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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강아지 솜사탕이 걸렸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5. 4. 6. 21:57728x90반응형
<노현래 사회복지사 세 줄 일기>
2025년 4월 3일, 목요일. 날씨: 하늘에 강아지, 독수리 모양 솜사탕이 걸렸다
(누가/무엇) 1. 옥상에 올라가서 하늘을 올려다 봤다.
(내용/의미) 2. 사무실에선 햇빛만 강한 줄 알았는데, 올라가서 직접 보니 여러 모양 구름이 보였다.(생각/감정) 3. 역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오늘도 하나 배워서 뿌듯하다.
<노현래 사회복지사 자기 소개 글>
"모순덩어리 노현래입니다. 훌쩍 커버린 몸만큼 마음은 크지 못해서 제 안에는 18살 고등학생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4살짜리 제 딸, 노이현과 노는 수준이 딱 맞습니다.
저는 항상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인과관계를 따지며, 철저하게 제 관점에서 판단합니다. 하지만 집에만 가면 모든 말에 "네, 좋아요."라고 대답합니다. 어제는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이 너무 났지만, 오히려 "하나도 안 슬프구만" 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젠부턴가 손발이 점점 차가워져서 전기장판 없이는 못 잡니다. 그러나 제 속눈썹만큼 짧은 가을이 끝날 때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새벽 찬 공기를 느끼면 '아, 올해도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사실을 알아차려서 행복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생략)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지 않으려고 부서지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살지만, 막상 부서지고 산산조각이 나버리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살아갈 수 있지'라고 생각하는 모순덩어리입니다. 지금도 '잘 쓰고 싶다'는 마음과 '자기 소개라니... 부끄럽게 뭘 이런 걸 시키시지?' 라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이왕 쓰는 글이니 잘 쓰고 싶고, 쓰면서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좋은 모습, 나쁜 모습... 어쩌겠어요? 모두 저인걸요. 노현래덩어리 모순입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성숙을 담는 글쓰기' 첫 수업 전에 제가 이렇게 공지를 띄웠죠? 'A4 반매 분량 글쓰기. 주제: 나를 소개하는 글(형식은 자류롭게, 최대한 재미있게, 본인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도록)'. 글쎄요, 다들 잘 써 주셨지만, 확실히(!) 노현래 선생님께서 가장 재미있게 쓰셨고, 개성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도록 쓰셨습니다. (네, 크게 칭찬하겠습니다.)2. 우선, 본인을 '모순덩어리'라고 크게 전제하시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실제 사례를 선택하여 '나는 A하지만 나는 A하지 않는다' 구조에 녹여서 구체적으로 제시하셨어요. 제가 현장에서 피드백을 말씀드릴 때, '산만한 듯하지만 초점이 분명하고, 묘한 리듬을 느꼈다'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여러 번 다시 정독하면서 느껴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네요. 우선, 첫 문장에서 초점을 명확하게 제시하셨고, 세부 내용을 반복 구조로 펼치셨어요(리듬은 반복에서 옵니다).
3. 드신 사례도 모두 생생하고 특이해서 좋습니다! 다만 전체 분량이 아주 살짝 길어요. 리듬은 반복에서 오지만 너무 많이 반복되면 지겨워질 수도 있거든요. 보통 노래 가사가 2절로 끝나는 이유가 뭘까요? 노래 형식을 따져 보면, 동일한 선율 위에서 가사가 반복되잖아요.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이 '동일한 형식에 비슷한 언어 구조가 계속 반복되면 지루하잖아?' 이렇게 생각하고 2절까지만 가사를 쓰진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런 이유 때문에 대개 2절까지만 만든다고, 저는 추정합니다.
4. 이제 세 줄 일기 작품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고 '강아지'와 '독수리'를 찾아낸 이야기라! 찾는 과정에서 통찰을 얻는 이야기라! 정말 참신합니다. 제가 학생 수백 명에게 세 줄 일기를 받아 보았는데요, 참신성 기준으로 본다면 거의 '독보적'입니다. (극찬하겠습니다.) 더구나 친절하게 사진까지 찍어 첨부하셔서, 독자가 특이한 노현래 선생님 세계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글쓰기 교실에서 '특이하다'보다 더 강한 칭찬은 없습니다. 그만큼, 개성이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개성은 타인과 소통할 때 가장 빛나거든요. 그래서 더욱 칭찬하겠습니다.)
5. 맞아요. 노현래 선생님은 무척 똑똑하십니다. 증거를 하나만 든다면, 세 줄 일기 본문 내용을 날씨 표현에 역으로 반영하셨잖아요. 학생 분들께서 그렇게 쓰시면 좋겠다 싶어서, 수업 중에 슬쩍 흘렸는데, 어느새 포착하셨다가 완전히 소화하셔서 슬쩍 작품에 끼어 넣으셨어요. 우와! 짝짝짝!
6. 노현래 선생님께서 이 소재(주제)를 잘 살리셔서, 좀 더 길게 쓰시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 안에서 세 줄 내용을 좀 더 세부적으로 기술하시고, 이야기 밖을 둘러 싼 맥락(자주 하늘을 올려다 본다고 말씀하셨는데, 하늘을 바라보는 취미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 보는 행위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등)을 적절하게 연결해서 제시하시면 어떨까요. 노현래 선생님 존재를 잘 보여주는 역작을 쓰실 수 있을 듯해요.
7. 아! 이 말씀은 꼭 덧붙여야겠군요. 노현래 선생님 글에서 문학성을 느꼈어요. '그러나 제 속눈썹만큼 짧은 가을이 끝날 때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새벽 찬 공기를 느끼면' 이런 표현, 정말 좋습니다. 이런 문학적 표현이 본문과 안 어울려서 튀어 보이면 웃기거든요. 슬쩍 꺼내시는 방식도 무척 좋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노현래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노현래 선생님께서는 인천사협 '성숙을 담는 글쓰기' 클래스(제 3기)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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