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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04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2. 15. 16:05728x90반응형
아빠가 없다는 건 여러 모로 슬픈 일이었다
수년간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매우 다양한 문장을 만났고, 조금이라도 더 술술술 읽히도록 끝없이 고쳤다. 이제 그동안 쌓은 지도 사례를 하나씩 풀어내려고 한다. 사례로 배우는,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기 #4.
<기본 설명>'이었다'에서 설명을 시작해 보자. '이었다'는 '이다'에 과거 뜻을 나타내는 말 '었'을 붙여서 만든다. '이다'가 기본형이란 말이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이다'로 끝나는 문장은 길어질수록 고쳐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어렵지 않다. (A) '이다'가 들어간 말을 들어낸 후에, (B) 문장 뜻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C) '이다'가 없는 다른 말로 바꾸면 된다.
(A) 먼저, 해당 문장에서 '이다'가 들어간 말을 들어내자.
"아빠가 없다는 건 여러 모로 슬픈"
(B) 그리고 생각해 보자. 이 문장은, 한 마디로 무슨 뜻인가?
'아빠가 없어서 슬픈 일이 많아졌다'는 뜻 아닌가?
(C) 답이 나왔다. 이제, '많아졌다'를 끝말로 두고 앞을 자연스럽게 채워 보자.
"아빠가 없으니 슬픈 일이 많아졌다."
(예문 1) 이보다 놀랐던 건 어느 유세장에 갔을 때였다.
A. 이보다 놀랐던 건 어느 유세장에 갔을
B. (한 마디로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본다.)
C. 어느 유세장에 갔을 때 나는 더욱 놀랐다.
(예문 2) 가장 좋은 건 주스입니다.
A. 가장 좋은 건 주스
B. (한 마디로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본다.)
C. 주스가 가장 좋습니다.
<잊지 마세요>
긴 문장 끝에 '이다'가 보이면, 우선 '이다'를 없앤 후에, 한 마디로 무슨 뜻인지 고려해서 다른 말로 바꾼다.
<몰라도 되는 문법 설명>
'~는 건'이 보일 땐, 고쳐야 자연스럽다.
학교 다닐 때 영어 시간에 배운 'to 부정사'를 기억하시는가? 말하자면, '~는 건'은 'to 부정사의 명사적 용법'이다. to 부정사는 원래는 동사였다. 이 동사를 문장 안에서 다른 품사(명사, 형용사, 부사)로 바꿔서 쓰고 싶을 때, 앞에 to를 붙인다. to 부정사가 원래 동사였으므로, 기본적으로는 동사 성질을 지니고, 새로운 품사 성질도 동시에 지닌다. 그래서 '~는 건'은 의미는 동사로서 서술성을 가지지만, 형태는 명사로서 문장 안에서 주어로 쓰인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이다'와 연결된다.
어째서 '~는 건'을 고쳐야 할까?
위에 밝혔듯이, '~는 건'은 원래 동사였다. 그런데 억지로 명사로 바꾸었다. 그런데 한국어는 용언(동사/형용사)이 발달했다. 동사를 살려 써야 자연스럽다. 그래서 '~는 건'을 많이 쓰면 부자연스럽다.
어떻게 '~는 건'을 고쳐야 할까?
동사를 억지로 명사로 바꾸어서 문제가 생겼으니, 원래대로 동사로 바꾸면 문제가 풀린다. 실마리는 문장 마지막에 보이는 '-이다'에 있다. '~는 건'은 '이다'와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이다'를 빼 버리면 '~는 건'에 묶인 동사를 풀어줄 수 있다. 문장에서 '-이다'를 일부러 빼고 고쳐 쓰면, '~는 건' 속에 들어 있는 동사를 살려 쓸 수밖에 없다. 그러면 문장은 좀 더 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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