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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은 글라이더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0. 4. 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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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점-관점 사회사업실천과 비유

     

    강점관점 사회사업실천! 일단, 듣기가 좋다. 뭔가 있어 보인다. 남을 돕겠다고 길을 나선 사회사업가들에게, 클라이언트(참여자, 주민, 당사자 등)의 강점과 자원을 복돋아 주고 임파워먼트하면서 그들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천은 최고의 목표가 될 수 있겠다. 실제로 시간이 흐를수록 수평적이고 긍정적인 강점관점실천은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강점관점 사회사업실천의 요체에는 해결중심모델의 각종 질문 테크닉이 자리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캔자스 대학의 데니스 샐리비(Dennis Saleebey) 박사가 처음으로 체계화하여 발표한 강점관점실천 개념은 일종의 추상적 개념일 뿐, 결국 구체적인 수준까지 내려오면 질문, 그 중에서도 해결중심 질문이 테크닉으로 쓰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 해결중심 질문 테크닉을 사용하는 실천가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조건에서 너무나도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그래서 어느 하나의 방법론, 모델만 가지고서는 제대로 실천을 할 수가 없다. 각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고 절충적인 접근법, 테크닉을 선택하지 못하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회복지 실천가가 강점관점실천을 실제로 적용하려고 할 때 부딪힐 수 있는 가장 흔한 어려움 중의 하나는 바로, 클라이언트에게 지시를 해야 할 경우이다. (래디컬한) 강점관점실천에서는 “클라이언트가 (본인 문제와 본인 삶에 대한) 전문가”라는 가정을 깔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클라이언트에게 뭔가 지시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정보도 제공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클라이언트가 자기 문제나 자기 삶에 관한 모든 영역에서 전문가일 수는 없으며, 어떤 경우에는 평균 이하의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혹시라도 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보와 자원을 가지고 있더라도 충분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구나 클라이언트가 실천가에게 특정 영역의 정보를 요청한다면 어떨까? 

     

    나는 이러한 어려움을 느껴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극복을 하려고 노력해 왔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비유”에서 희망을 찾았다. 비유란 무엇인가? 주로 설명문에서 사용하는 언어 형식으로서, 미지의 대상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그 대상을 친숙한 대상에 빗대어서 설명한다. 아울러 간접적인 언어 형식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좀 더 편하게 들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실천가가 클라이언트에게 지적하고 지시하거나 정보를 직접적으로 제공해야 할 때, 비유적인 이야기를 활용하면, 조금이라도 덜 지시적인 분위기 속에서 해야 할 말을 전달하면서도, 어려운 핵심 메시지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다음의 대화록은, 내가 부부치료 현장에서 마지막 회기를 맞이한 내담자 부부에게 만들어서 사용했던 비유적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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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인: 요즘엔 남편이 정말로 열심히 노력을 해 줘서 참 좋은데요... 이게 계속 유지될지... 걱정이 되네요...

     

    나: 제가 비유로 이야기 해 드릴게요. 남편을 자동차라고 해 볼게요. 남편 분은 튼튼하시니까, 내구성 좋은 튼튼한 자동차라고 하면요... 이 차가 계속 잘 굴러 가려면, 좋은 연료가 필요하겠지요? 그렇다면 남편이라는 자동차에게 딱 맞는 연료는 뭘까요? 다시 말해서 남편이 부인에게 원하는 게 뭘까요? 이미 말씀하셨잖아요. 예전에 기적이 일어난다면... 이야기 할 때 이야기 하셨어요. 기적이 일어나면 아내가 화를 내는 대신, 밝게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해 줄 것 같다고요. 이게 딱 그 연료에요. 그러니까 아내 분은 이 연료를 남편이라는 자동차에 계속 넣어주시면 됩니다.

     

    먼 길을 갈 때는, 예컨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때는, 거리가 머니까 중간에 휴게소에 가서 간식도 먹고 화장실도 다녀 오죠. 자동차에 연료도 넣고요. 두 분도 머얼리 가시고 싶다면, 마음에 여유를 가지시고 인생길의 휴게소에 들리세요. 잠시 쉬면서 멍도 때리시고, 장난도 치시고, 화장실도 다녀 오시구요. 멀리 가시고 싶을수록, 여유를 가지시면 좋겠어요.

     

    다른 비유를 들어 볼게요. 글라이더 아시죠? 동력 없이 하늘을 나는 글라이더요. 글라이더는 적당한 공기를 만났을 때, 전혀 힘을 들이지 않고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어요. 남편을 글라이더로 비유를 해 본다면 어떨까요? 아내 분은 공기에요. 글라이더를 계속 날게 하기 위해서 공기가 해야 할 일은, 뭔가 대단히 힘든 일이 아니에요. 그냥 거기에 있는 거에요. 그리고 살포시 글라이더를 받쳐 주는 거죠. 남편이라는 글라이더는 아내의 미소를 가장 편안하게 생각해요. 분노라는 폭풍우 속에서는 맥없이 추락하지만, 아내가 밝은 표정으로 친절하게 대해 주면 끝없이 하늘을 날아 다닐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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