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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저지레, 씁!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5. 4. 1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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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주 사회복지사 세 줄 일기>

     

    2025년 4월 6일, 일요일. 날씨: 내 마음처럼, 오락가락 따뜻하다가 춥다

    (누가/무엇) 1. 25개월 둘째 딸이 오늘도 저지레한다. 
    (내용/의미) 2. 타이르다 못해 화가 나서 그만 하라고 '씁!'하니, 데칼코마니처럼 딸도 '씁!'

    (생각/감정) 3. 나를 똑 닮은 너. 밉다가도 웃는다.


    <두 단락으로 확장>

     

    제목: 오늘도 저지레, 씁!

     

    글쓴이: 김연주 사회복지사(인천 세화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장, 2025)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5)

     

    25개월 둘째 딸이 오늘도 저지레한다. 새벽닭처럼 아침마다 날 깨우는 딸 덕분에, 일어나자마자 쇼파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눈 감은지 10분 되었을라나? 거실 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장난감과 쓰레기가 가득했다. 딸은 깔깔깔 웃으며 방바닥에 머리를 박고 섰다. 

     

    치우자고 말해도 녀석은 온 방 안을 돌아다니며 나를 약 올리듯 헤실헤실 웃는다. 타이르다 못해 화가 나서 ‘그만 하라고! 씁!’하니, 데칼코마니처럼 딸도 ‘씁!’하며, 나를 한 대 때린다. 내 마음은 부글부글. 저 성질머리는 누굴 닮아 저러는지. 그때 문득 우리 엄마 말이 떠올랐다. ‘너랑 똑 닮은 딸 낳아봐라!’ 어쩔! 정말 나를 똑 닮은 너. 밉다가도 웃는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먼저, 딱, 떨어지게 잘 쓰셨습니다. 세 줄 일기도 날렵하고, 두 단락으로 확장한 글도 날렵합니다. 

     

    2. 위 두 단락 글을 좀 더 늘린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요? 우선, '둘째' 딸이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첫째' 딸도 두셨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대체로, 아이들은 같은 배에서 나와도 성격이 조금씩 다르죠. 그러니 딸 둘을 소개하고 둘째 딸을 첫째 딸과 비교하면서 글을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글에서는 안 보이다가 두 단락 글에 새롭게 등장한 '엄마'도 눈에 띕니다. 두 단락 글에서는 '나와 둘째딸'이 초점이었죠. 그런데 엄마가 등장하면 전체 구도가 '나와 둘째딸', 그리고 '엄마와 나'로 확장됩니다. 그 피가 그 피이니, 둘째 딸 모습은 엄마까지 쭉 이어지겠지요? 그러므로 위 두 단락 글 뒤에 '엄마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골라서(저지레와 관련된 내용이면 제일 좋겠습니다. 엄마를 닮은 내 성격 때문에 엄마를 속썩인 일?) 근사하게 배치하면, 결국 초점이 나로 이동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가 자라면 키만 자라지 않지요. 보기 좋게 살도 붙고, 몸 각 부위 사이에 비율도 적절하게 바뀝니다. 덩치가 커지되, 기존에 있던 부분과 새로 붙은 부분은 서로 조화되어야 한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적어도 김연주 선생님께서는 모르시면 안 됩니다. 위 사례글로 제대로 보여 주셨으니까요.)

     

    3. 유머를 반드시 언급해야겠습니다. 스스로 (문장) 표현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글을 쓸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바로 유머입니다. 위에 소개한 세 줄 일기와 두 단락 글을 잘 들여다 보세요. 화려하고 멋진 비유가 등장하진 않습니다. 네, 각 문장 자체는 평범합니다. 하지만 김주연 선생님께서 둘째 딸을 관대하게 바라보시는 시선이 잘 느껴집니다. 쇼파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저지레하는 둘째 딸을 바라보는 엄마. 이 엄마는 무척 낙관적인 사람입니다. 무거운 몸을 질질 끌면서 '거실 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장난감과 쓰레기가 가득한' 상황을 정리하셔야겠지만, 이 엄마는? 네, 웃습니다. 짜증내지 않습니다. 김연주 선생님께서는 본인 무기(유머와 낙관적 관점)를 제대로 깨닫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셔야 해요. 

     

    4. 단락 안 문장응집력도 칭찬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글을 읽고나서 '아, 술술술 읽히네요' 라고 말할 때, 이 '술술술'은 뭘 뜻할까요? '술술술'은 그냥 느낌이고, 정확하게 개념화하자면 '단락 안에서 문장과 문장이 논리적으로나 감성적으로 부드럽게 잘 연결되는 특성'입니다. 두 단락 모두, 문장응집력이 좋습니다. 아주 느리게 또박또박 읽어 보세요. 뒤에 나오는 문장은 앞선 문장에서 파생되었지만 두 세 걸음 뛰지 않고 반 걸음씩만 전진합니다. 그래서 독자가 논리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네, 역시 강점입니다. 아주 훌륭합니다. 잊지 마세요.

     

    5. 좋은 글은? 솔직한 글, 쉬운 글, 깊은 글. 그래서 선명한 글. 이 글이 좋은 사례입니다. 아주 잘 쓰셨어요. 칭찬드립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김연주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김연주 선생님께서는 인천사협 '성숙을 담는 글쓰기' 클래스(제 3기)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self-care)을 위한 글쓰기 클래스 참여자 모집>

     

    사회복지사 자기-돌봄(self-care)을 위한 실용 글쓰기 클래스 수강생 모집

    "지난 4~5년 동안 자존감은 계속 떨어지고, 발은 땅에 닿질 않는다. 나락으로 끝없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더 추락하지 않게 꽉 붙잡고 있을 밧줄부터 찾았다. 나를 지켜줄 밧줄이 글쓰기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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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줄 일기, 이렇게 씁니다(다양한 사례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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