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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를 해야 대학을 가지
    지식 공유하기(기타)/돌아오라 1988(공감 텍스트) 2022. 1. 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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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환 모: 공부를 해야 대학을 가지~이!
    정환 부: 요새 맨날 방에서 공부만 한다 우리 정봉이~
    정환 모: 내기 할래? 

    정환 모: 봐, 저게 공부하는 거야? 너 지금 공부하니? 
    정환 부: 학력고사 얼마 안 남았다이. 니 대학 안 갈 기가?
    정봉: 루즈벨트 대통령은 말씀하셨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우표에서 배운 게 더 많다고. 

     

    이 인간은 뭐하는 인간일까? 김정봉. 가히 '문제적 인간'이라 할 수 있겠다. 정환이네 집에 서식(?)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걱정거리. 오늘도 정환이네 엄빠가 다투다가 전선이 정봉이 문제로 옮겨 붙었다. 나긋나긋하고 자식들에게 관대한 정환 부는 정봉이가 방에 틀어박혀서 공부만 한다고 말하지만, 정화 모는 아니라는데 베팅을 하겠다며 나선다. 그리하여 확인절차 들어가시는데... 

     

    역시, 우리의 정봉 씨는 우표 작업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시다. 정봉이는 대학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는 6수생으로서, 공부 외에는 관심 없는 게 없고, 못하는 것도 거의 없는, 덕후 중의 덕후. 정봉 씨의 취미 중에, 80년대 어린이/청소년은 한 번쯤 시도해 보았음직한 우표 수집이 있다. 온갖 기념 우표를 수집한 우표책 한 켠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기념우표 자리가 남아 있는데... 지금 그 자리를 채우려는 중. 

     

    정환 모: 너의 어머니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지. 이런 천하에 쓸모없는 XX새끼를 봤나. 이런 XX새끼야, 이런 XX새끼가 재수를 5년씩이나 처하고, 어? 대가리 제대로 된 놈이면, 네 애미 애비를 생각해서라도 나 죽었다 생각하고 책상 앞에 앉아서 똥꼬에 짓물날 때까지 공부를 해야 할 거 아니야! 양심도 없는 개XX새끼야!
    정환 모: 그래~ 학교 공부, 그게 뭐 중요하니, 그냥 하던 거 계속해.
    정봉: 네.  

     

    정봉이가 태평을 넘어서서 달관한 듯한 말을 하니 정환 모도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드디어 '폭발'을 하신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마음 속에만 품고 있는 환상. (마치 연극치료 기법을 보는 듯한 멋진 연출이다.) 엄마는 속 시원히 아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해야하지만, 차마 하지 못한다. 왜? 원래 찢어지게 가난했던 이 집안을 바로 정봉이가 단 한 방에 일으켜세웠기 때문이다. (우리네 추억 속 주택 복권 당첨!)


    다소 뜬금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응답하라 1988' 제 17화를 보면 극이 진행되는 내내 나사 하나가 빠진 사람처럼 맹~하게만 보이던 정봉씨도 사람들에게 뭔가 보여준다: OOO대학교 법학과 입학! 정봉씨는 병풍처럼 배경에서 늘 존재하지만 능동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느낌은 거의 없던 사람이었는데... 그런데 조금만 다르게 본다면 정봉씨가 보여준 강점이 엄청나게 많다. 당장, 처음에 소개한 장면(우표 수집)에서 나타나는 강점만 뽑아보자: 시력, 집중력, 섬세함, 끈기(인내심), 자기변호 능력, 느긋함, 암기력, 말솜씨, 체계적인 사고력. 

     

    (방향이 우표를 향해서 그렇지) 제대로 발휘한다면 대학 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강점이다! 

     

    드라마는 완전한 픽션이지만, 정봉의 인생역정을 돌아본다면 흔히들 말하는 속담처럼 '사람 일은 참 알 수가 없다.' '응답하라 1988' 제 20화를 보면, 결국 정봉은 사법시험도 포기하고 집 근처에 있는 호프집에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현재(2015년)는 유명한 요리사가 되어 '집밥봉선생'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단다. 백선생을 패러디한 내용이니 과도하게 장밋빛으로 포장하긴 했지만, 공부를 뺀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덕후 기질을 보여준 평소 모습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이다. 

     


    이분은 제임스 O. 프로차스카(James O. Prochaska) 박사님이다. 변화에 대한 단계(Stages of Change) 이론으로 유명한 분이다. 변화에 대한 단계 이론이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희망한다. 사소하게는 밖에 다녀와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는 과업부터 술이나 담배처럼 중독성이 매우 강력한 물질을 끊는 과업까지, 사람들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어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소수인데, 프로차스카 교수는 바로 '최종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에 대해서 30년 넘게 연구를 해 온 연구자(로드 아일랜드 대학, 암 예방 연구 센터 심리학과)이다.

    프로차스카 교수가 주장한 이론을 아주 거칠게 요약해 본다: (1) 긍정적인 행동 변화는 단계적으로 나타난다. 즉, 반드시 이전 단계를 거쳐야만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2)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단계는 5단계(무관심 단계 - 심사숙고 단계 - (행동) 준비 단계 - 실행 단계 - 유지 단계 - 재발 단계)로서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3)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 마느냐보다 그 방법을 언제(어떤 단계에서) 사용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4) 실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며, (전체적으로 보면) 문제가 다시 일어나는 재발도 변화 단계에 포함된다. (5) 변화하려면 능동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정봉이를 한심하게 바라보았지만, 심지어 정봉이를 낳아 키운 어머니도 정봉이를 한심하게 바라보았지만 (그래서 마음 속으로 화까지 냈지만...) 사실 정봉이는 자기 나름대로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정봉이가 늘 (공부를 제외한) 모든 일에 관심이 많았고, 매번 덕후 기질을 발휘할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이다. 결정적으로 물길이 바뀌지 않았을 뿐, 신선한 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이윽고 때가 이르러 물길이 바뀌자, 눈부신 변화도 나타났다. 본인 스스로 준비가 되었을 때, 이제는 바꾸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의지를 가지고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던 강점을 발휘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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