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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02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2. 14. 07:06728x90반응형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수년간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매우 다양한 문장을 만났고, 조금이라도 더 술술술 읽히도록 끝없이 고쳤다. 이제 그동안 쌓은 지도 사례를 하나씩 풀어내려고 한다. 사례로 배우는,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기 #2.
<기본 설명>
_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이 문장은 조금 길고 거추장스럽다. 본래 뜻을 지키면서 조금 더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무엇을 원한다'는 뜻이니까, 이렇게 바꿀 수 있겠다.
_ 넓히고 싶어졌다
평상시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는 이렇게 길고 거추장스러운 표현을 자주, 많이 사용한다. 예컨대, 이렇게 쓴다.
_ ~했으면 하는 소원이 있다(생겼다)
_ ~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생겼다).
위 문장은 이렇게 바꿀 수 있겠다.
_ ~하길 소원한다.
_ ~하길 기대한다.
<잊지 마세요>
핵심은 '한마디로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고, 이 뜻에 맞춰서 짧게 줄인다'이다.
<몰라도 되는 문법 설명>
(1) 무정명사 주어를 유성명사로 바꾼다.
명사를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겠지만, 유정명사와 무정명사로 나누면 글쓰기에 좋다.
_ 유정명사(有情名詞): 감정을 느끼는 명사. 대개는 사람이나 동물을 가리킨다.
_ 무정명사(無情名詞):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명사. 대개는 사물이나 생각, 감정을 가리킨다.
_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이 문장에서 주어인 '바람'은 무정명사(無情名詞)다. 인간이 바람을 품을 수는 있어도, 사람이 없는데 바람이 스스로 생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어에서는 주어로 유정명사를 쓰면 자연스러우므로, 주어를 무정명사 '바람'에서 유성명사 '나'로 바꾼다. 그러면 뒷부분도 자연스럽게 따라서 바뀐다.
_ (나는) 넓히고 싶어졌다
(2) 고치면 술술술 읽히는 문장 패턴: '생각, 감정, 행동이 있다'
_ ~라는 생각이 있다 = ~고 생각한다
_ ~라는 느낌이 있다 = ~고 느꼈다
_ ~라는 논의가 있다 = ~라고 논의한다, 논의하고 있다
_ ~하는 움직임이 있다 = ~하려고 한다.
위 예시에 나오는 명사 '생각', '느낌', '논의', '움직임'은 모두 무정명사다. 따라서 주어를 모두 '나'로 고치면 자연스럽다.
평소 신문 글을 읽다 보면, 이런 식으로 동사 '있다'를 사용하는 문장 패턴이 대단히 많이 보인다. '~하다' 라고 동사를 직접 쓰지 않고 '명사가 있다' 라고 간접적으로 처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약간이라도 좀 더 있어 보이고 세련되어 보여서 그런 듯하다.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 하지만 글 내용을 계속 간접적으로만 표현하면 술술술 읽히지 않는다.
역시, 무엇이든지 깊이 들어가면 정답은 없다. 그리고 목적이 중요해진다. 독자가 글을 가볍게 술술술 읽도록 만들고 싶다면, 가급적 간결하고 선명하게 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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