는 개념으로 협소하게 이해하고 있다. 이는 완전히 틀린 이해 방식은 아니지만, 본질이라고 볼 수도 없다. 본 글 서두에서도 정리했듯이, '해결중심적으로 여행을 짠다'는 말은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대로, 당사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방향으로' 여행 계획을 짠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 명제 혹은 방향을 거의 모든 사업과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다.
_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대로: 가슴을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대로 일해 왔는가. 당사자에게서 망가진 부분, 부족한 부분만 찾아내려고 하고,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에 기초해서 일해 오지 않았던가. '무엇이 필요하세요?'라고 질문하고, 이 질문에 대한 표면적이고 즉각적인 답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던가. 무엇이든 다 들어줄 것처럼 인자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안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던가.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바람일 수도 있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일하고 있으니, 비현실적인 방향을 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작부터 현실성만을 고려한다면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우선순위에서 저만치 뒤로 밀리기 시작할 것이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적어도 출발점에서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조건을 생각하지는 말고)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진심으로 듣고 이해해야 한다.
_ 당사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강점은 쓰는 것(기록)이 아니라 쓰는 것(실제로 활용하는 것)'는 말이 있다. 많은 사회사업가들이 당사자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을 기록에 남기기도 하지만, 이에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실제로 활용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우리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이렇다 할 만한', '남보다 우수한' 강점/자원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말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결중심적으로 사람들의 강점/자원을 바라보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강점/자원을 독립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을 고려하면서 상대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냥 일상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그리 대단치 않겠지만, 여러 가지 만성적인 어려움에 시달려 온 사람이 일상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면? 이렇게 힘든 현실을 견디고, 버티고 있는 힘 자체가 거대한 강점/자원이 될 수 있다.
(ㄴ) 기존 현실/체계를 무시하지 말고 현실적이고 유연하게 일해야 한다.
_ 당사자를 (심지어 일방적으로) 도와야 할 상황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돕는다.
'정통' 해결중심모델에서는 당사자(내담자)야말로 유일한 전문가라고 가정한다.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당사자에게 뭔가를 가르치거나 일방적으로 돕는 행위는 강점관점에서 벗어나는 잘못된 행위라고 바라본다. 하지만 '당사자(내담자)가 전문가'라는 명제는 선언적인 의미, 혹은 방향을 잡아주는 의미로 생각해야지, 만약 이를 지나치게 '원리주의적으로 해석하면' 현실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는 '당사자(내담자)의 전문성을 공간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부분적이라고 바라보아야 한다. 먼저, 당사자(내담자)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전문가는 아닐 수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역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런 영역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도울 수 있다면, 피할 이유가 없다. 다음으로, 당사자(내담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특정 영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취약하다고 해서 영원히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이런 경우에는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서 처음에 도움을 주던 양이나 질을 줄일 수도 있겠다.
_ 조직 안에서 변화를 꾀하면서도, 현실 조직이 가지는 한계성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에서) 사회사업가는 대부분 현실 조직 안에서 일한다. 해결중심적인 관점, 태도,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허용하지 않는 동료와 함께 일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중심적으로 일하려고 하는데 조직이 허용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우리가 조직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차피 구현하지 못할 이상을 떠올리면서 힘들어 하거나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실천하면 된다. 그리고 조직 체계, 운영 방식을 서서히 바꾸어 나가면 된다.
(ㄷ) 해결중심적인 방식으로 성공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해결중심적인 방식을 한 마디로, 이렇게도 요약할 수 있겠다: 전체적인 목표는 당사자(내담자)스스로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세우되,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지금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기. 해결중심적인 관점, 태도, 방식을 실제 현실에서 구현해 나갈 때, 이 관점, 태도, 방식이 단순히 현재 트렌드이고 대세라서, 혹은 바람직한 가치이고 옳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도 성공적이기 때문에' 적용한다는 생각을 사회사업가가 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어? 이 방식이 통하네?' 이런 느낌을 사회사업가가 피부로 체감해야 한다. 잘게 쪼갠 현실적인 목표를 당사자와 함께 성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현장 실무자가 '어? 되네?', '어? 되네?, '어? 되네?'를 지속적으로 느껴야 한다.
<안혜연 사회사업가께서 직접 써 주신 의견>
해결중심모델에서 당사자에게 발견해야 하는 것은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변화'입니다. 그런데, 당사자에게 발견해 보려고 발버둥치며 노력하는 작은 변화가 정작 제 자신에겐 적용이 어려운 모순이기도 하더라구요. 공부를 하면서 흑백논리로 해결중심모델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에게 이상적인 해결중심모델의 정답을 그려놓고 도달하지 못하는 괴리감에 괴로워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당사자에게 적용해 보기 전에, 스스로에게 먼저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결중심적인 관점을 적용해 나가는 노력도 아주 잘게 쪼개고 나의 현실에 맞춰서 작은 한 걸음부터 노력해 보면 좋을것 같아요. 그 작은 한 걸음이 모여서 해결중심적인 방식에 대한 확신,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지는 것 같거든요.
해결중심적으로 여행을 계획을 수립해서 실행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것부터 시도해 보면서 '일단 작은 변화가 일어나면 또 다른 큰 변화로 이어진다'는 해결중심 원리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조금씩 그 덩어리가 커지면서 '소소여행 프로젝트' 구석구석에 자리잡힌 것 같아요. 각자 현재 처한 환경과 상황에 맞춰서 작은 것부터 당사자의 의견을 질적으로/내용적으로 최대한 수렴하고 반영하는 연습을 시작하시길 권유 드립니다.<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mpowering.tistory.com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