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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가 깨지다니? 너 그럼 죽어!
    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7. 2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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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 1화 중에서>

     

    안정원(소아외과 교수): 고맙다... 와 줘서. 

    채송화(신경외과 교수): 고맙긴, 당연히 와야지. "친구 아버지"인데. 

    김준완(흉부외과 교수): 너 진짜 안회장님 아들이야? 왜 말 안했냐? 누가 돈이라도 꿔 달랠까봐? 

    안정원: 하... 말할 타이밍을 놓쳤어. 미안해. 숨기려고 한 건 아니구... 아, 진짜 말할 것도 없어. 나 진짜 개뿔도 없다니까? 

    채송화: 그게 더 재수없어. 

    김준완: 병원은? 병원은 네가 맡는 거야? 

    안정원: 휴... 병원? 

     

    (갑자기 안정원 휴대전화가 울린다. 사이렌 소리다.) 

     

    김준완: (놀라면서) 하... 애 떨어지는 줄 알았네. 

    양석형(산부인과 교수): 심장 터질 뻔 했어. 

    김준완: 야, 의사 티 내냐? 벨 소리 뭐냐? 

    안정원: 아... 

    김준완: 야, 너 그리고 심장 터지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데 그런 말을 함부로 하냐? 

    양석형: 그러는 너는? 애 떨어지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데 그렇게 함부로 애 떨어진다는 말을 해? 넌 보면 진짜... 부성애가 없어. 

    안정원: 야, 그만들 좀 해라. 진짜 머리 깨지겠다. 

    채송화: 머리가 깨지다니? 너 그러면 죽어!


    안정환 교수의 아버지 장례식장. 그 중요한(?) 사실을 숨겨온 정원에게 친구들이 원망을 한다. 그러던 와중에 울리는 휴대전화 벨 소리: 사이렌 소리. 그 와중에 놀랐던 김준완과 양석형이 무의식중에 직업병스러운 말을 하고, 서로 물고 뜯는다. 그랬더니, 안정원도 싸움을 말리다가 실언(?)을 하고 심지어 채송화도 안정원을 물어 뜯는다: 물론, 막역한 친구 사이에서 오고 갈 수 있는 농담이다.


     "가족 중에서 몇 째세요?"

     

    이거슨, 나의 직업병(부부-가족치료자)을 보여주는 질문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서 생각하는 거지: "저 말/행동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러면서 그들의 부모와 원가족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가족을 잘, 많이, 다양하게 안다고 생각한다. 현대는 TV나 영화 등 대중 매체가 넘쳐나는데, 매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하는 경험은 대부분 가족 관계와 관련되어 있다. 이런 가족, 그런 가족, 저런 가족... 수많은 가족 형태를 보면서 뭔가 가족에 대해서 잘 안다는 생각이 생긴다. 그런데 내가 부부-가족치료자로서 사람들이 말하는, 가족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면... 사실 그들은 딱 하나의 가족만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본인이 성장한 가족. 그렇지만 그 경험이 보편적이라고 짐작하고 기대를 한다. 

     

    바로 그래서 부부-가족치료자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러한 패턴이 형성된 과거 가족 체계를 떠올리게 되고, 묻게 된다: "가족 중에서 몇 째세요?"

     

    그대가 가지고 있는 직업병은 무엇인가?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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