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담자에게 당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사진+동영상 2020. 3. 9. 05:32
    728x90
    반응형

     

     

    지나친 확신은 거짓말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_ 프리드리히 니체

    때로는 또 다른 요인(예컨대, “이론 역전이”)이 내담자와 전문적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다(Duncun, Hubble, & Miller, 1997). 이것은 본질적으로, 치료자가 가지고 있는 신념 및 치료 모델과, 내담자가 치료에 대해서 품고 있는 기대 및 선호하는 치료 방법 사이에 일어나는 충돌이다. 어릴 때 성적으로 학대를 받은 내담자가 치료실에 방문해서 치료자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기억을 털어 놓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끼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만약 그녀가 어떤 치료자를 찾아갔는데, 마침 이 치료자가 해결중심치료자라서 그녀가 하고 싶어하는 말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학대 기억에 대해서 잘 대처하게 된다면 뭘 보고 알 수 있겠느냐고 계속해서 질문한다면, 내담자는 치료자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것이다. 혹은, 또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경험한 또 다른 내담자가 있는데 그녀는 과거 이야기는 이제 그만 과거에 묻어 두고 싶어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런데 그녀가 찾아간 치료자가 다소 고전적인 정신분석가라면, 이 치료자는 그녀가 진실을 알면서도 ‘부인하고 억압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며, 결국 배는 산으로 가기 시작할 것이다.

    치료자가 뭔가 잘 안풀린다고 느끼는 경우 중에서, 치료자가 어떤 한 이론에 꽂힌 나머지, 자신이 사랑하는 이론을 적용해서 대부분의 다른 내담자들에게는 원만하게 치료 효과를 거두지만, 바로 그 이론에 얽매이는 성향 때문에 어떤 내담자와는 치료시간에 죽을 쑬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 효과가 있는 방법은, 치료자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반성적으로 생각해 보고, 해당 내담자에게 좀 더 잘 들어맞는 새로운 접근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담자에게 협조한다는 것은, 내담자가 치료에 기대하는 바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당신의 스타일을 내담자에게 맞추면서, 그의 세계관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점 기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내담자의 기대와 치료자가 선택하는 기술 사이에 충돌이 일어날 때는, 방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내담자와 자유롭게 의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예컨대, 위에서 든 첫 번째 성적인 학대 사례에서, 치료자는 다음과 같이 내담자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겠다:

    치료자: 저는 정말로 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당신에게 뭔가를 확인해도 될까요?

    내담자: 좋아요.

    치료자: 누군가가 당신처럼 어린 시절에 생겨난 트라우마를 겪어 온 경우, 그 고통을 어떻게 잘 처리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혹은, 미래에 초점을 맞추면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집중하면 효과가 최고라고도 하고요. 그리고, 이 두 가지 방법을 섞어서 쓰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도 합니다. 이 세 가지 방법 중에서 어떤 게 당신에게 제일 적합할까요?

    내담자: 음… 잘 모르겠어요. 저는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 해서 그걸 제 가슴 속에서 떼어 내버리고 싶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고통스럽겠죠. 그치만 더 이상은 그 고통 속에서 살고 싶지 않고, 그 기억 때문에 우울하게 지내고 싶지도 않아요. 이게 과거에 묻어 두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치료자: 이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건지 저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강력한가요?

    내담자: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근데 저는 정말로 그 이야기를 당신에게 털어 놓고 싶어요. 이젠 더 이상 비밀도 아니거든요.

    치료자: 그 마음 알 것 같아요. 이제 당신은 침묵을 깨고 싶군요. 이젠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니까요. 더 이상 그 고통 속에서 살고 싶지도 않고요. 제가 제안 하나 해도 될까요?

    내담자: 그렇게 하세요.

    치료자: 마음이 내키는 대로 저에게 그 이야기를 해 주세요. 원하시면 언제든지 멈추셔도 됩니다. 내키지 않는데 저에게 말씀하실 필요는 없어요. 제가 혹시 불편한 질문을 한다면, 저에게 말만 하세요. 좀 더 좋은 질문을 드릴테니까요! (내담자 미소 짓는다) 어떠세요?

    치료실에서 구사하는 기술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하고, 어떻게 치료를 진행할지 내담자와 상의하면, 내담자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담자와 튼튼한 치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내담자가 치료 과정에 자연스럽게 동의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자신 몫의 책임을 지게 된다. 내담자와 협상 과정이 잘 이루어지면,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자신이 내담자 편임을 전달할 수 있고, 치료자가 사용하는 모델은 다름 아닌 내담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전달할 수 있다. 훌륭한 해결중심치료자는 심지어 필요하다면 해결중심치료를 언제든지 버릴 수 있을 정도로, 내담자의 바람과 내담자의 독특한 협력 방식에 맞출 수 있는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론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특정한 모델이나 치료 방식에 지나친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여타 다른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예컨대, 부모 교육 영역에서는, 사회학습이론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부모가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은 격려하고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면 문제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크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엄청나게 많이 보고되었다(Kazdin, 2005). 하지만, 이 방법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부모(20% 이상)에게 효과가 없었다. Scott과 Dadds는(2009) 매우 흥미로운 어떤 논문을 통해서, 부모 교육 전문가로 유연하게 다른 가족 체계 이론을 빌려 올 수 있는 실천 모델에 대해서 기술했는데, 전문가들이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사회학습이론이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을 때 동기강화상담을 적용하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고 한다.

    원문: John Sharry 외(“해결중심 탐정되기“, 2012)
    번역: 이재원(2016)

    [재원 생각]

    내가 평소에 생각해 오던 부분을 콕 찍어서 정리해 놓은 글 같다! 해결중심치료에 대해서 말하자면, 1982년 밀워키 단기가족치료센터의 일방경 뒤에서 ‘강점중심 접근’의 시초가 되는 질문(“우리, 저 가족에게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을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이 탄생한 이래로, 내담자는 이미 해답(강점, 자원)을 가지고 있다, 는 관점은 해결중심치료를 결정적으로 해결중심적이게 하는 특성이 되었다. 하지만 모델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과 열정은 종종 불필요한 오해와 전투적인 순수주의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리하여, 아이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히려 애쓰는 부모와 같이, 자신의 방법론을 내담자에게 강요하는 치료자의 경직성과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해결중심치료자들이 꼽히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해결강요”모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생각해 보라.)

    역시, 해답은 내담자. ;-)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