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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교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6. 10. 09:46728x90반응형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교실 6월 말 론칭!
글쓰기 능력은 타고 나는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글쓰기 능력이 무엇인지 규정해야 한다. 만약, 문학적 능력이라고 규정한다면, 상당 부분 태어날 때부터 타고 난다고 인정해야 한다. 아무나 셰익스피어처럼 햄릿 같은 독창적인 예술 작품을 쓸 수는 없다. 노력한다고 좋아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글쓰기 능력을 실용적 능력이라고 규정한다면? 애초부터 타고 나는 게 아니라는 말이 된다.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햄릿 같은 문학 작품을 쓸 수는 없지만 흥미로우면서 의미도 있는 페이스북 글, 누가 읽더라도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보고서는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잘 쓸 수 있다.
그런데 실용적 글쓰기 능력도 두 가지 능력으로 나뉜다. 첫째, 각종 보고서나 사례 개입 노트처럼 이미 형식과 틀이 완전히 짜여져 있는 업무 글쓰기 능력. 한 마디로, 논리에 기초해서 정해진 규칙에 맞추는 능력이다. 이런 글을 쓸 때는 논리적인 사고와 객관적이고도 효율적인 기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제시된 기존 틀을 잘 이해하면 단기간에 잘 쓸 수 있다. 둘째, 일기 혹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글처럼 문학적인 글은 아니지만 특별한 형식이 없이 자유롭게 느낌과 생각을 정리하는 생활 글쓰기 능력. 이런 글을 쓸 때는 논리적인 사고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흑백 사진 찍듯이 기록하는 진솔한 태도가 중요해진다. 그런데 이런 능력은 천부적인 재능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단기간에 향상시키기가 어렵다.
내가 열려고 하는 글쓰기 교실이 바로 '생활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 클래스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소재 삼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글, 대단한 문학적 능력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따뜻하고 진솔해서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글. 그런데 이런 글을 쓰려면 쉽지 않다. 정해진 틀에 내 생각을 끼워 맞춰서 뚝딱뚝딱 글을 찍어내는 게임이 아니라, 내 생각의 방향과 색깔에 맞춰서 글의 틀(길이, 형식, 톤)을 정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짧지만 딱딱하지 않고 좀 더 깊고 긴 호흡으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머얼리 나갈 수 있는 글쓰기 엔진(기초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타고 갈 자동차가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글쓰기 엔진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글의 기본 단위인 '단락을 전개하는 능력'이다. 중심 생각에서 시작해서 뒷받침 문장 5~7개를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펼치고 전개하는 능력이다. 설명, 논증, 묘사, 서사 등 가장 기본적인 단락 유형을 이해하고 이 유형에 맞게 생각을 풀어내는 능력이다. 우리가 논리가 비교적 명쾌하고 읽기 편한 글을 쓰려면 반드시 이 능력부터 갖추어야 한다. 내가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모든 초점을 '단락 전개 능력'에 맞추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 내가 선택한 구체적인 공부 방식은 '강독'이다. 이는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는 훌륭한 교과서를 읽고(講: 강) 뜻을 풀이하는(讀: 독) 방식이다. 선생이 일방적으로 떠드는 방식이 아니라, 책을 천천히 함께 읽어 나가면서 내용을 곱씹어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강독은 학생을 학습 내용에 젖어들게 만들어서 체화하도록 만드는 학습 방법이다. 나는 2019년부터 소규모로 학생들을 모집해서 내가 쓴 해결중심코칭 글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클래스를 운영해 왔다. 모든 학생이 해결중심모델에 쉽게 젖어들지는 못했지만, 분명한 뜻이 있는 학생은 실천하는 관점과 태도가 완전히 변화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나도 "글쓰기는 쉽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라고 쓰고 싶다. 그래야 사람들 관심을 끌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 일은 정성스럽게 화초를 키우는 일과 같다. 화초에 규칙적으로 물을 주고 지그시 관심을 주는 일이다. 이는 의욕만 가지고서는 할 수 없다. 흥미와 여력이 있어야 한다: 글쓰기를 하고 싶어야 하고 공부에 투자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종착점까지 뛸 수 있는 체력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청운의 꿈을 품고 대학원에 진학하지만 "이건 결국 욕심이었어!" 라고 외치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차고도 넘칠 정도로 많다.
6월 말에 정식 론칭합니다. 글쓰기 기초 체력(단락을 전개하는 능력)을 동료들과 함께 키우고 싶은 분들은 신청하세요. '필요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 쓰려는 분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사회사업가를 위한" 글쓰기 교실 참여 자격(기준)
(0) 선착순, 아닙니다.
(1) “할 말이 있는 사람”
글쓰기 공부가 가장 필요하고 (그리하여) 가장 열정적으로 공부할 사람은 “마음 속에 글로 쓰고 싶은 내용”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냥 막연하게 글쓰기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은 아무래도 후순위로 모실 수밖에 없습니다. 글쓰기 공부를 통해서 결국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직접 쓰신 글 - A4 0.5매 분량, “나는 왜 글쓰기 공부를 하려고 하은가?” - 을) 읽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2) “끈기 있는 사람”
단기간에 글을 잘 쓸 수는 없습니다. 자고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많이 쓰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많이 쓸 수 있는 분과 함께 공부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끈기가 있는 분에게 선순위를 드릴 것 같습니다.
(3) “공부할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
과제도 많이 내고 잔소리도 많이 할 겁니다. 바쁘셔서 제대로 시간을 내실 수 없다면 결국 아까운 시간과 돈만 날리고 중도 포기하실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 공부에 일정하게 시간을 내실 수 있는 분과 함께 공부하려고 합니다.
(4) “실제로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신 분”
본 과정은, (다소 모호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잘 쓰시는 분”보다는 “가능성은 많은데, 아직 잘 쓰지는 못하시는 분”을 위해서 운영하려고 합니다.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직접 쓰신 글을 읽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이런 분은 다시 생각해 주세요>
_ 현재, 학위 과정을 이수 중이신 분(혹은 계획하고 계신 분)
_ 그냥 강의만 듣고 싶으신 분
_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분
_ 시험 삼아 들어 보고 싶으신 분
실용 글쓰기 능력을 높이면, PPT 슬라이드도 잘 만든다
글쓰기란 어떤 대상에 대해서 품고 있는 생각/감정을 "순서에 맞게" 배치하는 일이다.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어떤 이야기로 나아간 다음에, 어떤 이야기로 끝을 맺을지, 즉 "플롯을 짜는 과업"이 무척 중요하다. 독자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상을 소개하고(서론), 그 대상에 관한 나만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하면서도 적절하게 전개한 후에(본론), 잔잔한 여운을 남기면서 마무리 짓는(결론), 글쓰기 과정 자체가 순서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글쓰기에 익숙해지면,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몇 가지 구성 방식을 알게 되고, 이 틀에 내용을 자동적으로(?) 집어 넣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편, 사람들은 PPT에 대해서 참말로 오해를 많이 한다. 한 마디로, PPT는 텍스트 자료가 아니라 시각 자료이다. 내가 강의를 하면, 언제나 듣는 피드백: "슬라이드에 글자가 적어서 당황했어요." 여전히 사람들은 PPT를 필기를 하는 노트에 예쁜 그림을 스티커 붙이듯 첨가하는 도구쯤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은 텍스트를 쭉 깔고, 텍스트 이해를 돕는 그림 자료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슬라이드를 만든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슬라이드가, 답답하고 지루해진다. 비유컨대, 잠수를 잘 하기 위해서 개발한 산소통/마스크를 도심 한복판에서 차고 다니는 모습이다. 혹은, 낙하산을 메고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PPT가 시각자료라고 해서 그 안에 이야기가 없지는 않다. 텍스트로 이루어진 글이나, 시각 자료로 구성된 PPT 슬라이드나 매체의 특성이 다를 뿐이지, 어떤 대상/주제에 관하여 일정한 스토리를 전달한다는 특성은 동일하다. 따라서 독자/관객의 관심을 훔치는 매력적인 플롯을 짜는 과업은 글쓰기나 PPT 슬라이드 제작이나 동일하게 중요하다. 어떤 단락을 먼저 쓸 것인지를 고르고 선택하는 일은, 어떤 그림을 먼저 띄울 것인지를 고르는 일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따라서 작은 이야기 덩어리를 골라 배치하는 글쓰기 능력을 키우면, 적당한 그림/사진을 골라 배열하는 능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은, 학생들에게 글쓰기 방법을 가르치고 이 능력을 다른 매체(예컨대 PPT같은 시각 매체)에도 부드럽게 적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이 능력을 키우면, 더 이상 매체(수단)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어떤 대상(소재)에 관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주제)"만 마음 속에 있다면, 이를 텍스트로, 그림/사진으로, 심지어 (재능만 있다면) 음악으로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어떤 매체(수단)을 선택해야 해당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어떻게 해야 나를, 내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글쓰기 페이스 메이커
이제 현장 사회사업가가 글을 쓰고 책을 펴 내는 일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왔습니다. 실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역전의 용사(?)들이 전선에서 피와 땀을 흘려 가면서 얻은 경험과 지혜, 통찰을 정리해서 후임병들에게 나누고 있습니다. 훌륭한 사회사업가 동료, 선배들께서 이미 모범을 보여 주셨고, 지금도 우리 중 누군가는 동료를 위해, 후배들을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드디어, 우리가 사회사업 본질을 이해하고 소화해서 우리 현실에 맞는 실천을 하게 되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현장 동료들께서 쓰신 책은, 논리적으로는 말이 되지만 뜬구름 같이 추상적인 이론적 설명이나 우리 현실에는 도무지 맞지 않은 외국 지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대신 철저하게 실천적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사회사업가의 글이나 책이 마구 쏟아져 나오면서 양으로는 팽창하고 있지만, 질로는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동료들이 직접 경험한 사례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현장에서 바로 써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의 사례는 남의 사례일 뿐, 내가 적용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에 있습니다.
타인이 쓴 글 속에 나오는 멋진 실천 사례는 아무리 멋져 보여도 개별적인 성질을 갖습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사례와 아무리 비슷해 보여도 동일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책에서 읽은 사례를 내 사례에 직접 적용할 순 없습니다. 여기서 필요한 게 (어쩔 수 없이) 결국은 추상화되고 일반화된 “이론적 원리”입니다. 구체적인 여러 사례를 꿰뚫고 있는 일반적인 원리를 포착하지 못하면, 아무리 사례를 많이 접해도 내것으로 소화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결국은 내가 수많은 개별 사례를 접하면서 그 사이에 흐르고 있는 일정한 질서와 원리를 포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우리가 겪어온 그 생생한 경험(정보)을 분류하고 정리하면서 추상적인 원리로 정리해 내야 합니다. 물론, 우리 현장 전문가는 현실을 떠나서는 안됩니다. 더 이상 뜬구름 잡는 사람들을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생생한 개별 사례와 추상적인 원리 발견/정리. 이 양자를 모두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장 사회사업가의) 글쓰기는 경험적 데이터를 추상적 원리와 연결하여, 체계적이고 논리적 정합성이 살아 있는 실천 지식을 생산하는 일입니다. 구체적 경험을 추상적 원리와 연결지어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는 이야기를 만들되, 여전히(끝까지) 대단히 구체적인 현실 위에 단단히 서는 일입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현장에서 매일 같이 접하는 경험 데이터를 마음에 돌돌 말아 두고 적당하게 발효시킨 후, 우리의 통찰이라는 조미료와 함께 소시지 기계에 넣어서 매끈하고 먹음직스러운 소시지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시장에 내다 팔 소시지이니, 사람들이 먹기 좋은 크기와 향취로 보완을 해야 합니다.
헌데, 좋은 소시지를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우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하루 이틀 매뉴얼을 읽는다고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닙니다. 땅바닥에 누워서 입을 벌리고 있으면 스스로 알아서 떨어지는 사과가 아닙니다. 우리가 일어나 손을 뻗고 꽁지발을 해도 겨우 손끝만 닿을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커서 수준을 높여야 비로소 손에 들어오는 높이에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는 기초는 “단락쓰기”에 있다고 믿습니다. 가장 적은 호흡으로 쓰는 단락을 자유롭게 펼치는 능력이 있어야 긴 호흡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락쓰기 능력은 단기간에 배울 수 없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공부(다독, 다상량)와 끈질긴 연습이 필요합니다. 비유컨대, 머나 먼 길을 달려가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마라톤 경기에는 페이스 메이커가 있거든요. 페이스 메이커는 기대주 선수가 잘 달릴 수 있도록 그의 옆에서 함께 달리며 함께 호흡하고 함께 힘들어 하고 함께 극복하는, 말하자면 동료 같은 코치, 코치 같은 동료입니다. 제가 맡고 싶은 역할이 바로 글쓰기 페이스 메이커랍니다. 동료들과 함께 달리며 물도 주고 직언도 해 주는 페이스 메이커.
글쓰기 강독을 제안하다
해결중심모델을 가르치다 보면, “저희도 나름대로 책을 읽으면서 세미나도 해 보고 그랬거든요” 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한다. “어떤 책을 정하고 돌아가면서 발제를 한 후에 토론도 해 보았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자면, 세미나 형식으로 공부를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공부 방식이 효과가 있냐는 것. 내 생각은 “아니올시다”이다. 왜? 우선, 세미나는 스터디 멤버가 대상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는 질문도 안 생기고 토론도 할 수 없다. 아무리 의욕을 가지고 세미나를 해도, 스터디 그룹 멤버 대부분이 공부 대상(해결중심모델)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다면, 마음 속에 뭔가 축적되는 공부가 아니라 함께 모여서 서로 무지만 확인하는 셈이 된다.
사실, 뭔가를 제대로 배우려면 해당 분야 전문가를 모시고 제대로 배워야 한다. 뭘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신나게 헤매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딱 정해주는 선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선생님을 모시기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어렵다. 그래서 사랑하는 동료들께서 공부 방법으로 여전히 세미나 방식을 선택하시는 듯 싶다.
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낭독(朗讀), 혹은 강독(講讀). 먼저, 낭독이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글을 소리 내어 읽음"이다. 즉, 책을 쥐고 그냥 읽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읽는 책은 저자가 독자를 생각하면서, 독자가 이해하는 장면을 연상해 가면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 같은 것이기 때문에 따로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맛보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뭔가 공부하려고 지나치게 책 내용을 요약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순하게 읽으면서 자연스럽게게 저자의 생각에 젖어드는 것이다.
다음으로 강독. 강독이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글을 읽고 그 뜻을 밝힘"이다. 즉, 글을 낭독한 후에 뜻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대상에 관해서 정통하거나 전문적 식견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최소한 글 내용을 어느 정도 자세하게 해설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스터디 그룹이 집단적으로 엉뚱한 곳으로 헤매고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강독 형태는, 역시 저자가 직접 자신이 쓴 텍스트 의미를 밝히는 방식이겠다. 낭독이야 자연스럽게 읽으면 되는 것이고, 뜻을 밝히는 작업은 그 글을 쓴 당사자가 가장 잘 할 수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나도 내가 직접 쓴 글을 강독하는 클래스를 열어서 그룹 스터디를 이끌어 보았는데, (학생들이 잘 따라와 주기만 한다면) 공부 대상에 관하여 상당히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모든 선생이 모든 학습 대상에 관하여 직접 책을 쓰고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자신이 잘 아는 대상에 관한 책, 특히 좋은 책을 골라서 학생들과 함께 읽고 행간을 세심하게 설명하는 공부 방식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내가 글쓰기 교실을 열면서, 내가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정말 괜찮은 책 몇 권을 들고 공부하고 있는 이유.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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