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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하지 않고서도 기적질문을 하는 방법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1. 2. 21. 09:09728x90반응형
<참고> 본 글에 사용한 사진, 글은 개별적으로 본인에게 검토받고 사용을 허락받았습니다.
해결중심모델을 요약하면 "내담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하도록 안내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해결중심모델은 구체적이고 정형화된 (질문) 기술이 전면에 나와 있는 "기술-기반 상담 모델"이다. 따라서 특정한 질문, 예컨대 "기적질문" 같은 기술을 구사해야만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상은 해결중심모델에 대한 상식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증거를 대겠다. 먼저, 사례를 읽어 주시라.
모 청소년 단기쉼터에서 일하는 사회사업가 동료가 쓴 글(이재원 사회사업가와 함께 6개월 이상, 꾸준히 해결중심모델을 학습했음):
작년 여름, (청소년 단기쉼터) 입소생 열정이와 (사례지원/사례관리) 서비스 계획을 짜던 중이었다. 열정이는 학교와 쉼터에서 겪는 관계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에 어떻게 되면 좋을지 물어보니 ‘마음이 좀 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는 ‘학교, 쉼터생활의 건강한 밸런스-심리적 안정’을 큰 목표로 잡았다. 그리고 열정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탐색했다.
열정이는 강점과 자원이 매우 많은 청소년이었다. 평소 즐거워 하고 좋아하는 일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요리, 만들기, 친구와 시간 보내기, 혼자 시간 보내기, 를 이야기 하였고, 건강한 밸런스를 위해서는 운동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주중에 어떻게 계획을 실천하면 좋을지 신나서 한참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우리 쉼터에는 재밌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처음에는 열정이 혼자 다독다독(우리는 마음을 다독이고 책을 다독하며 엉덩이 붙이는 습관을 들여보자고 매일 40분씩 함께 모여 자습시간을 갖는다) 시간에 열심히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시작했다. 그 뒤로 스티커, 펜 등을 사고, 나중엔 사진을 인화해 붙이면서 일기를 써 갔다.열정이는 워낙 열정이 많은 청소년이어서 그녀의 열정이 주변 친구들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혼자 시작했던 다꾸는 현재 쉼터 내에서 ‘다꾸모’(다이어리 꾸미기 모임)가 되었고 현재 4명 정도의 회원이 열정적으로 다이어리를 꾸미는 시간을 갖는다. 심지어 야간지도사 선생님 한 분도 열정이 덕에 다꾸 세계에 입문하여 다이어리를 추천받고 구입하여 동참하고 있다. 아이들이 다꾸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삶의 계획을 짜고, 지난 하루를 기록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감개무량하다.
내가 도운 것은 열정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함께 탐색하고 계획한 것 뿐인데, 열정이 스스로 신나서 "다꾸"를 하더니, 쉼터에 새로운 문화까지 정착시킨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좋아하는 일"을 함께 탐색하고 실행하니 열정이도 나도 지치지 않고 모두 신나게 임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신나 하니 돕는 나는 더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더욱 더 멋지게 성장할 열정이를 더 잘 돕고싶다. 알러뷰 열정이 ♥열정이가 직접 쓴 글:
(다이어리 꾸미기에 대한 내 생각) "어릴 적에 끈기가 없어서 나는 다이어리 같은 걸 못쓴다고 생각을 주로 했다. 사춘기가 들어서면서 풀 곳이 없는 마음을 빈줄 공책에 쓰는걸 시작했다. 쓰고 또 쓰고 반복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 것은 굳이 매일 쓰고 기록하는 것이 다이어리일 필요가 없다 생각했다. 그때부터 매일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일이나 기억이 남는 나쁜 일이나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다이어리에 적기 시작했다. 다이어리를 1년 쓰고 보니 많은 일에 울고 웃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아직 마음이 살아 있다는 게 느껴졌다. 쓰다보니 조금씩 나의 목표를 다이어리에 설정해 두고 쓰기 시작했다. 요즘은 더 예쁘게 쓰기 위해 유튜브를 참고해 이것저것 꾸미고 있다. 이러이러한 점들이 내가 다이어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같다."
해결중심모델의 시그니쳐 테크닉인 "기적질문"을 생각해 보자. 기적질문의 본질은 무엇인가? 시간으로 따지면 "미래"에, 내용으로 따지면 내담자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 상황에 대해서, 방식으로 따지면 "최대한 자세하게 말하도록" 질문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적질문은 미래 시점에 일어날 일을 끌어내는 것이지만, 사실은 "과거에 이미 일어났던 일"과 대단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내담자가 기적질문에 반응하여 자세하게 이야기할수록, 그가 이미 그 지점에 도달했던 과거를 기반으로 답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한 마디로, 과거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그토록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편,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시간으로 따지면 "미래"에, 내용으로 따지면 내담자가 "하고 싶은 일"을, 방식으로 따지면 "가급적 분명하게(시간/장소/만날 사람) 기록하는" 것이다. 혹은, 시간으로 따지면 "과거에", 내용으로 따지면 "내담자가 하고 싶었던 활동을 실행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내용"을, 방식으로. 따지면 "가급적 상세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이제, 기적질문과 "다꾸"를 비교해 보자. 간단하다. 어렵지 않다. 적어도 논리 구조를 생각해 볼 때, 두 활동은 내용적으로 대단히 유사하다. 두 활동은 모두 "미래"시점에 일어날 "긍정적인 일(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세부적으로 생각해 보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할 때 "반드시 특정 질문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관점은 지나치게 지엽말단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기적질문 관련 포스트>
질문을 하지 않고서도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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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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