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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토요타 수작 CF)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3. 4. 25. 06:43728x90반응형
며칠 전, 토요타(Toyota) 자동차에서 2015년 발표한 CF, "Loving Eyes(사랑으로 바라보다)"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20세기 자동차는 단순한 탈 것 정도가 아니라, 한 가족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는 삶 자체이기도 한데, 이런 발상을 감성적인 터치로 그려낸 수작이었다.
이 CF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전반부 제목은 '아빠가 바라본 딸(Father's view)'이고, 후반부 제목은 '딸이 바라본 아빠(Daughter's view)'. 제목 그대로, 전반부에서는 아빠가 바라본 딸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고, 후반부에서는 반대 모습이 부드럽게 흘러간다.
각 장면이 모두 직관적이어서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와 관련해서 평범한 가족이 겪을 만한 사연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데,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 갓난 아기였던 딸이 성장해서 결혼하고 또 다른 딸을 낳는다. 음... 이 장면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는데, 딸 가진 아빠는 말 없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우리 가족은 매년 4/19 혁명기념일이 되면, 수유리에 위치한 4/19 기념 공원에 가서 사진을 찍는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희생자 영령 묘비가 위치한 곳에 가기 전에 여러 유명 시인이 혁명에 대해서 노래한 시비가 서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서 있는 구상 시인 시비 앞에서 딸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4/10 혁명 유가족도 아닌데, 왜 하필이면 4/19 기념 공원이냐고? 사실,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우연히, 처갓집이 그 근처이고, 그래서 우리 가족이 처갓집을 갈 때면 종종 들러서 산책을 했을 뿐. 그런데 딸이 태어나고 2022년 4월에 공원에 갔더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매년 구상 시인 시비 앞에서 딸과 함께 사진 찍는 아이디어!
위에서 두 번째 사진이 올해(2023년) 찍은 사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이런 저런 글을 쓰다가, 토요타 자동차 CF 동영상을 다시 감상했는데, 묘하게 우리 가족이 찍은 사진과 겹쳐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올라왔고, 딸 사진을 보면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우리 부부는 내가 47세, 아내가 46세가 되던 해에 귀한 딸을 얻었다. 시험관 시술을 세 번 하고 나서, 포기하려던 중에 자연스럽게 임신이 되었다. 그래서 아이 태명이 '기적(miracle)'이었고, 진짜 이름으로 '봄'을 주었다. 황량한 겨울 같던 내 삶에, 봄처럼 따스하게 다가온 여성이 기적처럼 봄을 낳았으니까. '봄' 이외에 다른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내년에도 우리 봄이랑, 사랑스러운 아내랑 4/19 혁명 기념 공원에 방문하려고 한다. 봄을 안고 공원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서, 구상 시인 시비 앞에 서겠지. 우리 아이를 품에 안은 모습을 아내가 사진으로 담겠지. 시간이 갈수록, 나는 늙을 테고, 우리 딸 봄이는 쑥쑥 자라겠지. 그렇게 또 다른 삶이 이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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