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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렬하게 저항하는 내담자를 대하는 효과적인 상담 테크닉 001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저항하는 내담자를 돕는 비법(책) 2021. 9. 1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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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장. 저항(resistance) 이해하기

    제 1절. 고전적인 저항 개념 정의

    나는 '저항'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으며, 이 단어와 관련된 고정된 이미지를 지워버리고 싶다. 내가 본 매뉴얼을 작성한 이유도, 사람들이 '저항'이라는 단어에 관해서 전형적으로 품고 있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쓸모 없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난 여전히 이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저항'이라는 단어를 너무나 자주 사용하고 있어서, 원조전문가들이 가장 심각한 좌절감을 느끼는 이슈에 관해서 논하려고 할 때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친숙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대로 생각해 본다고 해도, 이 단어가 품고 있는 친숙한 뜻을 대체할 만한 대안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에 어떤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 교육 과정에 붙은 제목이 '내담자를 격려하는 방법'인 경우보다는, '말 안듣는 내담자를 다루는 방법'인 경우에, 참석 대상자 중 절대 다수는 후자('말 안듣는 내담자를 다루는 방법')를 훨씬 더 선호할 것이다. 왜냐하면 '말 안듣는 내담자를 다루는 방법' 같은 제목은 이 교육이 단순히 내담자를 돕는 방법만을 다루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상담자가 어려워 하는 부분까지도 다루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본 매뉴얼이나 내가 진행하는 교육 전반에 걸쳐서, 내가 그토록 재정의 하고 싶어하고, 궁극적으로는 원조전문가 두뇌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싶어하는 이 단어('저항')를 사용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저항' 개념을 정의해 왔다. 전통적인 '저항' 개념은 프로이트 이론에서 유래했다. 프로이트는 상호 관련된 두 상황을 '저항'이라고 정의했다. 먼저, 프로이트는 저항이란, 내담자가 내면 안에서 불안을 일으키는 기억이나 생각을 억압하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모든 노력을 나타내는 개념이라고 생각했다(Otani, 1989).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저항'은 인간이 불안감을 통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도를 뜻한다. 내담자는 저항을 통해서 자신에 관한 충격적인 기억이나 생각을 멀리하고 자아를 보호한다.

    또한, 프로이트 이론에서는 상담자가 내담자에 대해서 어떤 해석을 말했을 때 내담자가 이 해석을 내담자가 수용하지 않으면 '저항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상담자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 상담자가 내담자의 행동에 대해서 해석한 내용을 말할 때 내담자가 불편하게 느낄 만한 방법으로 말할 수도 있다는 생각,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상담자가 해석한 내용을 내담자가 거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고려하지 않았다. 더구나, 프로이트는 저항은 내담자의 무의식 속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프로이트가 제시한 논리에 따르면, 내담자가 자신의 무의식에 접근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낮으면, 내담자가 보이는 저항을 진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낮아질 수 있다. 결국, 프로이트는 저항 개념을 오로지 내담자 문제라고 개념화한 셈이다. 바로 이런 지점 때문에, 저항 개념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역효과를 내는 애물단지 개념이 되어 버렸다.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우리가 '저항'을 내담자 문제라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점점 더 다루기 어려워진다.

    아래에 소개하는 개념 정의는 상담 분야에서 저항을 구시대적으로 정의한 대표 사례들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전문가들은 여전히 저항을 프로이트 영향권 안에서 정의하고 있고, 저항을 내담자 문제로만 정의하는 한계를 보인다.

    _ "저항이란, 상담자가 설정한 치료 과업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내담자가 주저하는 행동이거나",

    _ "상담자, 상담 과정, 혹은 상담자 생각에 명시적이든 암시적이든 반대하는 행동을 지칭한다" (Bischoff & Tracey, 1995, p. 488).

    _ "저항이란 내담자가 변화에 저항하는 행동이다" (Ritchie 1986, p. 516).

    _ "상담자가 내담자를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저지하기 위해서 내담자가 활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저항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Kell & Mueller, (1966, p. 12).
    (Kell & Mueller는 내담자 방식에 저항하려는 행동에 대해서도 논했다는 사실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조금 더 확장된 저항 개념을 소개하려고 한다. 다음에 제시하는 정의는 내담자를 이해할 때 활용하면 대단히 도움이 된다. 위에 제시한 정의와 달리, 다음에 제시하는 정의는 저항에 관한 시야를 넓혀주고, 저항 이면에 놓인 의미를 포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하지만,여전히 불완전한 정의인데, '저항' 개념에서 상담자 요인을 배제하기 때문이다. 즉, 아래에 제시하는 개념도, 여전히 저항을 오로지 내담자에게 귀속된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저항하는 상황을 전혀 통제할 수 없고, 그저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인지적 정의: 인지치료자들은 저항을 내담자가 부정적인 인지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물로 규정한다. 이들도 저항이 생기는 원인을 내담자 내부에서 찾지만, 프로이트적 관점과는 조금 다른 문제점을 드러낸다. 즉, 저항이란 오로지 내담자가 가지는 인지적 왜곡 때문에 일어난다고 바라보는 관점을 취하게 되면, 상담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치료적 접근을 바꾸기보다는 지나치게 내담자가 가진 생각을 바꾸려는 노력만 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나중에 논하겠지만, 어떤 저항은 상담 방향을 비생산적인 쪽으로 이끄는 상담자의 인지적 왜곡 때문에 발생한다.

    행동적 정의: 일부 행동주의 치료자들은 저항을 내담자가 행동 과제를 따르지 않는 행동이나, 올바른 강화, 처벌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라고 바라본다. Kahn(1999)은 저항을 문제에 내재된 이차적 이익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척도라고 보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저항은 현재 행동을 유지해서 얻는 이익 때문에 발생한다. 행동주의적 관점을 가지면, 내담자가 저항하는 원인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 뭔가 시도하기 이전에, 내담자가 처한 환경에 대해서 거의 완벽하게 통제를 할 수 있어야만 하는데, 상담자 대부분은 이런 절대적인 힘이 없다.

    전형적으로, 저항이라고 하면, 고집, 완고함, 반항, 반대 등을 떠올리게 된다. 반항에 아무리 긍정적인 이름을 붙여 본다 한들, 부정적인 꼬리표를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항을 이런 방식으로 규정하게 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다. 그대가 내담자에게 부정적인 꼬리표를 붙이게 되면, 스스로 출구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게 된다. 부정적인 꼬리표를 붙여서 나타나는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그대는 저항을 다른 방식으로 규정하고 싶어할 것이다. 예컨대:

    _ 저항은 내담자의 발달 수준을 반영하는 척도이다.

    _ 저항은 내담자가 매우 중요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신호다(Moursund & Kenny, 2002).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대 상담학에서는 저항을 오로지 내담자 때문에 일어나는 내담자 문제로만 바라봐 왔다. 소수의 학자들이 저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관점은 매우 느리게 전파되었고, 학생들에게도 거의 가르치지 않았다.

    제 2절. 저항에 대한 대안적인 관점 - 사회적 상호작용 이론

    저항에 관한 가장 통찰력 있고 유용한 정의는 사회적 상호작용 이론가들이 제시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저항은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서 부정적인 관계 역동이 일어난 결과물이다" (Otani, 1989, p. 459). 혹은, Strong and Matross(1973)은 좀 더 구체적으로 이렇게 정의했다: "저항은 타인에게(상담자가 제안한 내용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내담자가 보이는 심리적 힘이다. 이러한 저항은,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제시하는 제안이 가지는 특성과 상담자가 그 제안을 말하는 방식 때문에 일어난다" (p. 26). 이들은 저항을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결과물이라고 본다. 즉, 상담자는 내담자가 상담 및 변화 과정을 방해하는 의사소통 패턴을 만들도록 허용한다. 저항을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상담자는 자신이 하는 어떤 행동이 내담자가 저항하도록 실질적으로 자극하는지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발견하려고 애쓰게 된다. 이를 테면, 상담자가 내담자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바꾸면 저항도 줄어들게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상담 모델은 해결중심모델이다. 해결중심모델에서는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절대로 '저항한다'는 꼬리표를 붙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내담자와 내담자가 겪고 있는 문제를 사정할 때 저항이라는 개념 자체를 제거해 버린다. 내담자가 제아무리 강력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상담자는 이 모든 반응을 단순히 내담자가 세상과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과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에 대한 정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Walter & Peller, 1992). 해결중심모델이 속한 단기치료 전통에서는 저항에 관한 전통적인 관점과는 사뭇 다른 관점을 취하면서, 저항 개념을 협력(cooperation) 개념으로 바꾸었다. 내담자는 저항하지 않는다; 내담자는 대부분의 상담자들이 항상 이해할 수는 없는 방식으로 상담자와 협력할 뿐이다. 실제로, 드쉐이저(1982)는 '저항'과 '협력'은 동전의 양면이며,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저항에 관한 전통적인 관점을 협력이라는 관념으로 바꾸는 흐름은, 상담 분야에서 이제 대세가 되었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떠한가? 본 매뉴얼에서 저자는 내담자가 보이는 반응을 저항이라고 해석하는 관점을 피하는 방식을 지지한다. 우리가 내담자 반응을 저항이라고 해석하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내담자는 저항을 하기 시작한다!

    내담자의 저항을 자극하는 관점과 상호작용 방식은 엄청나게 많이 있다. 이중 일부는 나중에 다루기로 하겠다. 지금 여기에서는, 그대의 관점을 조금이라도 더 내담자를 내담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안내하기 위해서, 몇 가지 생각만을 간략하게 제시하려고 한다. 다음에 제시하는 저항에 대한 여러 가지 명제는 저항이 생겨나는 원인을 (내담자보다는) 상담자라고 바라보는 관점에서 구성되었다. 아래에 제시하는 모든 명제를 꼼꼼하게 읽으면서, 어떻게 저항을 내담자 내면에 속한다고 보지 아니하고 오히려 상담자와 연관지어서 규정하는지 살펴 보라.

    _ 저항은, 모든 내담자는 변화 앞에서 양가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때 생긴다.
    _ 저항은 때때로 내담자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상담자가 원할 때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저항이란 상담자가 자신의 가치를 강요하는 가치 충돌이다.
    _ 저항은 상담자가 지나치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를 추구한 결과로 생긴다.
    _ 저항은 상담자의 기대다.
    _ 저항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애쓸 때 생긴다.
    _ 저항은 상담자가 너무 빨리 가려고 할 때 생긴다.
    _ 저항은 상담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생긴다.
    _ 저항은 상담자가 틀린 질문을 하거나, 내담자가 수용하기 힘든 무리한 말을 할 때 생긴다. 내담자가 느끼기에 상담자가 한 말은 이해할 수 없고 비현실적이다.
    _ 저항은 상담자가 내담자와 협력하지 못할 때 생긴다.
    _ 내담자가 저항한다고 느껴질 때마다, 실은 그대도 내담자 생각에 저항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대야말로 저항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저항이란 (내담자 문제가 아니라) 상담자 문제다.

    Moursund와 Kenny(2002)는 저항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첫 번째 저항은 내담자가 마음 속으로 씨름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저항은 상담자의 오류에서 나타난다. 그대가 자신이 내면 문제와 씨름했던 기억을 꼼꼼하게 돌아본다면, 사실 저항이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때로는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저항은 그 자체로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총명한 상담자는 내담자의 저항 때문에 내담자를 버리지도 않고 공격하지도 않는다. 저항은 감기처럼 흔한 증상일 뿐이다.

    상담자가 오류를 범하는 경우란, 내담자가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일을 시키려고 하거나, 내담자가 두려워하는 일을 시키려고 하거나, 심지어 납득하지 못한 일을 시키려고 하는 경우다. 이는 상담자의 조급함이 저항을 만드는 경우다. 상담자는 여러 차례, 내담자에게 맞지 않는 방식으로 상담을 진행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 상담자는 아마도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방식으로 말을 했을 것이다.

    그대는 절대로 내담자를 변화시킬 수 없다; 그대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대가 내담자와 상호작용 하는 방식 뿐이다. 사회적 상호작용 이론을 통해서 우리가 얻게 되는 핵심 교훈은, 변화는 상호작용 방식에서 온다는 관념이다. 따라서, 우리는 내담자를 변화시킬 수 없다. 내담자는 자신이 변화하겠다고 결심할 때만 변화한다. 우리가 타인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인지적 오류다. 우리는 내담자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내담자가 변화하겠다고 결심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면서 내담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꾼다.

    상담을 이런 방식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이미 사용하던 접근법과 테크닉에 새로운 의미와 목적이 더해진다. 우리가 상호작용 방식에 초점을 맞추면, 내담자가 저항하는 것처럼 보일 때, 우리 방식을 적절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곰곰 생각해 본다면, 이 방법이야말로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원문: Dr. Clifton W. Mitchell(2009)

    번역: 이재원(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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