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줄 일기 줌 워크샵 개최(#002)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10. 28. 06:25728x90반응형
4년 동안 100명이 넘는 사회복지사에게 1:1로 글쓰기 기술을 가르쳤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쓴 글은 세 가지 면에서 매우 비슷했습니다. 첫째, 감성이 풍부했습니다. 둘째, 내용이 솔직했습니다. 셋째, 분량이 많았습니다. 이 세 가지 공통 특징 중에서도, 마지막 특성이 압도적으로 강력했습니다. '군더더기'라고 칭할 수 있는 부분을, 사회복지사는 너무 많이 씁니다.
왜 그럴까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우리는 누구도 자기 생각과 감정을 효율적으로 글로 정리해서 쓰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학창 시절 내내 국어는 배웠지만, 주로 시험보는 기술을 배웠습니다. 둘째, 사회복지사는 거의 언제나 너무 바쁩니다. 일은 많고 시간은 없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생각하지 못하고 글을 씁니다. 그러니 쉽게 길어집니다.
저는 글쓰기 선생으로서 거의 언제나 시간을 많이 들여서 사회복지사 동료들이 쓴 글에서 '군더더기'를 잘라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군더더기를 모두 쓰도록 허락한 후에 힘들게 잘라내지 말고, 아예 처음부터 군더더기를 쓰지 못하게 제한할 수는 없을까?' '만약에, 마음 속 이야기를 딱 세 줄로 요약해서 쓰도록 안내하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세 줄 일기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 동료들에게 가르쳐 보았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각 줄에 정확하게 어떤 내용을 쓰라고 규정하니, 모두 편안하게 세 줄을 적었습니다. 이야기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을 포착해서 써야하니 처음부터 군더더기가 거의 붙지 않았습니다. 군더더기를 끝없이 적는 사회복지사 글쓰기 증상이 싹 사라졌습니다.
장주희 사회복지사 세 줄 일기(세 줄 일기 줌 워크샵 참가자)
2024년 10월 3일 목요일. 날씨: 장군처럼 우렁찬 구름 가득
(누가/무엇) 1. 쉬는 날 침대에 누워있는데 발 끝에 고양이가 있었다.
(내용/의미) 2. 몸을 일으켜 인사하려고 보니 두 마리가 사이가 참 좋다.
(생각/감정) 3. 고양이도 짝이 있는데... 괜히 더 외로워졌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우와~ 아주 잘 쓰셨습니다. 세 줄 일기 형식을 지금 아주 잠깐 배우셨는데, 어쩌면 이렇게 잘 이해하고 멋지게 소화하셨을까요? 제가 좋게 느낀 부분을 세 가지로 나누어서 칭찬하겠습니다.
(칭찬 #1)
날씨를 장군에 비유해서 무척 생생하게 잘 표현하셨습니다. '~처럼' 혹은 '~같이'는, 대상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는 쉬운 방법입니다(직유법). 세 줄 일기 본문은 내가 경험한 사건을 핵심만 제시해야 합니다. 본문에 비유를 쓰면 근사하고 멋지겠지만 뜻이 다소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날씨를 표현할 때 비유를 적절하게 쓰시면 좋겠다, 고 가르쳐 드렸는데, 아주 잘 소화하셨습니다.
(칭찬 #2)
사건을 잘 쪼개어 쓰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선택하신 키워드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쉬는 날 - 침대 - 고양이 두 마리 - 사이가 좋았다 - 외로웠다] 문장을 전부 읽지 않고 이 키워드만 읽어도 이야기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마음 속에 그림이 쫘악 그려집니다. 따지고 보면 글은 생각 조각을 이어 붙인 '누더기'랍니다. 하지만 이 글처럼 잘 쓴 글은, 원래부터 그냥 한 몸이었던 듯, 매끈하게 이어집니다.
(칭찬 #3)
이야기 빈 공간을 잘 설계하셨습니다. 우리가 겪은 사건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골라서 이어 붙여 글로 써내면, 선택하지 않은 부분은 언어 뒤편으로 물러나서 투명한 맥락이 됩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요. 예컨대, 선생님께서 고양이 두 마리와 맺어오신 역사가 그렇습니다. 우리는 글만 읽지만, 고양이 두 마리가 선생님 발가락에 옮겨 놓았을 뜨뜻한 체온을, 독자도 슬쩍 느낀답니다.덧붙임: 하루라도 빨리, 고양이와 선생님 사이에 흐뭇하게 끼어들, 사랑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세 줄 일기 워크샵 참가 소감>
장주희 사회복지사: "민경재 센터장님 소개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내용이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쉽고 간결하게 핵심만 가르쳐 주셔서 바로 실천할 수 있었서 좋았습니다. 배운 내용을 토대로 글쓰기, 꾸준히 연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 줄 일기 워크샵 추천 소감>
민경재 사회복지사(추천자): "장주희 선생님은 제가 아끼는 후배예요. 일하는 모습이 참 예쁘답니다. 최근에 동료들과 글쓰기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한다는데, 선생님에게 배워서 더 단단해지길 바랐습니다. 선생님은 사회복지사에게 글쓰기 자신감을 즐겁게 심어 주시잖아요."
최보라 사회복지사 세 줄 일기(세 줄 일기 줌 워크샵 참가자)
2024년 10월 13일, 일요일. 날씨: 구름 많음
(누가/무엇) 1. 공원에 가니 소풍 나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사이에 돗자리를 피고 누웠다.
(내용/의미) 2.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니 멍해졌고 사람들 소리가 아득해졌다.
(감정/생각) 3. 지금 이 날씨가 좋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조금씩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생활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지만, 잠시 쉬며 계절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최보라 선생님은 휴일에 공원에 가셨어요. 그리고 그냥 돗자리 펴고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 보셨어요. 뭐랄까, 그 순간을 만끽하셨나 봐요.
언어는 본질이 '축소'입니다. 성난 파도처럼 순간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생각과 감정은 자욱한 안개처럼 이미 수만 갈래로 뻗어나가서 도저히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언어에 담으면? 컵에 담은 커피처럼 맨손으로 붙잡을 수가 있죠. 그래서 사람은 언어를 사용하고 문자를 써서 글을 씁니다.
세 줄 일기를 쓰지 않으셨다면, 저날 최보라 선생님이 공원에 누워 만끽하신 풍성한 가을 날씨를 우리가 어떻게 느낄 수 있었겠습니까. '지금 이 날씨가 좋다'라고 쓰지 않으셨다면, 밥 먹은 직후에 핏줄을 타고 온 몸으로 향하는 나른한 만족감 같은 느낌을 어떻게 우리가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겠습니까.
사람에겐 직관력과 상상력이 있어서 딱 세 줄만 써도,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내가 겪은 일에서 군더더기를 빼고 뼈대만 쭉 뽑아서 기록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여기저기 보이는 빈 구석은, 독자가 읽으면서 충분히 상상해서 채워 넣습니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뼈대를 잘 세워야 합니다.
첫 줄에, '누가 무엇을 했다'라고만 적어도 됩니다. 다짜고짜 인물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끌고 가야, 독자도 구체적으로 상상합니다. 추상적으로 대상을 흐릿하게 그리지 않고, 생생하게 그릴 수 있습니다. 세 줄 일기로 무엇을 표현할 수 있는지 풍성하고 아름답게 보여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두 시간 동안 세 줄 일기 쓰는 방법을 간결하게 배우고, 직접 세 줄 일기를 써 본 후에, 칭찬 폭탄이 포함된 피드백을 받아 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세 줄 일기 쓰기 줌 워크샵에 참가 신청하세요.
<세 줄 일기 쓰기 줌 워크샵 개요>
1. 강의명: 세 줄 일기 쓰기 줌(Zoom) 워크샵
2. 목적: 글쓰기 기본 개념(서사, 설명, 요약, 상술)을 통합적으로 학습한다.
3. 목표: 세 줄 일기를 2~3편 직접 써 보면서 글쓰기 기본 개념을 실질적으로 습득한다.
4. 일시: 2024년 11월 5일 화요일, 오후 19시 30분 ~ 21시 30분.
5. 대상: 세 줄 일기 쓰기에 관심 있는 사회복지사 및 일반인 15명(선착순).
6. 신청: 구글 설문지에 개별적으로 신청. (https://vo.la/yrmeYu)
7. 참가비: 3만원. (입금 계좌: 국민은행 810101-04-055873 / 예금주: 이재원)
*참가비를 입금하고 구글 설문지에 참가 신청하면 완료됨.
8. 기타 궁금한 사항은 이메일(jaewonrhie@gmail.com)로 받음.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시) '세 줄 일기' 교육 후기 (0) 2024.10.30 텐트도 몸을 웅크린 채 잠이 든다 (4) 2024.10.29 우리 텐트를 샀다 (0) 2024.10.26 세 줄 일기와 업무용 글쓰기 (2) 2024.10.25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글쓰기 교육 후기 (5) 202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