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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사례를 통해 살펴 본 사회복지사의 자기관리 필요성과 제안
    공지사항 2022. 11. 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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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제주사회복지사협회 이은지 대리께서 내게 이메일을 보내셨다. 요약하자면, 제주사협 부설 기관인 복지이름마루에서 ‘사회복지종사자의 필수적인 자기관리(self-care)'에 관한 작은 세미나를 여시는데, 나를 연사로 초청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미국 혹은 선진국 사회복지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기 관리(self-care)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한국 사회복지현장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소장님의 경험과 의견을 소중하게 청하고 싶습니다.” (이은지 대리님 이메일에서 인용: 글을 참 정갈하게 쓰시는 분이었다!)

    솔직히, 가고 싶었다. 내가 충분히 능력이 있다거나 대단한 경험 혹은 식견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자기-돌봄(self-care)가 아직은 아무도 드러내 놓고 이야기 하지 않는 주제인데, 이런 주제로 행사를 준비하신 관심과 정성이 고마워서였다. 나는 그저 자기-돌봄에 관한 읽을 만한 외국 글 번역해서 나누었을 뿐 깊게는 모르지만, 어쨌든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일이 가치롭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헌데, 시간이 문제였다. 세미나가 개최되는 날에 이미 선약이 있었다. ‘당연히’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군가를 추천했다. 나와 신뢰가 충분히 쌓여 있어서, 미리 여쭈어 보지 않고 등을 떠밀어도 내게 크게 분노하거나 억울해 하지 않을 사람, 그러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아마도) 본인이 약간 손해를 봐도 기꺼이 앞으로 나설 사람… 을 추천했다.

    바로, 남원사회복지관 강정아 관장님. 

    관장님께서는, 내가 번역한 자기-돌봄 관련 글을 여러 편 읽으시고, 복지관 동료들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작은 모임을 운영하셨다. 관장께서 움직이셨다고 해도 조직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정말로 그저 마음이 동하는 사람들과 자율적으로 모여서 내가 번역한 원고를 읽은 후에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방식으로 활동하셨단다.

    사실, 내가 딱 원하고 기대한 방식이었다. 원문을 쓴 미국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개인주의적인 문화에서 산다. 그래서 이들이 추구하는 자기-돌봄 활동도 상당히 ‘개인주의적’이었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그냥 개인에게 맡겨두면 안 된다. 한국 사회복지사는 시종일관, ‘조직 속에서, 조직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즉, 어떤 식으로든 조직은 개입해야 한다. 그래야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음… 자기-돌봄에 관해서 말할 사람 자체가 거의 없는데, 그나마 몇 마디라도 읊을 수 있는 내가 강력하게 추천을 했으니, 아마도… 강정아 관장님께선 거절하지 못하셨을 거라고 짐작했다. 며칠 후면 웃으시면서 내게 연락하실 거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역사나 관장님께서 밝게 웃으시면서 연락을 주셨다.

    그런데 왠걸? 부담스러운 일을 넘겼다고 원망 섞인 푸념을 늘어 놓으실 줄 알았는데, 정 반대로 대화가 시작하자마자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하하… 말씀을 들어보니, 세미나 내용에도 공감하지만 제주도에 갈 명분이 생겨서 좋다, 는 말씀. (이라고 쓰면, 실상과 다르게 관장님께서 가벼워 보이시니… 사실을 쓰자면,) 진지하게 고민하셨고, ‘자기-돌봄’에 관한 모임 운영 경험을 제주 동료들과 진심으로 나누고 싶어서 가기로 하셨단다.

    예상과는 조금 달랐지만, 그래도 (나와 제주사협의) 제안을 받아 주셔서 무척 감사했다. 그리고 강정아 관장님이라면 충분히 의미있게 나누고 오실 거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첨부한 그림은 관장님께서 실제로 세미나 때 사용하신 PPT 슬라이드 중 일부다. 내가 현장에 가지는 못했지만, 잘 진행되었으리라고 짐작해도 될만큼 좋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함께 모임을 운영하신 동료들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려고 애쓰신 모습이 눈에 선했다. 

    관장님 성격상 아마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실 것 같아서, 어떻게 하다가 남원 시골 복지관 관장님께서 이 서울 촌놈 대신 제주도에 가셨고, 어떤 말씀을 하셨을지 (나라도) 기록한다. 


    덧붙임: (관장님께서 내게 제주도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으셔서 이렇게 답했다: “한국적인 문화 토양과 조직 환경을 고려할 때, 사회복지사의 자기-돌봄은 개인적인 노력과 더불어, 어떤 식으로든 조직이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옳바른 문화 지원 원리처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실천적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남사스러운 자기-돌봄 사례처럼요. 조금 더 나아가서, 조직을 좀 더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조직원의 고충을 개방적으로 청취할 줄 아는 리더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 사회복지사가 자기-돌봄이 필요한 주요 이유 중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리더십과 권위주의적인 조직 문화도  많이 포함되어 있을 테니까요.)”


    이상은 2022년 11월 1일에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리고 오늘은 2022년 11월 12일, 오전 9시. 강정아 관장님께서 잘 발표 하셨을지(당근 잘 하셨겠지만!) 궁금했다. 혹시나~ 싶어서, 제주사협 페이스북 계정에 들어가 보았는데, 웬걸~ 유튜브에 녹화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얼른 들어가서 강정아 관장님께서 발표하시는 대목을 살펴 보았는데... 

     

    예상대로, 관장님께서는 시종일관 (내가 늘 알던 모습 그대로) 당당하면서도 겸손하고 친절하게 발표하셨다. 그리고 발표를 듣다가 내가 깜짝 놀란, 감동 뽀인트! 

     

    <유튜브 방송 녹화본: 2022년 제주복지이름마루 지역사회 포커스 그룹 세미나> 

     

    "저는 전라북도 남원에서 왔습니다. 춘향골, 남원에서 왔습니다. 멀리 제주도까지 초대해 주신 제주복지이름마루, 너무 감사 드리고요. 그리고 또 한 분, 감사 드려야 할 분이 (계십니다.) 제가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읽었던 자료를 번역해 주신, 그러니까 작년부터 올해까지 26개월 동안 사회복지사의 자기-돌봄에 관해서 번역해 주시고 월간 소셜워커지에 연재해 주신, 이재원 선생님께 감사 드리고 싶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관장님께서 발표 중에, 내 이름 석자를 인용해 주시고, 높여 주셨다! (역시, 센스장이!) 

     

    음... 헌데, 동영상을 다 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내가 안 가고 관장님께서 가신 일, 참 잘된 일이야. 사회복지사들을 위해서라면 더욱 더. 관장님과 내가 완벽하게 동의하는 바는, 사회복지사를 위한 자기-돌봄 활동은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가능해야 한다'는 명제. 따라서 외국 자료를 그냥 번역만 한 나보다는, 그 자료를 가지고 실제 활동을 실천해 보신 관장님께서, 생생한 목소리를 내시는 편이 훨씬 더 실질적이겠지. 현장 동료들에게 훨씬 더 의미가 있겠지. 내가 못 가서 관장님을 추천했지만, 역시 저 자리에는 나보다는 관장님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 (진심이다.) 

     

    <한국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사례를 소개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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