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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미쳐 버리는 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1. 11:13728x90반응형
"사랑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가정에 이르게 하는 세 번째 오류는, 사랑을 하게 되는 최초의 경험과 사랑하고 있는 지속적 상태, 혹은 좀 더 분명하게 말한다면 사랑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혼동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남남으로 지내오던 두 사람이 갑자기 그들 사이의 벽을 허물어 버리고 밀접하게 느끼며 일체라고 느낄 때 이러한 합일의 순간은 인생에서 가장 유쾌하고 가장 격앙된 경험 중의 하나다. 특히, 폐쇄적이고 동떨어져 있어서 사랑을 모르고 지내던 사람의 경우라면, 특히 놀랍고 기적적인 경험이다. 갑자기 친밀해지는 이 기적은, 성적 매력과 성적 결합에 의해서 시작되는 경우, 대체로 더욱 촉진된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사랑은 본질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두 사람이 친숙해질수록, 친밀감과 기적적인 면은 점점 줄어들다가 마침내 적대감, 실망감, 권태가 생각나며 최초의 흥분의 잔재마저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처음에 그들은 이러한 일을 알지 못한다. 사실상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 버리는 것을 열정적인 사랑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이러한 태도, 즉 사랑보다 더 쉬운 것은 없다는 태도는 반대의 경우에 대한 압도적 증거에도 아랑곳 없이, 사랑에 대한 일반적 관념으로서 지속되고 있다.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가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이것이 다른 활동의 경우라면, 사람들은 열심히 실패의 원인을 가려내고 하고 개선법을 찾아내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이 활동을 포기할 것이다. 사랑의 경우, 포기는 불가능하므로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 뿐인 것 같다. 곧, 실패의 원인을 가려내고,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중에서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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