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줄 몰랐어요"

내가 즐겨 보는 완소 TV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

 

오늘은 스물 두 살, (이)소영 양이 선녀보살(서장훈)과 동자보살(이수근)을 찾아 왔다. 

 

그녀의 고민은: "스타일 때문에 남자로 오해를 많이 받아요."

 

본인은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나 보다.

PC방에서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누가 신고를 했단다.

그래서 경찰서까지 가서 형사 앞에 앉아 수사를 받기까지 했단다.   

 

그렇다면, 소영 양이 남자처럼(혹은 편안한 복장을) 하고 다닌 이유는?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운동을 좋아하고 선수로도 활동하느라 

아무 때나 "츄리닝(운동복)"만 입고 다녔단다. (그냥 편하고 좋단다.) 

 

 

그런데 고민 쭉~ 내용을 들으신 후 선녀보살님 한 말씀 하신다: "내 눈엔 여자로 보이는데?"

 

 

그리고... 오늘도 주특기인 "팩폭" 과감하게 날리신다. 

 

 

소영 양이 오랫 동안 나름대로 심각하게 고민한 것은 알겠지만, 

사실, (어른들이 보기엔) 그다지 커다른 문제는 아니었던 게지. 

 

무엇보다도, 소영 양의 문제는 남자처럼 보인다는 것이 아니라,

머리 싸매고 고민만 하면서 정작 필요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것. 

 

 

옆에 앉은 동자 보살도 한 마디 거드신다: 

"소영이는 고민을 해결하려는 적극성이 부족했던 것 같아. "

 

 

그... 그런데, 소영양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까칠해 보이시는 선녀 보살님, 사실은 마음 따뜻한 분이시지. 

소영 양 마음을 풀어 주신다: "괜찮아, 편하게 이야기 해 봐."

 

 

본인은 너무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였지만, 

이제 와서 밝은 태양 아래로 꺼내 놓고 보니, 

너무나도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던 것: 행동하라. 

 

 

며칠 후, 소영 양은 선녀 보살님이 소개해 주신 뷰티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는다.  

 

 

결과는? 보시는 대로. 

 

 

사실, "츄니링" 입은 모습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자유 국가에서 내가 어떻게 입고 다니든 무슨 상관인가?)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실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본인이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 

 

 

본인이 좋다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녀의 마지막  말: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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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 양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했다: 

 

(1) 의외로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해 마시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문제가 너무 복잡해서 복잡하게 풀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관점만 슬쩍 바꾸면 극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의외로 많다. 그러니 생각해 보라. "문제는 풀기 어려운 것이다" 라는 그대의 상식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상식이란 대체로는 사실에 가깝지만, 증명되지 않은 습관적 태도일 수 있다. 

 

(2) 결국 해결책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한다. 해결중심모델에 관하여 흔히 갖게 되는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는, 해결중심 실천가가 뭔가 마술적인 질문을 내담자에게 구사해서 정신을 각성시키고, 끝내는 뭔가 새로운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는 생각이다. 아니다. 해결중심모델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거기 있던 것 - 이미 내담자가 가지고 있고 하고 있던 것을 (재)발견하도록 돕는 접근법이다. 소영 양이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던 모습을 깨닫게 된 것처럼. 

 

(3) (라포만 형성된다면) 도전적인 직면도 대단히 효과적일 수 있다. 서장훈이 상담하는 모습을 보면 거의 항상 놀랍다. 저렇게 냉정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데도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다. 수긍이 가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왜 그럴까? 진정성을 가지고 내담자를 만나기 때문이다. 뭔가 대단한 것을 주겠다고 덤비는 게 아니라, 내담자의 모습과 상황을 있는 그대로 그냥 비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진정성을 가지고 임한다면, 대단히 짧은 시간에도 라포를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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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살 특집>

안돼, 헤어져!

그녀의 좋은 이유?

서영이가 훌륭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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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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