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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만의 라따뚜이는?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4. 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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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따뚜이(Ratatouille)는 프랑스 남부의 가정식 채소 스튜라고 한다.

    농부들이 텃밭에 있는 채소를 아무렇게나 따 와서 마구 썰어서

    허브를 넣고 올리브 오일에 볶은 후에 뭉근하게 끓여내는 음식이다.

    우리 음식으로 치자면, 김치 찌개쯤 된다는데, 그러니 매우 대중적인 음식이 된다.

     

    라따뚜이(Ratatouille, 2007)는 픽사 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매이션 제목이기도 하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줏어 먹는 쥐 세계의 전통을 거부한 요리사 쥐, 레미가

    파리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어리버리 헤매고 있는 초보 요리사 링기니를 도와서 

    최고의 요리를 만드는 서커스 같은(?) 일을 벌이는 스토리다.

     

    애니매이션 마지막 장면에서, 무시무시한 악평을 일삼는 음식 평론가 이고는, 

    레미가 일하고 있는 구스토 레스토랑에 찾아와서 자유 주제로 음식을 시키는데, 

    레미가 내어 놓는 요리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식 요리인 라따뚜이다. 

     

    악평 한 줄에 유명 레스토랑을 날려 버리는 무시무시한 권위를 가진 이고. 

    그러나 레미가 만든 바삭한 라따뚜이를 맛 본 순간, 그의 눈은 휘둥그레, 커진다. 

    그 맛은... 어릴 적 우울할 때 어머니께서 해 주시던 바로 그 평범한 맛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나만의 라따뚜이는 무엇일까?"

    나른한 일요일 오후, 잔소리를 늘어 놓으시던 어머니께서 후르륵 볶아 주신, 

    김치와 밥과 계란 후라이가 절묘하게 뒤섞여서 오묘한 맛을 내던 김치볶음밥. 

     

    종종 우리가, 마치 요리사를 대단한 예술가처럼 대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술이 속임수임을 알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녹이면 속아주는 것이듯, 

    제대로 균형 잡힌 요리가 우리 혀에 닿으면 마음이 스스르 녹아 내리기 때문이다. 

     

    이고가 엄청난 혹평을 쓰기 위해서 준비한 육중한 볼펜을 떨어뜨리듯이. 

     

    =====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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